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00호]2015-07-24 09:33

“뽀삐야! 올 여름엔 같이 여행가자”




반려동물 여행 증가추세, 인식 개선 필요
 


“올여름 휴가에는 저희 집 강아지랑 캠핑 가려고요. 아기 혼자 집에 두는 것도 그렇고 남한테 맡기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아서요.”

7월 초 들뜬 마음으로 지인의 휴가 계획을 묻다가 듣게 된 이야기다. 지인은 강아지를 ‘아기’라고 표현했다. ‘아기’와 여행을 다니며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자신의 여가 생활을 함께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맛있는 음식, 멋진 풍경, 좋은 경험들을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아기’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외로움이 일상인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그에게 항상 자신을 반겨주고 필요로 하는 강아지(또는 아기)는 세상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일 것이다.

지인이 유난스럽진 않으냐고? 천만에 말씀. 그는 그저 자신이 키우는 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할 뿐이다. 최근 자신이 키우는 동물을 ‘애완’으로 생각하지 않고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반려’동물로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일반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여가생활까지 함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오죽하면 ‘반려족’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을 정도.
동물과의 여행,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당신의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취재협조 및 문의=농림축산검역본부(www.qia.go.kr), 한국소비자원(http://find.kca.go.kr)
글=강다영 titnews@chol.com·사진=여행정보신문 DB
 
 


“동물과 여행이라니 웬 말인가 싶죠?”

애완동물이 사라지고 있다. 애완동물이 사라진 자리를 반려동물이 차지했다. 1인 가구가 늘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애완견, 애완고양이는 더 이상 애완이 아닌 또 하나의 가족으로써 함께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있다.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천만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관련 시장 또한 급속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4 블루슈머’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반려족’이 신 소비층으로 꼽히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펫산업협회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2010년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펫비즈니스 시장은 4~5조 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3년 8월 애완동물 관련 업종의 전체 카드 사용액은 총 831억 9천만 원으로 지난달보다 12.1%, 지난해도 같은 기간보다는 20.9% 늘었다.

반려동물의 위치가 올라감에 따라 기본적인 음식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사람에 준하는 특화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유기농 사료, 수제 간식부터 사람 못잖게 엄숙한 절차로 진행되는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반려견을 위한 TV 채널도 있다.

개들을 위한 채널인 Dog TV는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2013년 12월부터 한국에서 방송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와 고양이에만 국한돼 있던 반려동물 대열에 최근에는 이구아나, 뱀, 오리, 토끼, 거북이, 열대어 등 희귀동물까지 합류하면서 까다로운 반려동물 수입검역 과정과 동물 학대방지 및 사후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가능한 반려동물 관리도 유망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일까? 반려동물을 기르는 소비자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결단코 그렇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의 ‘반려동물 관련 소비실태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삶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물음에 조사대상자(1,000명)의 97.2%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도움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돌보다 보면 기쁨이 생김’(42.0%)과 ‘반갑게 대해줘 외롭지 않게 해줌’(41.4%)이 83.4%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여가활동을 같이 함’(11.8%) 등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10명 중 9명이 삶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고 그 중 일부는 여가활동을 같이 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쯤 되면 동물이랑 같이 여행하는 것이 마냥 유난스럽다고 보긴 어렵다. 반려동물이 삶에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려동물과의 여행, 이미 세계적인 트랜드”

반려동물과의 해외여행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공항이용과 출입국 심사, 비행기 탑승일 것이다.
비교적 애완동물을 데리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경우가 많은 외국의 경우 애완동물을 위한 독특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델타항공은 델타 펫 퍼스트(Delta Pet First) 서비스를 통해 여행자의 애완동물을 보다 안락하게 운송할 수 있도록 여러 옵션을 제공하며 일반인 승객에 준하는 보살핌과 예의를 갖추고 있다. 물론 이런 서비스는 매우 특수한 서비스로 타 항공사에서 일반적으로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인과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조금 더 실질적인 부분에 대한 정보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스카이스캐너는 반려동물과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우리나라에 노선을 운항 중인 주요 24개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기준 반려동물 운임을 비교 분석했다.

객실에 개와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반입할 수 있는 항공사는 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11개 항공사로 이 중 에어캐나다와 유나이티드항공은 객실 반입 가능 무게를 최대 10kg까지 허용했다.

특히 에어캐나다는 루프트한자독일항공과 핀에어와 함께 100달러를 지불하면 기내에 반려동물을 동승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반려동물과 운송용기의 합이 5kg 이하일 경우 객실에 동승이 가능하다. 운임의 경우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여행 시 두 항공사 모두 200달러를 부과한다.

그러나 단거리 지역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대한항공은 일본, 중국 등 근거리 노선에 100달러를,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괌 등 중거리 노선에 150달러를 부과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미주 외 노선일 경우 각 지역에 따라 무게에 따른 초과 수하물 요금이 적용된다.

객실에 동반 탑승하지 못하는 경우 위탁 수하물로 반려동물을 부치면 된다. 기내 탑승을 불허하더라도 위탁 수하물로 반려동물을 태울 수 있는 항공사는 ANA항공, 말레이시아항공, 중국남방항공, 캐세이패시픽항공 등 총 7곳이다. 위탁 수하물로 애완동물을 실을 때에는 기내보다 무거운 중량인 평균 약 38kg 이하가 가능하며 277달러(한화 약31만 원)를 지불하면 된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 7곳은 국내선에 한해 반려동물과 운송용기의 무게의 합이 5kg 이하일 경우 모두 반려동물의 기내 객실 반입을 허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고객 본인이 소지한 운송용기를 사용하면 최대 7kg까지 객실 내 반입이 가능하다. 국제선은 에어부산과 진에어만이 반려동물의 객실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숙박업부터 유통업까지, 국내 움직임 활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은 이미 국내에서도 그 움직임이 활발하다. 포털 사이트 검색 창에 ‘애완견 펜션’, ‘애견동반캠핑’ 관련 파워링크는 물론 연관 검색어가 줄줄 쏟아진다.

