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00호]2015-07-24 09:34

[Best Traveler(166)] 구마노 노부히코 일본정부관광국(JNTO) 서울사무소장

“하루 1만 명, 365만 명 한국관광객 유치 목표”
 
 

도쿄, 오사카 넘어 목적지 다변화 마케팅 전개
포스트 한류와 테마 통해 방한 일본 시장 개척해야
가족 및 2030 젊은 FIT 타깃, 쇼핑은 최대 이슈

 
 “하루 1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하는 시기가 올 겁니다. 한정된 목적지를 다변화 시키고 국내 여행사를 적극 지원해 원활한 상품 판매를 돕겠습니다. 온라인 홍보에도 주력하고 소통 채널도 강화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연간 365만 명의 한국관광객을 일본으로 유치하는 것이 꿈입니다.”
지난 4월 취임한 구마노 노부히코 JNTO 서울사무소 소장은 여러모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 2003년 8월부터 서울사무소 차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국내 여행업계의 일본 담당 실무진들과 막역한 사이를 자랑한다. 강남보다는 한국 냄새가 물씬 나는 북촌을 선호하고 지인들에게 가장 좋은 여행지로 제주도를 추천할 만큼 한국 관광에 대한 이해도 깊다.
지난 22일 을지로 서울사무소에서 그를 직접 만나 올 하반기 사업 계획과 일본시장의 이슈들을 물었다.
취재 협조 및 문의=JNTO 서울사무소(http://www.welcometojapan.or.kr/)
글·사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JNTO 서울사무소 소장으로써 한국에 대해 갖는 소견은.
▲한국은 늘 그렇듯 제일 귀중한 손님이다. 아쉽게도 지난해 타이완에게 인바운드 1위의 자리를 뺏기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관광객과 파트너들이 활약하고 있다. 간혹 중국 대비 한국의 영향력이 떨어지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통계적으로는 올해 일본을 찾는 해외관광객 1위는 중국이 될 것이다. 이 수치는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이며 일본 뿐 아니라 다른 관광국도 동일한 현상이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초기 시장인지라 정해진 루트만 여행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한국은 자유여행자 그리고 재방문자 비중이 높은 성숙한 시장으로 언제나 일본 관광을 리드한다.
 
 
-올 상반기 한국 시장의 성적은 어떤가? 더불어 중국의 현황도 궁금하다.
▲1월부터 6월까지 누적 관광객 수는 1,819,300명으로 전년대비 42.6% 성장했다. 감사하게도 올해는 매월 성장을 거듭하는 추세다. 1월 358,093명(+40.1%)을 시작으로 2월 321,576명(+38.9%), 3월 268,156명(+39.6), 4월 304,600명(+57.0%), 5월 315,400명(+61.5%) 한국인이 일본을 찾았다. 특히 어린이날 및 석가탄신일 등 공휴일이 겹쳤던 5월에는 전년대비 61.5%라는 유례없는 성장을 일궜다. 반면 6월에는 확실히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감소해 251,500(+21.2%)명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사무소의 목표는 총 333만 명의 한국관광객을 유치하는 것. 나아가 ‘365만 명 한국관광객’시대를 열고 하루 1만 명의 관광객이 일본을 찾게 만들 계획이다.
참고로 중국 통계 자료 중 재밌는 점이 있다. 지난 6월 한 달에만 일본을 찾은 중국관광객이 무려 전년대비 167.2%(462,300명)나 증가했다. 아마 메르스 여파로 한국 대신 일본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월부터 6월까지 중국인 누적관광객 수는 2,178,600명이다.

