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99호]2015-07-17 10:06

현지취재 - 뉴질랜드 (下)



Restart 다시 살아 숨 쉬는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피해 후 도시 부흥위해 다양한 인프라 보강
에이번 강 따라 유유히 뱃놀이 즐긴다
 



글 싣는 순서
뉴질랜드<上> 액티비티 수도 퀸스타운
뉴질랜드<中> 뉴질랜드 최고봉 마운트쿡 빌리지
●뉴질랜드<下> 부활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2011년 2월 22일, 평화롭고 잔잔했던 대도시 한 곳이 자연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 무릎을 꿇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난다. 뉴질랜드 남섬의 관문이라 불리며 많은 여행자와 현지인들의 허브로 활약했던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에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하며 도시 전체가 몰락했던 것.

당시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는 400여 명, 전체 피해 규모는 약 160억 원(뉴질랜드 달러)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슬픔에 시달렸던 많은 거주민들의 피난 행렬이 꼬리를 물었던 기억이 있다.

지진 이후 4년 크라이스트처치는 안타깝게도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복원하지는 못했지만 도시 재건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진으로 인해 모든 기능이 마비됐던 1,2년 전과 달리 현재는 대부분의 활동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상태.

특히 지진 후 불과 2년 만인 2013년 여행매거진 론리플래닛이 그해 방문해야 할 10대 도시 중 6번째로 크라이스트처치를 꼽은 일은 이 도시의 혁신과 끊임없는 생명력을 상징하는 좋은 사례다. 도시 전체를 녹음으로 채우는 아름다운 나무와 숲, 영국의 문화와 역사를 이어받은 클래식한 라이프스타일, 넓은 도시 광장을 오고가는 트램의 고즈넉한 풍경 등 크라이스트처치를 상징하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던 매력은 아직도 그대로다.

취재 협조 및 문의=뉴질랜드관광청(newzealand.com)
크라이스트처치=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새로운 터전”

겨울이 오고 있는 5월 말의 크라이스트처치는 여태껏 여행한 남섬의 어떤 지역보다 다소 바람이 쌀쌀했다. 재건공사에 한창인 도시 곳곳의 휑한 풍경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지진의 여운과 겹쳐 여행의 끝을 맞아 가뜩이나 우울한 여행자 모두에게 긴 정적을 선물했다.

뉴질랜드의 다른 도시들이 그렇듯 크라이스트처치 또한 유럽 정착민들이 건설한 도시인데 1840년대 경 영국성공회 신도들이 건너와 지금의 터전을 꾸렸다고 했다. 특히 당시 도시 건설에 힘을 보탰던 이주민 중 다수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신으로 이들 모두가 고향을 너무 그리워한 탓에 도시 이름을 ‘크라이스트처치(종교적인 의미가 담겼다고 함)’로 짓고 당시 뉴질랜드에는 없던 고딕 건축 양식을 들여와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1846년 건설 작업에 착수해 1901년 완공함)을 세우는데 일조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현재는 지진 이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인 건물과 공사장이 워낙 많아 도시 전체가 아름답다고 무조건적인 립 서비스를 할 수는 없다.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는 푯말이나 바리게이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레스토랑이나 기념품점도 문을 닫은 채 골목을 지키고 있다. 꼿꼿하고 도도한 자태를 강조했던 크라이스트처치 성당 또한 아직 상처를 회복 중으로 무작정 다가서기에는 위태한 느낌이 든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대도시답게 예전에도 유학이나 이민 등을 이유로 거주중인 외국인이 많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도시 건설에 필요한 인력을 수급하기 위해 상주하는 해외노동자와 외국인이 비율은 그 배로 많아졌다고 한다. 설명을 듣고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다소 낯설은 느낌에 손끝이 아린 것은 이방자의 쓸데없는 동정심이었을까.

그러나 이틀 동안의 도보여행은 상처를 가다듬고 뛰고자 하는 크라이스트처치의 생명력과 예술혼을 마주한 시간으로 뉴질랜드 여행에서 굳이 이곳을 피해야 할 이유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2011년의 잿빛 기억만 제외하면 크라이스트처치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도시다. 다채로운 액티비티와 체험활동을 만끽할 수 있는 남섬의 대표 도시이자 면적으로는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지역으로 거주인구 또한 많다. 지리적으로는 뉴질랜드 북섬과 호주, 싱가포르로 이동하는 거점인 만큼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쇄도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저렴한 임대 비용과 물가 등을 이유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작업에 몰두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디자이너, 음악가 등이 모이면서 뉴질랜드와 남반구를 대표하는 창조의 도시로 살아나고 있다.

