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96호]2015-06-26 15:34

[Best Traveler(163)] 석채언 한국여행업협동조합(Travel Coop) 이사장 / 혜초여행사 대표
“건강한 여행업 생태계조성, 협동조합이 나섭니다!”
 물러설 곳 없는 현실, 중·소 여행사 두 손 잡아야
속도내기 보다는 기반다지기에 더욱 주력할 것
 
 ‘협동조합’이라함은 경제적으로 약소한 처지에 위치한 중소 상공업자, 일반 소비대중들이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자 생산, 판매, 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조직을 말한다.

협동조합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이미 많은 대중들이 알고 있는 ‘선키스트(Sunkist)’를 꼽을 수 있다. 선키스트는 캘리포니아 농민들이 중간 유통상의 횡포에 대항해 상호보호를 위해 생겨난 협동조합이다. 초기 농민들이 ‘남부 캘리포니아 과일거래소’를 설립하고 독립된 의사결정기구와 투명한 사업 내용 보고를 거쳐 지금의 선키스트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한국여행시장에도 중소여행사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자 형태의 여행업협동조합이 등장했다. 대형사 쏠림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건강한 여행업계 생태계를 조성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석채언 한국여행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점점 중소 여행사가 살아남기 힘든 현실이다. 좋은 상품이나 아이디어가 있어도 여행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이제는 서로가 힘을 모아 시장 활성화에 한 몫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협동조합을 통해 국내의 무너진 여행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그의 소신은 뜨겁고 간절했다.
취재협조 및 문의=Travel Coop(www.travel.coop/02-6216-5600)| 글 이예슬·사진 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인터뷰에 앞서 한국여행업협동조합, 즉 ‘Travel Coop’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현재 국내여행시장에서 중소형 여행사는 대형 여행사에 비해 살아남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에 국내 중소 여행사들이 여행업협동조합을 통해 힘과 마음을 모아 경쟁력 있는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자 하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협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들은 상품을 개발해 등록할 수 있다. 그렇다고 등록한 상품들이 다 판매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5명 내외의 심의위원(학계 교수 5명, 관광청 관계자 3명, 소비자 2명, 여행업에 오랜기간 종사한 관계자들)을 통한 심사를 통해 판매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협동조합을 통해 내세우고자 하는 바가 있나?
▲단순한 상품판매가 목적이 아니다. 협동조합은 착한여행, 우수여행 상품만을 취급해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판매 심의 과정에서 쇼핑과 같은 옵션들이 제외된다. 또한 조합원들은 카드 수수료를 포함해 평균 5%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이와 같이 유통망을 줄였기 때문에 가격 또한 타 상품 대비 크게 낮아진다. 두 번째로 추구하는 것은 국내 여행사 살리기다. 현재 한국에는 여행사들이 없다. 대형여행사와 대리점뿐이다. 중간 구성원들이 전부 무너진 상태다. 일례로 어느 항공사의 경우 과거에는 500여 개의 여행사를 관리했지만 현재는 관리할 여행사가 없다고 토로한다.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협동조합을 발전시켜 소비자와 중소여행업계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현재 협동조합에 가입한 여행사는 몇 곳인가?
▲초기에는 8곳의 여행사만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었다. 지난 달 여행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는데 이후 꾸준한 관심으로 현재는 총 31개의 업체가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설명회 이후 가입 여부에 대한 문의도 상당히 많았다. 그 중 대리점도 있었다. 하지만 여행업협동조합에 대리점은 가입할 수 없다. 대리점은 대형사의 상품을 대신 판매하기 때문에 자체 개발한 여행 상품이 없지 않나. 협동조합은 소비자 직판의 개념이다. 오직 B2C위주로 운영한다. 그러니 B2B와 수수료개념이 있는 대리점은 가입을 할 수 없다. 수배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랜드사도 마찬가지다. 조합원 중에는 일부 랜드사들이 가입 돼 있다. 그들은 랜드 업무 뿐 아니라 여행사업자 등록도 돼 있어 가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랜드사 중 조합원이 되길 원하는 곳도 더러 있다. 랜드사 자체가 현지 상황을 더욱 빠르게 파악하고 폭 넓게 알고 있어 좋은 상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가 어렵다보니 여행사나 대리점과 조인하는 방법에도 관심 있어 한다.
조합원은 상품이 없어도 가입이 가능하다. 실제로 상품 제시를 하지 않고 가입을 한 조합원들도 있다. 이들은 여행업 발전을 위한 의견제시나 투자개념으로 가입했다.
 
