인쇄 기사스크랩 [제889호]2015-05-08 12:59

은시대협곡에서 갈라진 지구 틈을 탐험하다
 
글 싣는 순서
중국<上> 무륭에서 준비운동 시작
●중국<下> 은시대협곡으로 마무리
 

 
중경트레킹의 하이라이트 일정, 은시대협곡
 
 
중경여행은 매일이 하이라이트였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하이라이트는 은시대협곡이다. 그동안의 여정에서도 놀랄 만한 자연경관에 입을 다물지 못했건만 진짜 놀랄 일은 따로 있었다. ‘대협곡’이라는 단어에서부터 웅장함이 풍겨 나오는 은시대협곡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협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중경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총 4박 5일의 일정 중 하루를 꼬박 관광해야 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던 은시대협곡은 사실 글로 표현하기가 대단히 아쉬울 정도로 괜찮은 곳이었다. 기자가 과감히 2회의 연재 중 마지막 연재를 은시대협곡으로만 풀어내겠다는 결정이 이를 반증한다.

물론 광활한 한 면을 은시대협곡에 대한 이야기로만 채우자니 새삼 까마득하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느꼈던 황홀경을 회상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다. 무륭에서 은시까지 버스로 장장 6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 오랜 버스 탑승으로 머리가 아프고 기운이 빠졌지만 은시에 가까워오자 버스 창밖으로 멀리 대협곡이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했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가장 가슴에 와 닿는 중경여행의 하이라이트, 은시대협곡을 소개한다.
취재협조 및 문의=하나투어(www.hanatour.com/1577-1233), 중국국제항공공사(www.airchina.kr/02-774-6886)
중국=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드디어 은시대협곡을 마주하다”

은시대협곡은 은시 시내에서 약 49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무륭에서 은시까지 거의 반나절을 버스에 갇혀 이동하면서(물론 사이사이 휴게소를 2번 정도 들렸다) 살짝 지칠 쯤이었다. ‘얼마나 더 가야하나’라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을 때, 그 때였다. 버스 진행방향의 왼쪽 편에 앉은 동행인들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축 처진 몸을 간만에 일으켜 왼쪽을 바라보니 왼쪽 차창 밖으로 감탄사가 절로 새어나오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은시대협곡이었다. 해질녘 어스레한 산복도로를 기운 없이 달리던 버스 내부에 갑자기 활기가 돌았다. 창밖의 대협곡은 안개인지 먼지인지 모를 것들로 희뿌옇지만 그래서 더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마치 병풍처럼 장엄하게 솟아오른 바위산들과 그 사이사이의 협곡 감상은 버스 이동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는데 충분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은시대협곡에 도착해 현지 가이드로부터 은시대협곡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본격적인 트레킹에 나섰다.
 

협곡 곳곳 눈길 닿는 곳마다 장관이 펼쳐진다.

은시대협곡의 평균 깊이는 1,500m, 전체 길이는 108km, 총 면적은 300여㎢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곳에서는 절벽, 독봉(나무 없이 밋밋한 봉우리), 천갱, 지봉, 암하(바위 틈), 폭포, 심연, 원시 삼림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연경관을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바위틈으로 떨어지는 폭포를 비롯해 카르스트 지형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경관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중국여행에 능통한 관계자들에 의하면 은시대협곡은 장가계와 곤명, 삼청산의 주요 부분만 쏙쏙 빼닮은 곳으로 은시대협곡만 보더라도 중국의 명산 세 개는 거저 본 거나 다름없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그랜드캐년과 비교하며 웅장한 산세를 치켜세우기도 하는데 중국인들 사이에서 그랜드캐년은 은시대협곡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한다.

기자 개인적으로 은시대협곡 트레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천 길 낭떠러지가 발아래 펼쳐진 절벽 잔도(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을 매달아 놓듯 만든 길)을 따라 수 킬로를 걸었던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마주하는 잔도였던지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도 잔도를 걸을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다양한 기암괴석과 깨끗하게 보존된 원시림을 벗 삼은 몇 십 분의 일반 트레킹 코스 이후 이윽고 나타난 잔도는 온 마음을 경이로움으로 채웠다.
 

오금이 절로 구부러지는 아찔한 잔도의 모습.

160cm의 20대 여자 보폭으로 두 세 걸음이면 꽉 차는 좁은 잔도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저편의 바위산까지 이어져 있었고 바위 산 중턱에 가느다랗게 매달린 잔도의 모습은 오금을 절로 구부리게 했다. 유난히 좁은 잔도가 나오거나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그대로 추락할 것만 같은 계단을 내려갈 때에는 기자도 모르게 엉거주춤 걸음으로 그 아찔함을 감내해야 했지만 은시대협곡은 걷는 내내 지루함은 없었다.

협곡 사이에는 울창한 원시림이 곳곳에 펼쳐져 있었고 이따금 바위틈으로 내리꽂히는 시원한 폭포가 여행자를 반겼다. 협곡에서 빠져나오면 눈앞에는 수묵화가 펼쳐져 있었다. 쉬고 싶을 즈음에는 거짓말처럼 산중턱 매점이 등장해 중국식 감자볶음과 입 안이 얼얼하게 매운 이름 모를 중국식 볶음 요리로 허기를 달랬다.
장장 4시간이 넘게 소요된 트레킹이었지만 소감을 묻는다면 과연 중경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손색없었다 할 수 있겠다.

