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08호]2015-09-25 10:40

[Best Traveler(174)] 이수진 (주)야놀자 사장






“설렘과 행복을 줄 수 있는 공간의 재창출이 목표”
 
 
야놀자 설립 10주년 맞아 숙박산업 현대화 앞장서

매년 50% 플러스 성장, 올해 300억 매출 성장 예고
 
 
“설렘과 행복을 줄 수 있는 공간의 재창출이 목표”
 


 
“우리나라는 노는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놀이문화를 선도하자.”

야놀자의 비전이다. 지난 3월 1일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은 야놀자는 대한민국 △숙박산업의 양지화 및 현대화 △놀이문화 선도 △숙박산업 세계화를 비전으로 삼고 새로운 10년을 예고했다.


야놀자는 모텔 중개업을 통해 ‘모텔’이 갖는 부정적이고 국한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연인, 출장자, 여행자 등 고객층을 세분화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 많은 이들은 ‘야놀자’하면 ‘모텔앱’만 생각한다. 그러나 야놀자는 모텔을 비롯해 펜션, 호텔, 풀빌라, 게스트하우스 등 6개 카테고리의 숙박사업을 운영 중이다.



이밖에도 데이트, 부산여행 등 여행분야와 에이치에비뉴, 호텔야자 등 중소형 숙박 프랜차이즈&창업 지원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야놀자의 전신을 간직한 호텔&모텔 B2B 매거진도 무료로 발간하고 있을 만큼 숙박과 서비스업에서 발이 넓다.



이수진 야놀자 사장은 10년 후 야놀자에 대한 시선이 혁신적이지 않고 딱딱했던 산업군을 말랑말랑하게 만든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많은 스타트업 업체들이 롤모델로 삼는 이수진 사장을 만나 야놀자의 비전과 계획을 들었다.
취재협조 및 문의=야놀자(www.yanolja.com) | 글=권초롱·사진=이예슬 기자 titnews@chol.com
 


 
-올해 ‘야놀자’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10년 동안 버틴 게 용하다. (웃음) 그런데 정말이다. 사실 10년 됐을 때 걱정이 많았다. 개인사업자가 법인사업자가 됐고 없는 살림에 조금씩 붙여나가면서 근근이 버티며 10년간 회사를 키워왔다는 것에 ‘잘했다’는 마음도 솔직히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다음 10년은 어떻게 버티나’하는 고민이 많은 해였다. 그래서 지난해 10주년 자축행사 대신 ‘다시 시작하는 리스타트’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자고 직원들과 얘기했다.



그래서 지난 3월, 회사 전 식구와 그들의 가족들 그리고 ‘야놀자’에 도움을 준 외부인사들을 초청해 그들 앞에서 우리의 각오와 목표를 다시 다지는 ‘리스타트’ 행사를 가졌다. 야놀자가 숙박산업의 인식전환, 현대화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하는 자리였다.


 
-야놀자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원래는 도면 그리는 직업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서울로 상경하고 숙식을 제공받는 일자리가 필요했다. 서울로 올라와 일하게 된 곳이 모텔이었다. 모텔청소부로 시작해 모텔매니저까지 승진했다. 그 당시에도 호텔이나 펜션 같은 모텔 외 숙박시설은 이미 열려있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모텔은 아니었다.



모텔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는 온라인 시장이 없어 ‘이거다’ 싶었다. 또 모텔 일을 하면서 우연찮게 이와 관련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됐다. 자연스레 ‘열려있지 않은 시장을 개척해 보자’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커뮤니티에 하나 둘 사람이 모이면서 의무감이 생겼고 사업을 확대하면서 모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싶단 갈망이 생겼다.
 



-10년 간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은.



▲가장 기뻤던 순간은 경쟁사들을 제치고 1위했던 2007년도다. 모텔 종사자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운영하다가 모텔 정보 커뮤니티 운영자가 됐다. 그때가 2005년인데 당시에 내가 운영하던 사이트는 3위 정도였는데 2년 만에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르니 얼마나 뿌듯하던지. (웃음)



커뮤니티 운영에서 벗어나 자체 사이트를 만들고 사업을 확장시켰다. 지난 2011년에는 프랜차이즈화 시켜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해 8월 8일 론칭했다. 한국의 모텔 산업, 숙박산업을 작은 소기업에서 프랜차이즈로 론칭했다는 것이 기뻤고 내 인생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도 꼭 말해야 하나. (웃음) 일단 회사 초창기에 개발자와 직원 다수가 적자로 회사를 나간 적이 있다. ‘사업을 그만해야 하나’ 고민했다. ‘이익이 나는 것도 아니고 개발자, 디자이너도 없는데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회사 창립 2년 만에 타 업체가 자사 초기 회사명 상표권을 출원했다. 당시 상표 출원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2년 동안 인지도를 쌓아뒀는데 사명을 바꿔야 해서 회사 전체적으로 허탈했었다.



작년 또한 힘든 한 해였다. 회사는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나나 직원들 모두 내적으로 힘들었다. 산업은 성장하고 인원은 늘었지만 앉은 자리에서 발전이 없는 모습이었다. 빠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출시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러한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서비스를 출시하자고 하면 ‘안 된다’, ‘쉽지 않다’는 말들이 먼저 나왔다. 조직 자체적으로도 딱딱해졌다. 디자인 팀, 개발 팀 등 팀 간의 신경전도 상당해졌다. 2013년에 문제가 표면으로 튀어나왔고 2014년도에 조직을 0으로 세팅했다.


