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46호]2016-07-18 09:27

현지취재-인도(上)

글 싣는 순서


●인도<上> 여행의 시작 델리
인도<下> 인도여행 하이라이트
 
 
 
짧고 굵게 만나는 인도 골든트라이앵글 여행 
아시아나항공이라서 가능한 3박 5일 인도 탐방
건축·역사·문화·종교 그리고 사람, 끝없는 매력
 
 
어쩌다보니 두 번째 인도 방문이다. 출장 소식을 듣자마자 지난 기억이 아련히 머리를 스쳤다. 흰 우유에 커피 한 방울 떨어뜨린 듯 아름다운 눈, 머리에 거대한 터번을 두른 시크교인, 하얀 무슬림 드레스를 입고 서로의 손을 잡은 채 걸어가는 소년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가슴이 떨렸다.

개인적으로 인도는 참 매력적인, 그리고 중독성 있는 여행목적지라고 생각한다. 현지에서도 시종일관 다양한 모습에 지루할 틈이 없지만 여행이 끝난 후 남는 그 진한 여운은 어떤 경험보다도 특별하다. 애정을 담아 조금 과장하자면, 인도는 보고 만지고 먹으려 애쓰지 않아도 그저 머물다 오는 것만으로 값진 추억을 선사한다.

누구는 인도를 향해 더럽고 위험하다고 한다. 어떤 이는 덥고 복잡해서 싫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인도의 매력이다. 거리 위에 소복이 쌓인 쓰레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유의지를 가진 소들의 방석이자 돼지, 원숭이들의 놀이터다. 거리에 아무렇게나 흩뿌려진 빵가루들은 까마귀를 위한 인도인의 배려다. 복잡하고 위험해 보이는 도로도 값비싼 자동차의 것이 아니다.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과 동물이 한데 엉킨 삶의 현장인 것이다.

상식을 깨는 문화와 도무지 가늠하기 어려운 종교의 나라 인도. 단 일주일이라도 좋다, 생애 잊지 못할 순간을 만나고 싶다면 인도가 정답이다.
취재협조 및 문의=아시아나항공(http://flyasiana.com/1588-8000)
인도 델리=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골든트라이앵글투어의 델리, 아그라, 자이푸르는 현지에서도 각광받는 여행지다.


 
“Incredible India를 만나다, 인도 골든트라이앵글”



인도의 공식 국가 브랜드 ‘Incredible India’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 만든 것 같다. ‘Incredible’ 만큼 인도를 잘 표현한 단어가 또 있을까. 인도는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나라다. 일단 인도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한다.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넓은 땅(3,287,263㎢)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총 인구 수는 약 12억 5천만 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다. 사람만큼이나 언어도 다양한데 인도의 공용어는 영어를 포함한 15개다. 심지어 비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소수 언어들은 무려 1,652여 종에 이른단다.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해 노력하는 현지 관광객들의 모습.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이 놀라운 대륙과 대한민국을 잇는 하늘 길을 확대했다. 주 3회로 운영되던 인천-델리 노선을 7월 1일부터 주 5회로 증편<표 참조>한 것. 이로써 9일 이상의 장기 배낭 혹은 패키지 상품으로만 운영되던 인도여행이 단 5일만으로도 가능해졌다. 그동안 물리적, 심리적으로 먼 접근성 탓에 대중적 입지를 다지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증편이 인도여행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델리 노선 증편과 함께 3박 5일, 4박 6일의 다양한 일정을 출시했다. 그중에서도 인도여행의 하이라이트만을 모은 북인도 골든트라이앵글투어는 3박 5일이라는 짧은 일정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규 목적지를 찾는 여행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긴 일정에 대한 부담과 목적지를 향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도여행을 망설이던 수요가 단기 일정에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 것.

 

인도 골든트라이앵글투어는 수도 델리를 시작으로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를 거쳐 붉은색 건물이 많아 핑크시티라 불리는 자이푸르를 방문하는 일정이다. 각 도시는 버스로 이동하며 약 5시간에서 6시간이 소요된다. 아침 일찍 출발해 도시의 대표 명소를 둘러보고 햇볕이 가장 강하게 내리쬐는 오후에는 버스로 이동해 무리한 체력을 요하지 않는다.


