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29호]2016-03-14 09:07

현지취재-캐나다 알버타주 (上)




대자연이 준 놀이동산 ‘밴프 국립공원’을 가다
 
 
글 싣는 순서

●캐나다<上> 짜릿했던 로키 늦겨울 여행

캐나다<中> 로키의 깊은 속살을 마주하다
캐나다<下> 소박한 도시 캘거리 당일치기
 

한국의 스키장도 가본 적 없는 기자가 캐나다, 그것도 밴프 국립공원 내 최고의 스키장에서 늦겨울을 만끽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머나!’ 소리가 날 만큼 기뻤으나 걱정도 존재했다. 해 본 적 없는 겨울 액티비티에 대한 무지함과 로키의 추위가 여행의 설렘을 서서히 잡아먹었다.

출장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설렘은 사라졌고 부담감과 우울함이 가득했다. 1,2월 혹독했던 한국의 추위에 혼났는데 일주일을 어떻게 밴프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심경에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도 주인공이 혹독한 추위에 사경을 헤맬 듯한 모습을 보여준 장소가 바로 밴프였다고 하니 더욱 막막했다.

알버타주는 겨울만 무려 6개월이다. 11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3월 첫 날부터 시작된 기자의 출장은 그래서 더 무력했는지 모른다. 초봄이 찾아온 서울을 벗어나 늦겨울이 한창인 밴프로 날아갔으니. 그런데 웬걸. 한국이 더 추웠다. 지인들의 춥지 않았냐는 물음에 “한국이 훨~~씬 추워!”라고 대답했지만 도통 믿질 않는다.

한국에 돌아온 다음 날부터 따사로웠던 밴프의 햇살이 그리웠다고 하면 콧방귀 낄지도 모른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속담처럼 밴프의 겨울을 만나보면 알게 될 거다. ‘밴프 겨울 = 혹독한 추위’가 성립되지 않음을.

취재협조 및 문의=캐나다알버타주관광청 한국사무소(travelalberta.kr), 에어캐나다(www.aircanada.co.kr)
캐나다 밴프=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따뜻하게 즐기는 겨울 스포츠? 밴프라 가능하다!”

캐나다 로키산맥의 심장, 밴프에서 겨울여행을 즐긴다는 생각에 기자일행은 흥분이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무엇보다 날씨가 한몫했다. 캘거리공항에 도착해서 모두가 입을 한데 모아 했던 말은 “한국이 더 추워!”였다.

밴프의 추위를 걱정해 챙겨왔던 캐리어 속 두꺼운 옷들이 무의미해졌던 것. 한국과는 다른 추위라며 체감온도는 한국이 훨씬 춥다던 관광청과 항공사 직원의 말을 왜 믿지 않았을까 후회했을 정도다.

캘거리에서 서쪽으로 1시간 40분정도 달려야 나오는 ‘밴프국립공원’이 목적지다. 북위 53도가량에 위치한 밴프는 청명한 하늘 바로 아래 하얀 설산이 주위를 빙 두른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날카롭고 거친 설산을 가로지른다니 생각만 해도 온 몸이 짜릿해졌다.

밴프국립공원은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밴프국립공원의 면적은 6,641㎢에 달한다. 인천광역시의 6배 크기라고 하면 가늠이 될까. 밴프 국립공원 내 전 세계 스키어들의 꿈의 무대라 불리는 3대 스키장이 있다.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 △마운틴 노퀘이 스키장 △선샤인빌리지가 그것.

 


기자일행이 밴프에 도착해 처음 즐긴 겨울 액티비티는 ‘스노우슈잉’이었다. 한국에선 생소한 스노우슈잉을 체험하기 위해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으로 향했다. 3대 스키장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은 매해 9m에 달하는 눈이 내린다고 한다.

스키장에 도착하니 의외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스키시즌이 끝나가는 늦겨울이라 그런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떼 지어 움직이는 한국의 스키장과 규모가 너무도 차이가 나다보니 스키어들이 많지 않은 듯 보였던 거다. Ten Peacks 롯지 2층에 마련된 스노우슈잉 안내데스크로 올라가 장비를 장착하고 곤돌라에 탑승했다.