반쯤 무너진 건물의 벽에 발레리나와 여인의 누드를 그려 넣고 스타워즈를 테마로 한 카페가 문을 여는 등 소소한 볼거리들이 태동하는 것이다. 도시 전체의 화려했던 모습을 살리기까지는 아마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이 곳이 머지 않아 또 다른 명소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원의 도시라는 닉네임 변하지 않아”

크라이스트처치의 도시 규모는 꽤 큰 편이지만 곤돌라, 박물관, 리틀턴 항구 같은 외곽을 제외하면 사실상 볼거리는 대부분 도심에 집중해 있다. 대성당을 중심으로 이어진 주변 산책로와 관광지는 걸어서도 넉넉잡아 한두 시간이면 쉽게 둘러볼 수 있지만 트램을 타거나 2층 투어버스를 타고 가이드 서비스를 받는 것도 편하다.

대성당은 대부분 개별여행자들의 출발점이 되는데 길게 이어지는 타운 곳곳에서 쇼핑이나 식도락 등을 즐길 수 있다. 성당 아래 스트릿을 따라 오분 정도 내려오면 길 양쪽 옆으로 쇼핑센터와 부티크 숍, 레스토랑, 커피숍 등이 밀집해 있다.

무엇보다 크라이스트처치를 대표하는 정원 관광을 즐기려면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을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대성당에서 도보로 딱 15분이 소요된다. 보타닉가든은 해글리 공원(Hegley Park)의 30%를 차지하는 휴양쉼터로 사계절 내내 푸름을 자랑하는 나무와 숲, 장미꽃들로 연중 녹색이 사라지지 않는 신비한 곳이다.

크라이스트처치의 나무 사랑은 유명하다. 이미 도시의 3분의1 이상이 보호구역이자 공원일 정도로 깨끗한 공기와 청정 환경을 자랑하며 뉴질랜드의 허파 역할을 맡고 있다. 도심 중심부를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에이번 강의 부드러운 물줄기는 끊임없이 펼쳐져 있는 정원과 이어져 독특한 풍광을 그려낸다.

여기에 철마다 새로운 꽃이 피고 150년 이상 된 아름드리나무들로 채워진 보타닉가든은 뉴질랜드 정원의 진수로 한껏 무장했던 여행자의 마음을 그대로 풀어지게 하는 묘술을 부린다. 신기하게도 지진 이후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은 대형 건물이나 시설보다 오히려 정원과 공원이 더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다고.

뉴질랜드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첫 과제로 정원과 공원 완비에 무게를 실었고 그 결과 현재 크라이스트처치에는 약 800개의 정원이 존재하고 있다. 변한 것은 크게 없다. 도시 어디에서도 고개를 돌리면 숲과 나무 그리고 하늘이 이어졌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숲과 나무 그리고 간간히 공사장과 멈춰진 건물의 외관을 감상하는 것으로 시야가 확장됐을 뿐이다. ‘정원의 도시’라는 이들의 사랑스런 닉네임은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www.christchurchnz.net)
 
 
 


추천 액티비티 - 펀팅(Punting)
 
 
블로그나 온라인 포털에 ‘크라이스트처치’를 검색하며 그 유명한 뱃사공이 나온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빛이 좋은 날 강에 배를 띄우고 노래 부르며 한 나절 유랑하는 것은 모두가 사랑하는 여흥이었나 보다.

펀팅은 영국식 뱃놀이로 앞뒤가 길고 뾰족한 영국식 배를 타고 영국식 옷을 갖춰 입은 뱃사공의 손짓에 몸을 맡기는 액티비티다. 실제 뱃사공들은 영국 출신들이 많은데 일 년 사계절 내내 흰 와이셔츠와 멜방, 넥타이, 정장바지 그리고 모자를 빼놓지 않고 착용한다.

그들이 유독 긴 두 팔로 긴 노를 저으면 알록달록한 나무 보트가 미끄러지듯 천천히 강 앞으로 이동한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젖줄이라 불리는 에이번 강은 폭이 넓지 않고 물살이 약하며 수심 또한 그리 깊지 않아 맑은 날에는 강 밑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다. 보트에 앉아 강을 손으로 만지거나 카메라를 들고 연신 아름다운 광경을 찍는 것도 좋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는 편이 더 즐겁다.

햇살은 따갑지만 뜨겁지 않고 노래 부르는 뱃사공은 없지만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이 있다. 평소 영국 남자 특유의 악센트에 빠져있다면 이만큼 즐거운 데이트 코스도 없다.

