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11호]2015-10-23 10:18

현지취재 - 타이베이
일정·가격·시간 3박자 완벽한 해외여행 여기 있다! 
부산 출발 브이에어타고 타이베이 3박4일 여행하기
 "지방 살아도 휴가 없이 해외 갈 수 있다 아이가~"
 
또 다른 중국 정도로 평가 절하됐던 타이완이 순식간에 인기 여행지로 성장한 데에는 물론 ‘할배들’의 힘이 컸지만 인기 상승이라는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건 팔할이 타이완 자체 매력이었다.

짧은 이동시간과 이국적이면서도 도회적인 도시 분위기, 눈과 입을 동시에 자극하는 미식은 타이완을 인기 여행지 반열에 올리는데 충분했다. 특히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는 탄탄한 관광인프라와 여심(旅心, 여행자 마음)을 자극하는 수많은 촬영 명소로 갈 만한 단거리 해외목적지에 갈증을 느끼던 여행자들의 다음 목적지가 됐다.

어느새 타이완은 여자 혼자서도, 가족끼리도, 친구와도, 연인과도, 단체여행으로도 가능한 대중적인 해외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최근 몇 년 새 타이완을 보면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한국 속담이 비단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한국시장의 빠른 성장에 타이완 여행업 곳곳에서 한국을 타깃으로 한 움직임이 속속 펼쳐지고 있기 때문. 브이에어의 부산 출발 노선도 한국시장의 성장 흐름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 인지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타이완 국적의 저비용항공사가 첫 취항지로 인천도 아닌 부산을 선택한 데에는 분명 비장의 무기가 있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직접 타보니 브이에어, 앞으로 타이완의 한국인 방문객 수 증가에 큰 기여를 할 것 같다.
취재협조 및 문의=브이에어(www.flyvair.com)/락소홀딩스(02-2085-8611)
타이베이=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브이에어라서 누릴 수 있는 행복!”
 
 브이에어는 타이완 최초의 저비용항공사로 그 이름부터 매우 고객 친화적인 방법으로 탄생됐다. 브이에어는 공모전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로 지어진 이름이다. 그래서일까 타이완 내 브이에어의 인지도는 꽤 높은 편이라고. 그러나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브이에어는 2013년 11월 설립된 신생 저비용항공사로 지난 8월에 부산-타이베이 노선에 첫 취항했다. 첫 취항지가 왜 부산이냐는 물음에는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과 타이완 간 항공자유화협정이 맺어지지 않은 탓에 추가 취항이 불가능한 인천 대신 부산이 취항지가 된 것.
 

브이에어의 기내 모습.
좌석은 기본타입인 FIT-V와 가장 빨리 나갈 수 있는 FAST-V, 맨 앞자리에 위치한 FANCY-V로 구성된다.


일부 관계자들이 인지도 낮은 저비용항공사의 지방 출발 노선으로 브이에어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것에 반해 실제 브이에어는 취항 직후부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취항 첫 달에는 취항기념 프로모션 영향으로 90%가 넘는 로드율을 달성했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평균 80%의 좌석을 채우고 있다.

브이에어의 부산 취항은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지닌다. 부산 및 영남권 여행자들에게는 타이완 여행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서울 및 타 지역 여행자들은 국내 인기 여행지인 부산과 연계한 타이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여행 동선이 생긴 것이다.

서울 출발 여행자의 경우 서울에서 부산 간 KTX를 이용해 부산역 5분 거리에 있는 공항리무진 정류장에서 6,000원의 요금으로 편하게 김해공항까지 이동할 수 있다. 택시를 타더라도 15,000원 안팎이면 가능하다.
 

타이완 현지식 기내식은 브이에어라서 가능한 서비스다.
타이완에서 대중적으로 먹는 돼지고기튀김덮밥과 귀여운 브이베어(브이에어의 곰 캐릭터) 무늬가 들어간 초코크림 도라야끼, 상큼한 구아바 주스가 한 세트다. 기내식은 탑승 전 온라인 홈페이지(
www.flyvair.com)를 통해 미리 주문할 수 있다.

‘부산 연계 여행의 목적이 아닌 서울 출발 여행자가 굳이 브이에어를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브이에어라서 누릴 수 있는 장점을 알려주고 싶다. 2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은 두 말하면 입 아프고 ‘당연하지 않은’ 서비스를 좀 설명해보자면 일단 브이에어는 타는 순간부터 타이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비행기도 여행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현지 승무원들의 서비스와 현지 식으로 만든 기내식에 집착하는 편인데 브이에어는 이 부분에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볶음쌀국수나 돼지고기튀김덮밥 같은 현지의 대중음식을 기내식으로 맛 볼 수 있는데 타이완 도착 전부터 여행의 설렘을 한껏 북돋울 수 있다.
 

 브이에어는 탑승객들의 특별한 추억을 위해 기념사진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밖에도 저비용항공 답지 않은 넓은 좌석 간격은 저녁 출발 비행기에서도 꿀잠을 가능케 한다.
또 타이베이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어여쁜 승무원들이 브이베어 인형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깜짝 이벤트를 펼친다.
 
자, 설명은 끝났다. 선택은 여행자 본인이 하겠지만 단 3시간 남짓의 비행이어도 조금 더 특별하고 의미 있게 그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과감히 브이에어를 추천해 본다.
 
 
 
“다 똑같은 타이베이 지겹다면 여기 어때?”
 
 브이에어의 장점이자 단점은 늦은 저녁 출발로 첫 날 일정을 숙소 체크인으로 끝내야 한다는 것과 대신 금요일 저녁 출발의 경우 다음 주 월요일 단 하루만 휴가를 내면 3박 4일의 꿀 같은 주말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둘째, 셋째 날을 알차게 보내고 마지막 날인 월요일에 귀국하면 부산 거주자들에게는 9시 이전이면 집으로 귀가해 여독을 풀 수 있다.

