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42호]2016-06-20 08:56

[Best Traveler(206)] 김미선 트래블 레시피 대표
 
"여행자가 꿈꾸는 진짜여행을 실현시키다”
 
 
여행컨설팅 전문 업체라니 몇 번을 곱씹어도 입에 달라붙지 않는다. 보험도 아니고 여행을 컨설팅 한다니. 컨설팅의 뜻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소비자를 위해 상담하고 도와준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트래블 레시피의 모든 직원들은 여행 전문가라는 소리일까? ‘여행컨설팅’이라는 생소한 단어에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트래블 레시피는 마치 기자처럼 의심 많은 사람들을 의식한 듯 ‘여행 작가들이 만드는 감성여행 부티크 여행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트래블 레시피가 어떤 회사이고 여행컨설팅이란 무엇인지부터 여행컨설턴트들을 소개하는 개별 인터뷰 기사까지 궁금한 것들이 모두 공개돼 있다. 특히 개별 인터뷰 기사는 직원 개개인이 얼마나 뛰어난 전문가인지 고객 스스로 판단해보라는 대단한 자신감을 반증하는 듯했다.

‘여행컨설팅’을 통해 수준 높은 여행을 만들어 제공한다는 자부심이 흘러넘쳤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만난 트래블 레시피의 김미선 대표는 그저 여행상품을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고객을 위해 새롭고도 완전한 트래블 레시피를 제공함을 강조했다.

문득 트래블 레시피가 추구하는 여행이 궁금해졌다. 그녀에게 물었더니 잠시 망설이다 자신의 명함에 적힌 긴 문장을 가리킨다.

<트래블레시피는 뻔한 호텔에 뻔한 관광 코스를 도는 ‘가짜여행’이 너무도 싫습니다. 숨은 골목을 산책하고 로컬들의 맛집을 찾아가고 밤에는 멋진 바에서 유쾌해지는 ‘진짜여행’을 당신에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기자는 여행자를 닮은 트래블 레시피로 진짜여행의 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김미선 대표와 ‘진짜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취재협조 및 문의=트래블 레시피(www.travelrecipe.co.kr/02-3144-8758)
글·사진=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매번 새로운 여행을 요리하는 김미선 대표를 만나다

여행 작가들이 만드는 트래블레시피북이 컨설팅의 핵심
 
 
-이름도 생소한 ‘여행컨설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여행컨설팅 사업을 하기 전에 여행기자와 여행 작가로 활동했다. 그 때는 취재 차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기 갈 땐 이런 식으로 여행하면 좋겠다’ 정도의 생각만 있었다.

여행컨설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였다. 여행 작가로 일하면서 쌓은 지식으로 다른 사람들의 여행을 도와주며 자연스럽게 여행 컨설팅에 관심이 생겼다. 마침 여행 작가로 일했던 직장에서 여행컨설팅 업무를 제안해줬다.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2007년부터 약 일 년 반 동안 프리랜서로 여행컨설팅 업무를 시작했다. 트래블 레시피는 2009년에 창업했다. 여행컨설팅 전문 업체는 없었던 사업모델이었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활동했던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됐다. 그동안 파악했던 수요나 시장상황을 토대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여행컨설팅에 포함된 서비스와 가격 책정 기준이다.
▲여행컨설팅에 대한 가격부터 설명하자면 일단 우리로서도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굉장히 애매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시장에 형성된 가격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정하기 나름이었다. 그래서 회사와 고객이 모두 납득할 만한 적정한 가격을 고민하고 연구했다. 불과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탄생한 2인 기준의 컨설팅 비용이 있었다.