보트 선착장은 헤글리공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배에 탑승해 Worcester 다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운행 시간은 약 30분. 날이 차가운 날에는 탑승객들을 위해 가벼운 담요나 뜨거운 물을 주기도 한다고.

유유히 흐르는 강과 주변에 길게 이어진 숲과 공원에는 소풍을 나온 뉴질랜드 키위들이 도시락을 먹거나 티타임을 즐기고 있다. 가격은 성인 1인 기준 25달러 5~15세 어린이는 12달러 가족요금은 65달러부터 시작한다. 다른 손님들과 섞이지 않고 오롯이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하고 싶다면 프라이빗 투어를 이용해보자.

45분 동안 성인 1인 기준 45달러에 이용 가능하다. 추가로 트램, 곤돌라, 미니 차량이 나오는 보타닉가든투어 등과 결합한 패키지 상품도 당연히 판매 중이다. (www.welcomeaboard.co.nz)
 


 


추천 액티비티 - Tramway 레스토랑
 
 
누구나 한 번쯤 여행지에서의 근사한 저녁을 꿈꾼다. 길거리 음식, 편한 레스토랑, 호텔 뷔페 그리고 패스트푸드점 말고 여행지에서의 낭만을 한껏 살리고 마음의 불을 지펴줄 우아한 시간을 꿈꾼다면 안성맞춤이다.

Tramway는 18세기 유행했던 기차여행을 아이디어로 살린 이동식 레스토랑으로 파란색과 금색이 조화된 트램을 타고 크라이스트처치 주변부를 운행하며 저녁을 즐길 수 있다. 기차 안 식당이라고 해서 흔한 샌드위치나 감자튀김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 애피타이저부터 메인과 디저트까지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온라인 홈페이지(www.welcomeaboard.co.nz) 혹은 이메일(info@welcomeaboard.co.nz) 통한 예약은 필수이며 2인 혹은 4인 테이블을 예약할 수 있다. 전체 좌석 규모는 35석. 트램을 운전하는 기관사와 서빙을 받는 매니저가 상주하며 Worcester 스트릿 부근에서 매일 오후 7시에 출발한다.

20~25명 이상의 단체 그룹이나 팀이라면 트램 전체를 단독으로 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차 안 내부가 협소해 프레젠테이션 등 다른 행사는 병행이 불가능하다. 이용 가격은 성인 1인 기준 99뉴질랜드 달러. 화이트 와인과 양고기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다.

한국에서는 남의 눈치가 보여 쉽게 입을 수 없는 화려한 드레스에 한껏 높은 하이힐을 신고 트렁크에 챙겨온 화장품을 총 동원해 얼굴 메이크업과 헤어까지 완성한 뒤 탑승한다면 더 멋진 저녁을 보낼 수 있다.
 
 


‘Every day a different journey’
뉴질랜드관광청 글로벌 캠페인 스토리 발표


 
뉴질랜드관광청이 새로운 글로벌 캠페인 스토리 ‘Every day a different journey’를 통해 뉴질랜드 관광 활성화에 나선다. 관광청은 지난 1일 전 세계 해외관광시장을 상대로 신규 캠페인 영상과 캠페인 로고를 공개했다.

뉴질랜드는 지난 1999년부터 16년간 ‘100% 퓨어 뉴질랜드(100% Pure New Zealand)’라는 캠페인을 통해 뉴질랜드의 깨끗한 자연환경과 그 안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홍보해 왔다. 더불어 이번에 신규 론칭한 ‘Every day a different journey’는 ‘뉴질랜드는 여행하는 하루하루 매 순간이 색다른 여정으로 느껴진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신규 캠페인 영상은 이러한 전략에 걸맞게 천혜의 대자연 경관뿐 아니라 개인이 선택하는 여행 일정과 테마 그리고 코스에 따라 뉴질랜드에서의 매 순간이 즐겁고 새롭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동 영상에는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 아벨 타즈만(Abel Tasman), 타우포 호수(Lake Taupo), 호비튼(Hobbiton) 등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관광지 열한 곳이 약 2분 길이로 노출된다. 이 밖에도 사이클, 하이킹, 크루즈, 요트, 골프, 헬리콥터 투어, 럭셔리, 호빗투어 등 뉴질랜드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와 테마를 홍보하고 있다.

뉴질랜드관광청의 새로운 글로벌 캠페인 영상은 7월 1일부터 유튜브 채널(youtube.com/PureNewZealand), SNS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