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03호]2015-08-28 10:49

[Best Traveler(170)] 이진석 내일투어 대표이사
 ‘장인정신’, ‘정직’, ‘상생’, ‘Inspiration’ 4대 키워드

 위기는 또 다른 기회, IMF 시절도 행복한 기억으로

진심 어린 서비스와 여행자 감성 흔드는 콘텐츠로 보답

글로벌 시장 겨냥한 호텔사업 및 지역 별 현지 서비스 강화
 
 국내 첫 자유-배낭여행기업으로 여행업계에 진출한 내일투어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여행업계의 메카인 서소문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지난 세월 동안 우리 여행시장은 패키지에서 개별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다시 모바일로 급속히 변하며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여행에 있어 여행사의 강압적인 태도나 주관적인 의견을 달가워하지 않으며 여행사 직원 보다 여행 수준이 높은 고객들도 많다. 내일투어는 어떨까?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 만큼 과도기를 겪고 있는 여행시장에 대한 전략이 있지 않을까?

이진석 내일투어 대표이사는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여행사가 먼저 특색 있는 상품, 경쟁력 있는 가격, 전문화된 상담 서비스를 갖춰야만 소비자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며 “여행상품의 형태는 앞으로 점점 더 다극화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에어텔, 패키지, 자유여행 등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한 상품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보다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 보다는 다시 미래를 꿈꾸는 기업, 내일투어의 20주년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해봤다.

취재 협조 및 문의=내일투어(www.naeiltour.co.kr)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스무 살은 한국에서 유독 뜻 깊은 나이다. 청소년기를 벗어나 대학에 가고 법적 성인으로 여러 가지 권리가 보장된다. 내일투어의 스무 번째 생일도 남다를 것 같다.

▲1995년 처음 내일투어를 창립할 때 슬로건이 ‘새로운 여행을 창조하는 개별여행 즐겨찾기’였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개별여행에 대한 트렌드나 사회적 반응이 민감한 시기가 아니었다.

여행시장이 막 태동하던 시기였는데 과감하게 이 슬로건을 좌표로 삼고 정신없이 달려왔다. 특별히 여행시장의 이슈나 각기 다른 상황에 큰 영향을 받기 보다는 매일 매일 성실하게 달렸는데 벌써 20년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다른 쪽에 쉽게 눈 돌리지 않고 배낭여행, 자유여행만으로 20년 동안 정직하게 한길을 걸어왔다는 점은 스스로도 자부심이 크다. 한 우물을 정말 오랫동안 판 거다. (웃음)
 

-여행시장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피부로 느꼈을 것 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초창기에는 비슷한 규모의 신생 여행사 혹은 전문 여행사 간의 경쟁이었고 그 다음엔 대형 여행사 간의 경쟁이 심화됐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규모가 크든 작든 국내 여행사들끼리의 경쟁이 우선시 됐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한국을 넘어 쟁쟁한 글로벌 기업과도 경쟁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소비자들 역시 해외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고 직접 여행 관련 상품이나 요소를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여행사의 주 수입원이었던 항공권 발권 수수료가 줄어들고 호텔 수배 전쟁도 가속화됐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여행사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를 위한 특색 있는 상품, 경쟁력 있는 가격, 전문화된 상담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갖춰야만 소비자를 자사로 끌어올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가까운 미래를 전망한다면 여행상품의 형태는 앞으로 점점 더 다극화되고 디테일해질 것이다. 에어텔, 패키지, 자유여행, 허니문 등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한 상품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일투어라는 대기업을 이끌면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과 반대로 가장 기뻤던 기억을 꼽는다면. 신기하게도 내일투어는 우리 여행시장의 모든 변화를 유연하게 대처한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기억과 기뻤던 기억이 겹친다. (웃음) 위기는 기회라고 믿는다. 첫 번째 기억은 1998년 IMF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회사를 창업한지 3년 만에 단체배낭여행 송출 1등 등 여러 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IMF가 닥쳤다. 남아있는 창업 출자금과 환율 타격으로 불어난 빚이 5억 원이 넘었다.

창업 멤버 28명이 회사를 떠나고 고작 3명만 내 곁에 남았는데 정말 허탈하고 힘들었다. 그래도 무턱대고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국내 곳곳의 대학교를 찾아가 직접 포스터와 전단지를 붙이고 대형 전시회, 상용 티켓 수요를 찾아 상품을 팔았다.

발품은 물론 손품, 머리 품까지 그때 전부 다 팔았다.(웃음) IMF때 도산한 여행사가 워낙 많다보니 이후 시장에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행사가 드물었다. 결국 시장이 살아나면서 회복된 여행 수요 대부분은 내일투어가 장악할 수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지 않았나. 1년도 채 안돼서 남아있던 빚 또한 해결했다. 내일투어는 그 뒤로 한 번도 적자를 내본 적이 없다.