부산 거주자들에게는 꿀과 같은 이 스케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본지 기자가 몇 마디 조언해 보자면 각종 SNS를 통해 친구들이 지겹도록 올려대던 ‘아 거기?’ 말고 새로운 타이베이를 발견해 보길 바란다.

예를 들면 여긴 꼭 가야겠다 싶은 기본적인 관광명소에 토속적 분위기의 타이베이 옛 거리를 더한다던가. 영 감이 안 온다는 독자들을 위해 기자가 추천 명소 몇 곳을 추려봤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타이완 국적의 저비용항공을 이용해 남들이 모르는 타이베이 명소를 다녀왔다고 하면 진짜 타이완 마니아 취급 받을 지도.
 
<독특한 분위기, 타이베이 옛 거리>

△따시 라오제는 ‘따시 지역의 거리’라는 말로 ‘따시’가 지역 명, ‘라오제’가 거리를 뜻한다. 아직까지 한국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현지인들은 인근의 장개석총통공원(따시 츠후)과 함께 많이 방문하는 명소라고 한다.

따시 라오제에서 만난 유쾌한 떡집 아주머니.

회백색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매우 인상적인데 일자로 길게 뻗은 거리를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는 각종 상점들이 즐비하다. 미식의 나라답게 주로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상점이 많다. 구운 오징어부터 갓 튀겨낸 과자와 간장소스향이 진하게 나는 족발, 김이 폴폴 나는 수제 소시지까지 한 발 한 발 내딛기 무섭게 각종 음식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싼샤 라오제 역시 싼샤 지역의 거리. 싼샤는 타이베이 근교 도시로 따시 라오제보다는 훨씬 더 크고 넓은 느낌이다. 1층짜리 빨간 벽돌 건물이 좁은 길 하나를 두고 길게 이어지는데 길이 시작하는 지점이나 끝나는 지점에서 이 길을 바라보면 이만한 포토 스팟도 없다.
 

이 거리에는 유명한 맛 집이 많은지 곳곳에 줄 선 사람들이 많다. 역시나 주로 먹을 것들이다. 물론 음식 외에도 각종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잉꺼 도자기 마을은 싼샤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싼샤 라오제와 함께 방문하는 테마 마을이다. ‘도자기 마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양질의 도자기 제품을 살 수 있고 또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현지인들에게는 제법 유명한 관광명소.
 

아기자기한 도자기숍들이 발 길을 붙잡는다.

거리 곳곳에 아기자기한 도자기 숍이 많아 구경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러나 영국 브랜드 찻잔 세트부터 60~70년대 유행한 타이완 전통문양의 컵, 도매가격으로 판매하는 질 좋은 도자기 제품 등 구경만 하기에는 너무 아쉬운게 함정.
 
 
<안가면 섭섭한 시내중심 관광지>
△중정기념당은 전 총통인 장개석(장제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곳으로 여기서 ‘중정’은 장개석 총통의 본명이라고 한다. 1980년에 완공된 기념당은 눈부실 정도로 하얀 외관에 푸른빛을 띠는 남색 지붕으로 덮여져 있는데 이는 ‘청천백일’, 즉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기념당 앞으로는 민주대로와 자유광장, 중식정원이 펼쳐져 있다.

타이완의 역사나 세계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가 아니라면 중정기념당을 방문하는 이유는 아마도 ‘교대식’ 때문일 듯. 엄숙한 분위기 가운데 절도 있는 동작으로 교대식을 진행하는 군인들은 중정기념당의 최고 인기 볼거리다.

△용산사는 중정기념당에서 차로 10분이면 도착하는데 들어서자마자 자욱한 연기와 향내를 맡을 수 있다. 용산사는 석조와 목조를 이용한 중국 전통 방식의 건축물로 가장 압권은 직접 조각한 돌기둥이다.
 

용산사에는 간절한 마음을 가득 실은 기도가 여기 저기서 이뤄지고 있다.

고도의 기술로 매우 정교하게 다듬어진 기둥들은 전체를 작업하는데 총 1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특히 용산사에서는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빨간색으로 칠한 반원 모양의 나무 조각 두 개를 던져 떨어지는 형태로 자신이 빈 소원이 이뤄질지, 포기해야 할지, 아직은 결과를 판단할 수 없는지를 알 수 있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가이드 말에 의하면 꽤 정확도가 높단다.

△화산1914문화창의산업단지는 버려진 양조장이 문화예술지구로 재탄생한 곳이다. 곳곳의 광장에서 음악, 마술, 댄스 등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데 돌아다니며 감상하는 맛이 쏠쏠하다.
 

단지 내에서는 각종 공연이 자유롭게 펼쳐지고 있었다.

문화창의산업단지는 정직한 이름만큼 내용도 정직한데 다른 말로 종합 예술 시장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건물 한 쪽에서는 소규모 부스를 설치해 수제 쿠키나 티셔츠, 악세서리, 비누 등이 판매되고 건물로 들어가면 의류 편집매장이나 타이완 전통 문양을 콘셉트로 한 패션 소품 등 트렌디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라오허제 야시장의 젊은 상인.


해가 지자 홍등에 불이 들어오며 시장 거리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라오허제야시장은 송산기차역 인근에 위치한 곳으로 타이베이에 위치한 어느 야시장 중에서도 먹거리로 유명하다. 가리비 꼬치, 개구리 알 음료, 각종 발 요리 등 기상천외한 모양의 음식부터 빙수와 닭튀김, 타이완식 볶음국수까지 다양한 음식을 구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