지역 상관없이 오롯이 컨설팅에 들어가는 고정비용이었다. 하지만 고객들이 드러나 있는 컨설팅 비용에 부담을 느껴 아예 견적조차도 묻지 않는 경우가 많아져서 최근에는 컨설팅 비용을 전체 총 금액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총 금액에는 어떤 비용들이 포함되는가. 그리고 여행컨설팅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에는 무엇이 있는지.
▲총 금액은 여행사와 비슷한 개념이다. 말 그대로 우리가 제공하는 모든 여행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말한다. 그동안은 컨설팅 비용만 따로 빼놓아서 고객들이 비쌀 거라 겁을 먹었다. 그래서 밖으로 나와 있던 컨설팅 비용을 항공, 호텔, 여행자 보험 등 다른 예약대행 서비스를 모두 포함한 금액에 자연스럽게 녹였다. 예전처럼 ‘컨설팅 비용은 무조건 이겁니다’라고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호텔과 항공에 따라 여행을 컨설팅해주고 그 모든 상품 가격에 컨설팅 비용을 자연스럽게 녹여 제시하는 것이다.

여행컨설팅 서비스는 다양하게 이뤄진다. 먼저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여행버킷리스트’를 작성 하면 담당지역의 여행 작가들이 여행자 성향에 맞는 여행 견적을 만들어 준다. 이때 트래블 레시피 방문상담이 가능한 고객들은 직접 사무실로 찾아와 지역에 대한 설명과 여행에 어울리는 숙소, 하고 싶은 일정을 토대로 한 데일리 예상 스케줄 등의 설명을 상세하게 들을 수 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출발 2주 전에 나만의 일정이 담긴 트레블 레시피북을 받게 된다.
 

-여행컨설팅과 비슷한 개념의 1:1 맞춤여행상담이 한때 여행업계에도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대비 수익이 나지 않아 금세 열기가 수그러들었다.
▲여행사의 1:1 맞춤상담은 나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우리가 제공하는 여행컨설팅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1:1 맞춤여행상품은 말 그대로 ‘고객맞춤’을 위한 상담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행 일정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트래블 레시피는 상담을 하는 직원들이 여행컨설턴트라는 포지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여행패턴을 제안한다.

굳이 따지자면 여행 계획의 주도권을 컨설턴트가 쥐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것은 고객보다 가진 정보와 경험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다. 물론 직원들이 이 정도 수준의 정보력과 전문성을 갖게 되려면 회사에서도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트래블 레시피의 모든 직원들은 1년에 20박 이상 담당지역으로 취재 출장을 다니고 있다.
 

-개별여행시장이 확대되면서 여행일정 플랫폼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곳과 비교해 트래블 레시피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실제로 여행일정 플랫폼을 이용해 일정을 짜보고 그들이 제공하는 개인 여행가이드북을 받아보기도 했다. 이런 업체들의 특징은 대부분 서비스가 무료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가를 받고 여행계획을 짜주는 곳이다. 정보나 서비스의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 또 타깃이나 성격도 다르다. 여행일정을 짜주는 곳들은 주로 조금 더 저렴하게 여행을 가고 싶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스스로 해보고 싶은 여행객들이 이용한다면 트래블 레시피는 정말 완벽한 여행을 원하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의 추천이나 제안에 따라 여행일정을 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단순히 일정을 짜주는데 도움을 주는 플랫폼이라기보다 우리가 가진 방대한 자료들과 정제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여행자에게 가장 최적화된 여행스케줄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트래블 레시피에서는 새로운 고객이 올 때마다 신선한 여행 레시피가 탄생된다”
 

-여행컨설팅 사업에 대한 비전은.
▲창업하고 나서 비슷한 여행사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근데 생각보다 많이 안 생겼다. 생겼어도 금방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투자도 일반 여행사보다 많이 돼야 한다. 여행컨설팅이라는 기본 개념도 없는 것을 하려다 보니 여러모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스템을 만들고 손님을 이해시키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앞으로 여행을 더 많이 가고 길게 가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가까운 곳 위주로 많이 가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지역을 찾고 테마를 따지게 될 것이다. 여행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여행컨설팅을 찾는 고객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트래블 레시피는 단거리보다 장거리, 장기간 여행에 적합한 서비스다. 앞으로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의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여행컨설팅이라는 것을 시스템화 시켰고 이것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노하우를 만들었다. 유럽시장을 접목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혹시 이 기사를 읽는 분 중에 유럽지역에 대한 경험이 많고 이런 시스템에 관심이 있다면 연락 바란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