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98호]2015-07-10 11:18

[Best Traveler(165)] 홍동우 익스퍼루트 대표




“넌 그냥 놀기만 해!”
전국일주 청춘 어드벤처 익스퍼루트
여행의 과정에서 ‘진짜 여행’을 찾다
 


20대는 ‘떠남’을 동경하는 동시에 마침내 스스로 떠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때다. ‘성인’ 타이틀을 달고 떠나는 첫 여행은 그래서 특별하다.

홍동우 익스퍼루트 대표 역시 그랬다. 태어난 지 스무 해가 되던 2005년, 첫 전국일주를 떠났다. 갓 스무 살의 홍 대표는 학교 밖 세상이 궁금했을 것이다. 지금의 내가 아닌 또 다른 곳에서의 자신을 알고 싶었을 것이며 자신이 속한 세상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을 것이다. 또 그러한 행위를 통해 여태껏 상상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것들에 대해 눈뜨기를 희망했을 것이다.

실제로 2005년의 전국일주는 홍동우 대표에게 여행을 보는 새로운 눈을 선물했다. 여행을 이동과 관광, 음식과 잠자리로 구분하는 것에서 벗어나 여행을 구성하는 더 중요한 것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선물 받은 눈 덕분에 홍 대표는 여행을 놀이라 칭하고 상품을 어드벤처라 표현하는 ‘여행놀이연구집단’ 익스퍼루트를 만들어냈다. 보고, 먹고, 즐기는 여행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신만의 낭만을 실현하는 고차원 전국일주 어드벤처, 익스퍼루트의 홍동우 대표를 만나봤다.

취재협조 및 문의=익스퍼루트(experoute.com/070-8881-3570 )
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전국일주 한다’는 익스퍼루트의 슬로건이 독특하다. 그저 그런 전국일주는 취급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익스퍼루트 소개를 부탁한다.


▲익스퍼루트를 소개하기 이전에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스무 살이 되던 해인 2005년에 처음으로 전국일주에 도전했다. 그때는 정말 작은 스쿠터 하나로 전국을 일주했는데 그 여행이 굉장히 의미 있는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여행은 기억으로 끝나지 않았고 이런 전국일주의 기회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꿈으로 발전했다. 그래서 여행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갖기 위해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많은 여행의 기회를 얻었다. 덕분에 꿈은 더 구체화 됐다.

여행을 다니며 든 생각은 ‘대한민국에도 수많은 콘텐츠가 있는데 잘만 만들면 세계 여행자들에 사랑받는 여행 콘텐츠로 성장시킬 수 있겠구나’였다. 그래서 실행에 옮겨 탄생한 것이 바로 전국일주 어드벤처 ‘익스퍼루트’다.
 

-프로그램이 궁금하다.

▲익스퍼루트의 슬로건인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전국일주 한다’는 말 그대로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전국일주를 하길 바라는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익스퍼루트는 ‘익버(익스퍼루트 버스)’라고 불리는 12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8명의 ‘익룡(익스퍼루트 용사)’들과 함께 12가지의 다양한 테마를 즐길 수 있는 전국일주 어드벤처다. 서울, 목포, 경주 3개 도시를 환승구간으로 삼아 서울에서 목포, 목포에서 경주, 경주에서 다시 서울로 오는 일정으로 7,8월 두 달, 그러니까 총 56일간 4번의 전국일주를 목표하고 있다.

환승구간까지만 여행해도 되고 3번의 환승구간 티켓을 모두 구매해 전 일정을 함께해도 좋다. 각 환승구간까지의 일정은 4박 5일, 서울에서 다시 서울로 오는 일정은 13박 14일이다.

지금은 환승목적지가 세 곳뿐이지만 앞으로 환승구간을 더욱 촘촘히 연결해 2박 3일, 3박 4일 상품도 만들 계획이다.

익스퍼루트의 전국일주는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몇 차례에 걸치더라도 언젠가는 자신만의 전국일주 스토리를 완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익스퍼루트의 주 타깃은 20대 초중반의 대한민국 청춘남녀들이지만 향후에는 이러한 여행을 즐기고 싶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을 포함해 한국 여행을 준비하는 전 세계 청춘으로 확대될 것이다.
 
 



-향후 목표를 세계시장 진출로 설정했다. 세계인들을 공략할 수 있는 한국 그리고 익스퍼루트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외국인들이 흥미로워 할 만한 아이템들이 많다. 일단 우리나라는 엄청나게 크지도 그렇다고 아주 작지도 않은 딱 일주하기 좋은 크기다. 게다가 삼면이 바다인데다 북쪽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비무장지대 DMZ가 있다.

뿐만 아니라 배를 타고 섬을 여행할 수 있고 지방에서 각종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도 있다. 삼시세끼나 런닝맨 같은 인기 방송을 콘셉트로 여행을 만들 수도 있다. 여행 소스는 무궁무진하다.

인바운드보다 아웃바운드 시장이 훨씬 더 큰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보낼 수 있는 인구보다 한국으로 끌어올 수 있는 세계 시장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여행을 하고 있지만 머잖아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해 추후 몇 년 안에는 착실한 인바운드 회사로 커나가고 싶다.