 
<은시대협곡 100배 즐기기>
 

등산객들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았던 쌍자탑의 모습.
 
 
1.기암괴석 찾아보기
은시대협곡을 더 신나게 즐기는 첫 번째 방법은 곳곳에 숨어있는 기암괴석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협곡은 다른 말로 골짜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골짜기는 산과 산 사이가 움푹 패여 들어간 곳이다. 산과 산이 쪼개진 틈엔 독특하게 생긴 각종 기암괴석들이 자리하고 있다. 은시대협곡도 마찬가지다.

협곡 안에는 울창한 원시림으로 초록기운이 만연해 있지만 크게 갈라진 협곡 틈에는 어김없이 대형 기암괴석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은시대협곡에는 한국어로 번역 된 안내 푯말이 각 기암괴석 포인트마다 자리하고 있어 기암괴석의 종류와 생성원인, 이름 등의 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어 그 재미를 더한다.
설령 트레킹에 지쳐 머리 위 기암괴석을 그냥 지나쳤더라도 통로에 떡하니 푯말이 자리해 웬만해선 그냥 놓칠 수 없다.
 

골짜기를 탐험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까? 
 
2.사진촬영 포인트 찾기
기암괴석 찾아보기와 함께 하면 은시대협곡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눈으로만 담기에 아쉬운 기암괴석들이 있다면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거나 눈앞에 펼쳐진 이 장관을 카메라에 영원히 보관해 보자. 안내 푯말이 없는 곳에서도 기암괴석은 존재하며 진짜 사진 촬영 명당은 친절하게 안내 푯말로 표시를 해 놓았다. 게다가 샘플 사진도 푯말에 함께 표시돼 있으니 아름다운 은시대협곡의 모습을 마구 담아가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은시대협곡은 한국인에게 매우 친절한 관광지다.
 
3.산 속 오아시스, 매점에서 군것질하기
최소 네 시간짜리 트레킹을 하면서 중간 중간 영양보충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트레킹이 아니라 지옥훈련이 될 것이다. 은시대협곡에서는 구간마다 야외에 테이블을 설치한 매점들이 있다. 생수는 물론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감자볶음이나 중국식 꼬치, 포장과자와 컵라면도 있다. 물론 시원한 맥주와 에너지 드링크도 갖추고 있다. 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캔에 솥에서 막 볶아낸 중국식 감자볶음이면 순식간에 떨어진 체력이 충전된다.
 
 
<중경 트레킹 상품 경험자의 여행 팁>
 
 1. “중국음식, 입에 안 맞을 수도 있어요!”
중경트래킹여행에서 중경과 무륭, 은시를 여행하면서 함께 한 동행인들이 가장 힘들어했던 것이 있다면 바로 중국의 음식. 중경여행 일정에 포함된 무륭과 은시는 아직까지 한국인 관광객 수요가 많지 않은 곳이라 한국인 입맛에 맞춘 요리를 제공하는 식당이 현저히 부족하다. 그나마 하나투어 측의 지속적인 요구로 중경지역 식당의 경우 요리 스타일을 최대한 한국인에 맞추고 있으나 이를 제외한 무륭, 은시 지역에서는 오리지널 지역 전통음식만을 맛 볼 수 있다. 새로운 음식에 거부감이 없는 이들에게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일 수 있지만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라면 고추장과 김치는 필수.
 
2. “중국의 4대 도시 중경, 야경을 만끽하세요”
이름도 중경여행, 인천에서 출발해 제일 먼저 도착하는 곳도 중경이지만 실제로 중경의 비중은 미미하다. 도착 첫 날 하룻밤을 중경에서 묵고 다음날 무륭으로 이동하기 전 오전 잠깐, 무륭과 은시 여행 후 다시 떠나기 전 날 밤 잠깐을 머무르는 곳이지만 중경은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특히 중경 최대 번화가인 해방비(제팡베이)는 서울 명동 거리의 3배 사이즈로 널찍한 광장에 휘황찬란한 고층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늦은 밤인 11시, 12시까지도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닐 만큼 치안이 안전하기 때문에 중경의 마지막 밤을 불태우기에 적격이다.
 
3. “비행도 여행의 일부, 에어차이나 알기”
현재 하나투어가 판매하고 있는 중경여행상품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공사)를 통해 매일 출발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자는 중국의 국적항공사인 에어차이나를 이용해 여행을 다녀왔는데 서울에서 중경으로 연결하는 직항편이 매일 출발하고 있다. 인천에서 오후 3시 55분 출발 오후 6시 45분 중경 도착 스케줄로 운영되고 있다. 총 비행 소요시간은 약 3시간 50분이다.
좌석에 개인용 VOD는 없으며 기내식은 닭고기덮밥이나 볶음밥 등 한국인 입맛에 무난한 음식들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