-문의가 많은 만큼 공통되는 질문들이 존재할 것 같다.
▲가장 많이 질문하는 사항은 딱 3가지다. ‘협동조합이 무엇이냐’, ‘현재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가입을 했느냐’, ‘잘 될 것 같느냐’. 아직 시작단계인데 이미 결과를 기대하는 질문들이 많이 들어온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 차별성이 없다거나 TV를 통한 광고도 필요하지 않겠냐는 등 여행사를 대상으로 할 법한 문의도 많다. 꼭 무슨 홀 세일러가 탄생한 것처럼 판매율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아직 협동조합 자체의 정의를 모르는 여행업계 관계자들도 많다. 협동조합에 대한 개념을 이해한다면 이러한 질문들은 감소할 것이다. 협동조합 초기 발기인들은 가장 기초적인 룰만 마련했다. 이후에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 함께 이끌어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1년에 10만 원 정도의 연회비를 받을 생각이다. 연회비는 협동조합 운영비가 아니라 조합원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협동조합 플랫폼 준비는 어떻게 돼 가는지?
▲판매의 장이 될 홈페이지는 오는 7월 1일 오픈을 목표로 했었다. 진행은 많이 돼 있는 상태이나 7,8월 성수기와 메르스의 영향으로 조합원들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아마 한 달 뒤쯤 오픈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발기 맴버들이 조성한 기존 틀에서도 추가적으로 구성된 조합원들의 의견 등으로 다소 변경 될 것으로 보인다. 8월 오픈을 통해 추석상품부터 판매할 생각이다. 혜초여행사도 현재 20개 정도의 상품을 등록했다. 몇 개나 심사에 통과될지는 모르지만(웃음). 홈페이지 이외에는 콜 센터 직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협동조합 자체가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지 않다보니 전화상담을 해줄 인원만 충원시키면 될 것이다.
 

한국여행업협동조합 석채언 이사장은 무너지는 중소여행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함께 윈윈(Win Win)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나 언론, 인터넷 페이지를 통한 홍보 이외에도 향후 다른 마케팅 계획이 있는지?
▲협동조합은 말 그대로 여러 업체들이 함께 출자를 해 운영한다. 때문에 조합원들을 활용해 마케팅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자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우선 회원사 중 하나인 여행자클럽의 경우 약 40대 정도의 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버스를 활용한 버스랩핑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각 조합사들의 홈페이지를 통한 노출 등 서로가 힘을 합치는 공동마케팅을 할 생각이다.
업계에 홀 세일러, 직판, 최저가 등 각 기업만의 색을 가진 업체들이 있듯 협동조합 또한 개성을 드러내는 색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홍보보다는 기반부터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현재 운영과 관련해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전에 세워진 기초적인 기준에 살을 더해 정확한 전략을 수립할 것이다.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제시된 의견들을 조율해 최종사항을 결정하면 이를 토대로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끝으로 최근 여러 가지 사건으로 여행업계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다.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최근 여행업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특히나 모든 방면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여행업계다보니 많이 힘들 것이다. 그 많던 관광버스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도 함께 휩쓸리면 안 된다. 관광객들이 여행자이면 우리의 직업은 여행인이다. 이럴 때 일수록 상황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진정한 여행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