 
-사실 익스퍼루트가 아닌 일반 버스를 통해서도 전국일주는 가능하다. 일반 버스여행과 익스퍼루트 여행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운수업이 아니라 사업자등록을 마친 일반여행업이다. 일반 버스여행은 자기가 원하는 목적지 행 버스를 원하는 시간대에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익스퍼루트는 버스 자체가 여행을 하기 때문에 익스퍼루트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여행자가 직접 우리쪽 스케줄에 맞춰야 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불편한 여행인 셈이다. 하지만 이 버스에는 불편해도 특별한 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 버스여행과는 또 다른 의미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만약 금호고속을 타고 전주 여행을 한다고 치자, 창 밖 경치가 예쁘다고 해서 중간에 멈춰 사진을 찍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목적지 도달이 아닌 여행을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언제든지 멈춰 즐길 수 있다. 익스퍼루트 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익버(익스퍼루트 버스)를 통한 이동 자체가 여행이라는 점이다.
 

-일정은 상품처럼 정해져 있나. 아니면 단순히 버스만 제공하는 것인지.

▲그 부분은 계속해서 연구 중이다. 목포나 전주, 군산 등 여행지가 오밀조밀한 곳은 자유여행으로 관광지간 거리가 넓은 곳은 차로 이동하면서 특정 장소에서 설명해주고 다 같이 놀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여행에서 주가 되는 것은 여행지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여행상품들이 ‘어디에 가면 뭐가 있다’를 강조하는데 그 부분만 생각하고 여행을 떠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을 단순히 설명을 듣고 사진을 찍고 음식을 먹는 행위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행 자체를 놀이로 만드는 것이다. 익스퍼루트는 소소하지만 추억이 될 수 있는 놀이 200개를 리스트로 만들어 여행자들에게 놀이문화를 장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국을 일주하는 동안 ‘꽃 선물하기’를 하나의 놀이로 선택해 목포에서 경주까지 가는 동안 가는 곳마다 사람들에게 꽃을 선물한다치자. 처음에는 이상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같은 행위를 여러 번 반복하며 여행하다보면 어느새 나만의 ‘꽃 선물 여행’이 되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전국일주하면서 ‘버스킹 12번 하겠다’, ‘점프샷 14번 찍겠다’ 등이 있다. 자신의 직업과 연결해도 좋다. 가수라면 여행을 다니면서 노래를 한 곡씩만 불러도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 있고 그림을 그리는 친구라면 하루에 한 군데서만 작업해도 특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향후에는 이러한 놀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도 만들 계획이다.


 


 
-여행을 상품이 아닌 ‘놀이’와 ‘어드벤처’로 표현하는 것이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여행은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이기 때문에 상품이라는 말 대신 어드벤처라고 표현하고 상품 가격이라는 말 대신 참가비라는 말을 쓴다.

익스퍼루트의 12번의 어드벤처 역시 어떻게 보면 12개의 테마 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5명의 대학생 서포터즈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만든 어드벤처인데 아이디어들이 굉장히 독특하고 재밌다. 서부해안루트에서는 ‘당신의 서해영화제’, ‘트렁크를 부탁해’ 등이 있고 남부해안루트에서는 ‘섬남섬녀’, ‘메익섬노이즈’ 등이, 동부해안루트에는 ‘익수트림’, ‘형이랑 캠핑갈래?’ 등 이름만 봐선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여행들이다.

당신의 서해영화제 같은 경우는 여행자가 직접 영화 속 주인공이 돼 보는 것이다. 맘에 드는 OST와 함께 밤바다 드라이브를 하고 장비를 이용해 직접 어드벤처 무비를 찍어보기도 한다. 4박 5일 간 전국일주 로드 무비를 찍는 것이다. ‘섬남섬녀’는 로맨스 권장 여행으로 아름다운 남해를 배경으로 청춘 남녀가 함께 5일 간의 남해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다.

익스퍼루트 버스에는 어드벤처 참가자들과 ‘익크’라고 불리는 익스퍼루트 크루들이 함께 탑승해 여행과 놀이를 주도하는 드라이버 겸 인솔자 역할을 한다.

향후에는 이러한 ‘익크’들을 더 많이 발굴해내 다양한 콘셉트로 여행하는 ‘익버’를 늘릴 계획이다.
 

-이 쯤 되니 익스퍼루트의 최종 목표가 궁금해진다.

▲익스퍼루트의 목표는 확실하다. 대한민국 여행의 아이콘이 되는 것. ‘유럽배낭여행’이나 ‘미국횡단여행’,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익스퍼루트 여행이 전 세계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에 들어갔으면 한다.

그리고 한국인 여행객들에게는 익버가 한국에서도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국제적인 여행으로 인식됐으면 한다.

아마 몇 년 후에는 전 세계 여행박람회에서 우리 직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발바닥에 땀나도록 익스퍼루트를 홍보하고 있을 테니까.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