‘GRIZZLY EXPRESS’ 곤돌라를 타고 끊임없이 올라갔다. 아찔한 높이보다 더 놀라운 건 곤돌라만 10분 넘게 타고 올라간다는 것. 스노우슈잉을 하기도 전에 레이크루이스 스키장과 마주한 설산 사이에 꽁꽁 언 레이크루이스 호수를 조망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스노우슈잉이 시작됐다.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스키나 스노보드와 달리 끝없이 펼쳐진 하얀 설원을 걷는 스노우슈잉은 다소 놓치기 쉬운 캐나다 로키산맥의 웅장한 자연경관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액티비티다. 여기에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 직원의 역사적인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더해져 유익함도 더했다.

약 2시간가량 진행되는 스노우슈잉 투어 중간 중간 포토존에서의 사진촬영과 레이크루이스 호수나 스코키롯지 등 주요 명소들을 소개해준다. 핫초코 음료와 초코바 등 간식도 제공한다.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은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스노우슈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리프트 패스권만 구매할 경우 $42, 곤돌라 탑승권과 장비렌탈, 2시간 가이드투어와 간식이 포함된 패키지 가격은 $69이다.

 

 

익사이팅 액티비티로는 스키와 스노보드만한 것이 없다. △마운트 노퀘이 스키장은 규모가 가장 작지만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초보자들을 위한 비기닝코스가 기자의 주 무대이긴 했지만 노퀘이 스키장 또한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에 뒤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코스와 60개의 슬로프를 보유하고 있다.

파우더 설질이 좋은 점은 넘어져도 아프지 않다는 것. 잘 녹지 않고 뭉쳐지지 않는 눈이라 넘어져도 폭신한 느낌이다. 기자일행 중 유일하게 노퀘이 스키장에서 스키를 탔던 이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했다.

한국의 스키장은 레이스에서만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야 하지만 밴프 내 스키장들은 스키어(스노보더)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 레이스다. 빽빽한 침엽수림 사이를 가르는 스릴감, 스키장 규모가 너무 커서 슬로프를 줄 서지 않고 심지어는 혼자 타고 정상에서 내려오는 황홀경.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밴프에선 ‘황제스키’를 경험할 수 있다.

 

노퀘이 스키장을 가족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스노우튜빙’ 덕이다. 썰매와 비슷한데 해운대 해수욕장에나 있을 법한 거대 튜브를 타고 설원을 내려오는 거다. 썰매라고 다 같은 썰매가 아니다. 무빙워크를 타고 올라와 출발지점에서 내려다보면 코스 길이는 한국의 중급 스키 코스와 맞먹는다.

서른이든 마흔이든 스노우튜빙을 타는 이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다. 기자가 그랬듯 스노보드나 스키가 영 꽝이라 스피드를 즐기지 못해 아쉬웠다면 스노우튜빙으로 대체하자. 선글라스와 버프는 필수아이템이다. 엄청난 스피드에 하얀 눈들이 천연 미스트 작용을 하기 때문. 무엇보다 스노우튜빙을 끝낸 자신의 모습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린 후와 유사하다.
 
 

에어캐나다의 자랑 ‘B787 드림라이너’를 경험하다
 
 
 

에어캐나다는 지난해 3월 한국에서 태평양을 넘어 북미로 가는 최초의 드림라이너를 선보여 화제를 낳았다. 에어캐나다의 인천-밴쿠버를 잇는 B787 드림라이너의 도입 1년 간 성적표는 말해 입 아픈 ‘All 수(秀)’다. 기자가 탑승했던 3월 1일 인천 출발과 3월 5일(현지시각) 밴쿠버 출발의 에어캐나다의 두 항공편 모두 만석이었을 정도.