이러한 움직임은 숙박뿐만 아니라 반려족들의 소비 활동에서도 알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www.auction.co.kr)에 따르면 휴가철을 앞둔 6월 11일부터 7월 10일 한 달 간 애견 외출용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반려견과 장거리 여행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애견용 카시트·안전벨트(262%)와 캐리어·유모차(195%)의 판매가 급증했다.

반려동물과 야외활동에 필요한 용품들의 매출도 늘어났으며 진드기, 기생충, 모기 등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막아줄 애완용 해충방지용품 판매는 42% 증가했다.

이밖에도 애견용 비치가운, 밀짚모자, 선글라스, 애견의 목에 둘러 체온을 낮춰주는 쿨 스카프, 우산에 연결된 체인을 목줄에 걸어 사용하는 강아지 우산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집 지키는 개’는 옛말이 됐다. 공중파 TV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이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와 함께 펜션에서 수영을 즐기는 장면이 나오고 아예 연예인과 그 반려동물이 주인공인 예능프로그램들도 꾸준히 방영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은 숙소와 이동 수단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반려견 매디와 함께 미국을 여행 중인 사진작가 테론 험프리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기를 매일 사진으로 기록하고 이를 SNS를 통해 사람들과 공유한다. 테론 험프리의 SNS 계정은 전 세계인들의 ‘Like’ 세례를 받으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단지 그가 사진을 아름답게 찍어서일까?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는 용기가 대단해서일까. 삶이 무기력했던 개인이 반려견과의 여행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되는 그의 이야기는 모든 반려족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반려동물들이 반려자(者)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여행지가 지금보다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비행기 타기 전 공항이용 Tip>

반려동물을 데리고 공항을 이용하려면 몇 가지 주의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먼저 반려동물의 종류와 크기, 무게에 운송제한이 있다. 그리고 사전에 일반 동물 병원으로부터 발급받은 진단서를 공항에 있는 동물 검역소에 제출해 검역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한 비행기당 또는 기간별로 운송할 수 있는 애완동물 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미리 해당항공사에 문의할 필요가 있다.
 

■애완동물 반입 시 확인 사항
-4개월 이상 된 동물일 것
-반려동물 반입을 위해 필요한 예방 접종 증명서 구비.(광견병, 디스템퍼, 전염성 간염, 렙토스피라, 파보바이러스 또는 전백혈구 감소증광견병이 없는 국가일 경우 예방접종 면제)

-출국 전 출국 국가의 적절한 동물 기관으로부터 발급받은 영문 건강증명서. 증명서에는 해당 애완동물이 전염병이 노출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광견병이 있는 국가의 경우 6개월간 발병 지점 반경 20km내로 발병 사례가 없었다는 내용이 포함된 추가 증명서가 필요.

-현지에 도착해 언급한 건강예방접종 증명서가 없을 경우 또는 위험한 전염병 증세가 동물에게 보일 경우에는 해당 동물을 정보에서 관할하는 동물 검역소에 격리된다.

-국적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는 케이지 무게 포함 5kg 이하 케이지 높이 25cm 이하 기내 탑승 가능하다.
 

■출국 시 필요서류 및 준비 과정

1. 항공사로 반려동물 탑승 예약하기

-여행목적지별 반려동물 기내 동반 탑승 시에 필요한 준비서류를 확인한다.

-항공사로 전화해 반려동물 종류와 케이지 사이즈, 반려동물의 크기를 알려주고 탑승 예약한다.

-케이지 무게를 포함해 항공기 이용비용을 확인한다.
 

2. 동물병원 방문

-예방접종 확인서, 건강검진증명서, 종합백신(DHPPL), 광견병예방접종증명서 등을 영문으로 발급받는다.

-종합백신, 광견병 백신은 접종한 지 한 달이 경과돼야 효력이 발생, 미리 접종해야 한다.
 

3. 인천공항 동물검역소

-애완동물검역서(Veterinary Quarantine Clearance)를 발급받아 준비한다.

-동물검역소는 출국하면서 인천공항에서 발급 가능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인천공항 검역소로 방문해 동물병원에서 받은 서류들을 제출하고 검역증명서를 발급받으면 되는데 접수 후 검역서 발급까지 대략 1시간이 걸린다. 검역수수료는 건 당 1만 원.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예방접종실

-위치 :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2층 5구역 2106C호

-예방접종 예약 민원실 연락처 : 032)740-2671, 2630

-여행자 검역 신고 및 문의 : 032)740-2700, 2706
 

■입국 시

출발 전 외국에서 반려동물을 데리고 우리나라로 들어올 경우 수출국 정부기관이 증명한 검역증명서를 준비해야 한다. 검역증명서에는 개체별 마이크로 칩 이식번호와 수출국 정부기관 또는 국제공인 광견병 항체가 검사 인증검사기관에서 실시한 광견병 항체가 검사결과(0.5IU/㎖ 이상) 및 개체별 연령(출생연월일) 등이 확인돼야 한다.

단 호주, 말레시이아는 추가 증명사항이 필요하므로 출국 전에 미리 구비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www.qia.go.kr)에서 더 자세한 검역절차 및 국가별 검역조건, 광견병 항체가 검사신청 등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