 
-조직변화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 달라.



▲직급을 없애고 자율출퇴근제도로 변경했다. 부장, 차장, 대리 하물며 1년 먼저 들어온 기수도 선배라고 불렀는데 이러한 직급을 모두 없애고 이름을 부르게 했다. ○○○님이라고. 반발이 심했다. ‘여기서 성장을 멈출 것인가, 아니면 다시 시동을 걸까’를 고민해달라고 직원들을 추스렸다. 스타트업 업체들에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선 유연하게 활동해야 하는데 우리 조직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그래서 직급 없애는 시스템이 싫다면 희망퇴직을 하라고 일주일간 시간을 줬다. 능력 있는 실무진들이 대거 퇴직했다. 일주일 만에 50명가량 퇴사했다.



인수인계 시간도 갖지 않아 그 당시는 마비 상태였다. 일할 수 있는 직원들이 모두 나갔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위기였지만 장기적으론 기회였다. 어려운 일들을 함께 해나가겠단 직원들만 남은 거다. 게다가 중간급 실무진들을 외부에서 영입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겨난 셈이다.
 


-내부 실적 및 규모는 어떻게 되나.


▲2015년 8월 기준 야놀자 누적 가입자 수는 2,800,000명이며 누적 다운로드 수는 5,700,000번이다. 중소형 호텔·펜션·게스트하우스 제휴점은 관련 사업체 중 최다로 6,250여 곳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00억 원으로 추산되며 매년 5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액 3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년 만에 외부투자유치를 받았다. 100억 원 투자유치로 숙박광고업에서 숙박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사실 자금이 없어 투자를 받은 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인식 변화를 시키는 상황이 뭐가 좋을까를 고민했다. 광고만 한다고 될까. 일반적으로 스타트업 업체들이 인식변화를 시키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외부투자를 받는 거다. 우리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야놀자하면 ‘모텔앱’만 생각한다. 인식의 전환이 간절했다. 또한 숙박산업의 현대화, 시설에 대한 현대화, 디자인에 대한 현대화를 만들고 싶었다.


 
-야놀자와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다. 모텔의 양지화를 추구하는 야놀자와는 달리 일부 업체들은 ‘러브호텔’을 이미지화한 TV광고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장점도 있다. 우선 시장 파이를 넓혀준다. 어떤 식으로든 일반인들에게 많이 노출시키면서 ‘모텔’이 갖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대중화시키고 ‘요즘은 그런가 보다’하게끔 만든다. 상조업체나 대부업체도 초반에 광고할 때는 소비자들이 불편해했다. 상조업체는 사실상 꼭 필요한 서비스이지 않나. 그런데 초반에는 껄끄러워했다. 시각차는 있겠으나 이제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로 음지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있다. ‘나쁜 건 아니구나’하는 촉매제 역할이 될 것으로 본다.


문제는 일회성, 휘발성이다. 우리는 10년 넘게 하다보니 구인구직, 교육, 프랜차이즈 등 숙박산업을 잘 성장시킬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으나 스타트업 업체들은 그렇질 못하다. 그러다보니 강하게 간다. 때문에 TV광고를 보면 다시 ‘러브호텔’로 이미지를 희화화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섣불리 뭐라고 하기엔 빠르지 않나 싶다. 좀 더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
 

-현재 국내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데 해외진출 및 향후 계획은.


▲우리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해외 기업들의 콜라보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 해외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기틀을 다지고 난 후 해외로 진출할 생각이다. 해외에서 우리가 활동하는 것 외에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 또한 해외진출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이 안정화되고 언어 서비스 지원이 가능해지면 인바운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호텔야자 등 프랜차이즈는 이미 인바운드 서비스를 시작한 단계다. 다만 인바운드 서비스를 우리 채널로 국한시킬 것인지 채널을 넓힐 것인지는 고민 중이다. 한 가지 더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데 그건 비밀이다.
 


-끝으로 많은 스타트업 업체들이 야놀자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미쳐야 한다. 미친다는 것은 배고픔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온전히 자신의 모든 것을 풍덩 담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이들이 많더라. 사실 창업 3년차에 고비가 온다. 버텨라. ‘이제 그만해야 하나’하는 마음이 들더라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야 한다.
 


<야놀자>
야놀자는 2005년 3월 1일 설립했다. 야놀자의 전신은 모텔투어 온라인 카페이며 같은 해 9월 숙박업 포털사이트를 오픈, 이후 2007년 5월 야놀자 홈페이지를 공식 오픈했다. 숙박정보·예약 플랫폼·숙박 프랜차이즈·여행·데이트 콘텐츠를 주요 사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야놀자 숙박’은 국내 최다 숙박 제휴점을 보유해 전국 2,550여 개의 숙박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회원은 280만 명가량 추산된다.
1. 숙박서비스 : 야놀자숙박, 야놀자당일예약, 야놀자펜션, 야놀자호텔비교, 야놀자게스트하우스, 야놀자풀빌라
2. 로컬&놀이문화 콘텐츠 : 야놀자데이트, 야놀자여행, 벼락여행부산치기, 골프야놀자, 우리동네야
3. 중소형 숙박 프랜차이즈&창업지원 : 에이치에비뉴, 호텔야자, 호텔앤, 모텔얌
4. 숙박 B2B 사업 : Hotel&Motel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