-올 하반기 서울사무소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전략과 타깃은 무엇인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몇몇 목적지로 한정된 여행지를 다변화 하는 것이다. 정보 제공 및 홍보 마케팅을 통해 일본 각 지역의 참신한 매력을 알려 여행자 선택 폭을 넓혀야 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서로 각 지역을 연결하는 항공 직항 노선이 무려 25개나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교류 폭이 넓은데 관광지는 몇 개 지역에 머물고 있다. 한국인이 잘 방문하지 않는 동북부지방이나 시코쿠, 도쿠시마 등도 충분히 좋은 관광지이다.
덧붙여 연말까지 이색 여행지와 콘텐츠를 엄선한 광고 ‘J-ROUTE’를 통해 소비자 관심을 불러일으킬 생각이다. 이 광고는 남녀 주인공이 일본 각지를 여행하는 콘셉트로 여성 편에는 에노시마 전차, 도치기현 이자카야, 도쿄타워 등이 노출되며 남성 편에는 세토우치 고양이 섬, 오사카 텐포잔 대관람차, 아와지시마 바다 반딧불 등이 소개된다.
한국 시장에서 우리가 타깃으로 삼은 층은 2030 개별여행객과 가족 마켓이다. 2030 개별여행자는 아무래도 수적으로 우세하고 자주 방문한다. 가족마켓은 개별대비 지출 규모와 체류일 수가 많고 2,3세대가 얽혀 있는 만큼 좀 더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사 지원 방법이나 온라인 프로모션 계획은.
▲상품 광고 지원, 현지 네트워크 연결 등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특정 여행사가 대규모 일본 기획전을 운영하거나 상품 판매를 위한 통합 광고를 할 때 약 50%의 광고비를 지원한다. 또 여행사가 신규 목적지 개척을 위해 블로거나 미디어 대상 팸투어를 실시할 경우 현지 연결을 돕고 취재비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JNTO 페이스북과 최근 재개장한 J-ROUTE 홈페이지(http://www.jroute.or.kr)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나눈다. J-ROUTE 홈페이지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를 필두로 테마별 여행 코스, 지역 정보, 추천 맛 집과 체험 장소 등 포괄적인 콘텐츠를 담고 있다.
 
-일본은 2010년 3월 대지진 이후 한동안 여행시장이 침체됐었다. 그러나 지난 2~3년간 여행객이 다시 느는 추세다. 원인이 무엇인가.

▲4가지 키워드로 풀어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엔저 효과에 따른 상품 가격과 현지 물가 인하는 가장 큰 몫을 했다. 여행경비가 낮아지면서 쇼핑을 즐기려는 한국과 중국관광객들이 꼬리를 물었다.
둘째로 일본 측에서 외래객 유입을 위해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추진한 비자 완화 정책도 그 중 하나다. 또한 지난해 10월 1일부터 `외국인 여행자 대상 부가세 면세제도`를 도입했는데 반응이 정말 놀랍다. 현지에서도 이만큼 관광객 수가 늘어날지 예측을 못했었다. 면세제도 개정을 통해 외국인이 일본에서 쇼핑 시 가방, 의류, 가전제품 등은 물론 식료품, 음료, 의약품, 화장품까지 소모품을 포함한 모든 품목이 소비세 면세 대상이 됐다. (5,000엔 이상 면세 적용 가능) 이 밖에 LCC 증가로 세계 각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항공 노선이 크게 증가했고 JNTO가 해외시장에 맞게 추진한 이벤트와 유치 프로그램들도 성공에 기여했다.
 
 
-올해 한국과 일본은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는 경직된 편이다. 한국을 찾는 일본관광객들도 지속 감소했다. 대안이 있을까?
▲양국 간 정치적 경색은 시간이 해결할 일이다. 서서히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고 믿는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일본의 엔저 효과가 인바운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면 아웃바운드 시장에는 반대로 혹이 된 셈이다. 한국 여행에 드는 비용이 과거보다 인상된 만큼 일본인들이 여행지 선택에 있어 주저하고 있다. 어려운 질문이지만 대안은 ‘포스트 한류’를 개발하는 것 아닐까? 과거 일본 내 한류 붐이 불면서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한국 가수 등 문화를 체험하고자 한국을 찾는 일본인들이 많았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기세가 약해졌다. 가격이 비싸지만 그래도 일본인들이 한국을 여행할 수밖에 없는 ‘목적’과 ‘동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끝으로 개인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다카야마를 추천하고 싶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다. (웃음) 도카이 지방의 북부, 기후 현 북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히다 지방의 중심 도시이다. 히다 산맥, 야리가 산이나 호타카 산 등 유명한 산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도시 전체가 고즈넉하고 중후한 매력이 있다.
일본에는 ‘소교토’라 불리는 도시들이 많이 분포돼 있다. 과거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의 분위기와 배경을 닮았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 다카야마도 그 중 하나로 옛스러운 느낌의 건축물이나 가옥들이 많고 소고기를 중심으로 한 맛 집들도 즐비하다. 특히 봄가을에 걸쳐 대규모 마쯔리(축제)가 열리는데 일본 전체에서 3대 아름다운 축제로 꼽힐 정도다.
 
▲구마노 노부히코 소장은?
메이지가쿠인대학 국제학부 국제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4월 일본국제관광진흥회(현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 JNTO)에 입사했다. 해외선전부 관광정보과, 총무과 등을 거쳐 지난 2003년 8월 서울사무소 차장으로 발령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2015년 4월부로 서울사무소 소장으로 취임했으며 현재 해외마케팅부 시장총괄 그룹매니저도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