 
 
-여행업계 내부에서도 내일투어의 성적을 궁금해 한다. 내부 실적 및 규모를 설명해 준다면.

▲송출인원은 연간 20만 명 정도로 파악된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보고하는 송출 인원은 지난해 10만 명 이었는데 이는 금까기, 배낭여행 등 순수 상품 이용 고객만 포함됐다. 우리가 운영 중인 전 세계 호텔예약시스템 ‘호텔 돌핀스’ 고객과 항공, 유레일패스 등 프리미엄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까지 전부 합하면 20만 명에 가깝다. 내부 직원 수는 서울 본사와 대구지사, 부산지사를 다 합해 207명이 근무 중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자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5년 생존 비율이 고작 29.6%밖에 되지 않는다.
여행업계 또한 신생업체들의 활발한 진출에 비해 생존은 길지 않은 상황이다. 오랜 시간 많은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일투어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내일투어의 가장 큰 강점은 첫째도 둘째도 직원이다. 우리 고객 중에는 리피터들이 굉장히 많은데 하나같이 공통된 이용 후기를 전한다. 여행 코디네이터들의 세심한 상담과 전문적인 멘토링 덕분에 다시 내일투어를 찾는다고 말이다. 1년에 10번 이상 순수하게 여행 목적으로 내일투어를 이용하는 고객도 있다. 고마운 일이고 이런 고객을 만날 때 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의지가 솟구친다.

우리는 직원을 뽑을 때 정직한 사람을 가장 선호한다. 여행상품은 굉장히 특수한 상품이다. 누군가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된 상품에 피해를 당하면 다신 그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 비용은 또 얼마나 비싼가? 하지만 써보고 나서 환불을 받거나 중고로 되팔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은 준비 과정이 매우 중요하고 세심해야 한다. 당연히 이를 성심껏 도와주는 사람과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진심 어린 서비스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고객을 위한 자세와 서비스 마인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직원들의 능력과 열정이야말로 내일투어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다.
 

-여행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 기업마다 생존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고 있다. 여행사가 면세점이나 다른 사업으로 발을 확장하는 경우도 많다. 내일투어가 향후 목표로 하고 있는 신사업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글로벌 OTA와의 경쟁을 위해 호텔돌핀스 사업부를 강화, 확장하려고 한다. 또 고객이 내일투어를 통해 모든 여행에서 선택폭이 더 넓어질 수 있도록 현지투어나 티켓, 지식 가이드 등을 지역별로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두 번째 주력하는 것은 콘텐츠 사업이다. 여행은 여행자의 ‘감성’을 터치하는 행위다. 소비자의 감성에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방면에 걸쳐 기획하고 생산할 계획이다.
 

-내일투어의 또 다른 20년 그리고 미래가 궁금하다. 대표님이 꿈꾸는 내일투어의 비전은.

▲그간 내일투어를 대표하는 혹은 내일투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비전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해 왔다. 답은 ‘장인정신’, ‘정직’, ‘상생’,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 영감(특히 예술적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이다.

우리는 언제나 최고의 재료로 100년 가는 명품을 만드는 장인정신을 고수해 왔다. 여기에 진심어린 마음으로 고객을 대하는 회사, 직원들에게 정직한 회사, 파트너와 상생하는 회사, 누구에게나 인스퍼레이션을 주는 여행사를 추구한다. 이 가치는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

올해 내일투어의 슬로건이 ‘내일을 믿습니다’인데, 다가올 20년도 직원들의 가능성과 여행업의 미래를 믿으며 지속 성장하는 여행기업을 만들고 싶다.
 

이진석 내일투어 대표 이사 약력

한국 FIT를 선도하는 내일투어 이진석 사장은 현재 사단법인 관광경영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1989년 국내 최초 단체배낭여행 및 호텔팩 배낭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해 화제를 낳았으며 2005년 출시한 개별자유여행 브랜드 <금까기>는 현재까지 개별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배낭을 벗삼아> <유럽여행> <여행은 초보, 준비는 프로>, 계간 배낭여행 전문지 <가출>, 월간 정보지 , 가이드북 <유럽으로 가출하기> 등 다수의 여행 관련 서적을 발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여행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강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 석사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 박사
 
[現] 내일투어 대표이사
[現] 사단법인 관광경영학회 부회장
[現] 한국여행업협회(KATA) 아웃바운드 위원장
[現] 한국여행업협회(KATA) 이사
[現] 서울시 관광협회 이사
[現] 한림국제대학원 컨벤션이벤트 경영학과 교수
[現] 호서대학교 관광경영과 명예교수
 
[저서]

2013년 여행사 창업 경영론(공저)
2011년 유럽으로 가출하기 (개정증보판)
2010년 관광, 빛을 보다
2005년 유럽으로 가출하기 (신간)
2001년 Free & Easy (월간정보지)
2000년 가출 (계간 배낭여행 전문지)
1996년 여행은 초보, 계획은 프로
1992년 유럽여행
1990년 배낭을 벗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