기자는 이번 출장을 통해 에어캐나다가 그간 자랑했던 B787 드림라이너의 공기역학적 설계를 온 몸으로 체감했다. 245cm로 높아진 천장, 타 항공기보다 2,000피트 낮게 비행하는 효과 등 사실 크게 와 닿지 않았던 수치들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 쉽게 말하자면 장거리비행임에도 답답하지 않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쾌적한 공기 그리고 넓은 좌석이 그것. 10시간가량 소요되는 장거리 비행이었지만 공기가 쾌청했다. 나름 중장거리 비행기를 타봤던 기자가 단언컨대 코 막힘도 입술 갈라짐 등 피부 건조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B787 드림라이너의 첫 도입을 앞두고 관계자들의 “좌석 간 사이가 넓고 짐을 넣어두는 공간도 충분해서 옆 사람과 다툴 필요가 없겠다”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옆 좌석의 승객과 공간 확보를 위한 신경전을 펼치지 않아도 여유롭게 공간을 활용했으니 말이다.

성공적인 운항 1년을 보낸 에어캐나다는 올해 인천-밴쿠버 노선에 이어 인천-토론토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인천-토론토 노선은 오는 6월 18일부터 데일리 운항한다. 신규 노선 또한 B787 드림라이너가 투입된다.

하계 시즌 운항은 인천을 매일 15시에 출발해 토론토에 같은 날 14시 50분(현지시각) 도착한다. 복편은 토론토를 13시 35분(현지시각)에 출발해 인천에 익일 16시 20분 도착하는 스케줄이다. 동계 시즌은 주 4회 운항하며 출발 및 도착 스케줄은 하계 시즌과 동일하다. 인천에서 매주 월, 수, 금, 일요일 15시 출발이다. 복편은 화, 목, 토, 일요일 토론토에서 13시 35분 출발한다.
 
 
 
밴프 국립공원 내 스키장 소개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은 밴프 다운타운에서 차로 30분가량 소요된다. 밴프 도심에서 북쪽으로 6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로키산맥의 심장부에 위치한 동 스키장의 규모는 4,200에이커로 북미 최대 규모의 스키장으로 유명하다.

동 스키장 규모 중 25%는 초보자를 위한 코스로 꾸며졌으며 45%는 중간자, 나머지 30%는 전문가를 위한 코스로 구성됐다. 키즈존 또한 마련돼 있다. ‘Sunny Side Kid Zon’이 그것으로 어린 아이들이 안전히 스키와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을 확보했다.

무료 가이드투어도 진행된다.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1시 15분에 스키 무료 가이드투어는 자원봉사자들이 스키어들의 스키 실력에 따라 그룹별로 진행한다. 스키장은 11월부터 이듬해 5월 첫 주까지 약 6개월간 운영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리프트 운영시간도 이와 동일하다. 동 스키장이 갖는 최대 장점은 레이크루이스를 바라보며 스키를 탈 수 있는 점이다.

스코키 롯지(Skoki Lodge)는 캐나다 전역에서 처음으로 상업적으로 스키와 하이킹 프로그램을 운영한 곳이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이곳에서 여행을 즐겨 더욱 유명해졌다. (www.skilouise.com)
 
 


▲마운트 노퀘이 스키장

‘마운트 노퀘이 스키장’은 밴프 국립공원 내 세 개의 스키장(△레이크 루이스 스키장 △선샤인 빌리지 △마운트 노퀘이 스키장) 중 하나로 밴프 다운타운에서 10분 거리로 가장 근교에 위치한다. 밴프 BIG 3 스키장 중 가장 작은 규모이나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인기 스키장이다.

1926년에 문을 연 마운트 노퀘이는 북미에서 처음 개장된 스키장으로 올해 개장 90주년을 맞았다.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코스부터 모든 전문가들이 경험하고 싶어 한다는 더블 블랙 다이아몬드 코스까지 두루 갖춘 노퀘이 스키장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밴프 국립공원 내 운영되는 스키장 중 유일하게 야간스키가 가능하다는 점이 최고의 포인트다. 단, 야간 스키 및 야간 튜빙은 매년 1월 8일부터 2월 27일 사이 매주 금, 토요일로 한정된다. 야간 스키 운영 시간은 오후 5시부터 10시, 야간 튜빙은 오후 5시부터 9시까지다.

60개의 슬로프를 보유한 노퀘이 스키장은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과 더불어 스노우튜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www.banffnorqu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