짧은 일정 탓에 ‘수박 겉핥기 식’의 관광이 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3박 5일간 3개 도시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하루에 한 도시만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 있게 말하건대, 각종 고생을 동반한 ‘아프니까 청춘이다’식의 배낭여행을 할 작정이 아니라면 3박 5일 혹은 4박 6일의 일정으로도 인도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물론 여행자가 보고 만나는 인도는 전체 인도의 발톱 정도겠지만 우리가 애초부터 인도 대륙을 완전정복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짧고 단순한 일정의 골든트라이앵글투어는 여행 초보자부터 신규목적지를 갈망하는 여행자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하다.


 

인도 골든트라이앵글투어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아그라성.

 
 
“종교와 건축, 그리고 역사의 도시 델리”


앞서 구구절절 설명한 북인도 골든트라이앵글투어는 인도의 수도 뉴델리가 시작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면 인천에서 20시 10분 출발해 새벽 1시에 델리 도착으로 실제 투어는 도착 둘째 날부터 시작된다.


델리는 크게 올드델리와 뉴델리로 이뤄져있는데 여행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명소들은 대부분 뉴델리에 집중돼 있다. 뉴델리는 1912년에 건설된 신도시로 인도의 정치, 경제, 외교 등 주요 정부기관들이 모여 있다.

때문에 뉴델리에서 인도 서민들의 삶을 엿보기란 쉽지 않다. 반대로 올드델리 지역은 고대 인도 때부터 성립된 도시로 ‘인도스러운’ 광경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그늘진 거리마다 늘어져 낮잠을 자는 사람들을 볼 수 있으며 담벼락 위에 앉아 과일을 까먹는 원숭이도 흔하다. 길거리에서 면도와 이발을 하는 스트릿 헤어숍도 간간히 만날 수 있다. 고개만 휘휘 돌려도 눈길 닿는 곳마다 신천지가 펼쳐지지만 이왕 델리까지 온 거, 명소를 보고 가지 않을 수 없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인도 군인들의 위령탑 인디아 게이트.


인디아 게이트를 점령한 장사꾼들.

△인디아 게이트(India Gate)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을 위해 싸우다 죽은 인도 군의 넋을 기리고자 세운 위령비다. 인디아 게이트에는 공군과 육군, 해군을 상징하는 깃발이 계양돼 있으며 주변으로는 군인들이 근엄하게 서있다. 인디아 게이트는 인도인들에게 있어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기념물로써 외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방문도 많은 곳이다. 덕분에 인디아 게이트 주변은 관광객과 상인들의 비중이 거의 1:1 수준으로 인디아 게이트를 둘러보는 내내 조잡한 물건들을 들이밀거나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호객꾼이 시야를 가린다. 하지만 인도에 온 이상 이 조차 여행의 일부임을 생각하자!
 

신성한 아우라를 풍기는 바하이 사원. 연꽃을 닮아 로터스 템플(Lotus Temple)이라고도 불린다.

 
뉴델리에 위치한 또 다른 명소 △바하이 사원(Bahai Temple)은 연꽃을 닮은 아름다운 외형으로 유명한 예배원이다. 바하이 사원은 숫자 ‘9’와 관련된 부분이 많다. 건물이 아홉 개의 면으로 구성됐다는 점,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아홉 개의 연못이 건축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


아홉은 아라비아 숫자 중 가장 큰 숫자로 포용과 단일성, 융합을 상징한다고.
바하이 사원 내에서는 자유롭게 명상하거나 기도할 수 있다. 평소 잡생각을 달고 사는 기자도 이따금 들리는 새소리 외에 어떠한 소음도 없는 사원에 앉아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명상에 빠져들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쿠툽 미나르. 이슬람 건축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거대 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뉴델리에서 남쪽으로 살짝 이동하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쿠툽 미나르(Qutub Minar)가 있다. 이곳에는 1199년에 건축됐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한 조각과 기술이 사용된 높이 73m의 탑을 볼 수 있다. 책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이슬람 건축물이다. 사원의 마당에는 순도 100%를 자랑하는 쇠기둥이 있는데 당시의 뛰어난 기술력을 증명한다.


인도 여행의 묘미는 우리에게 생소한 종교를 만나는 것도 포함된다. 인도에는 힌두교부터 불교와 자이나교, 이슬람, 시크교 등 국외로 전파되지 않은 다양한 종교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시크교는 가장 최근 생겨난 종교로 16세기부터 시작됐다. 인도에 오면 머리에 큰 터번을 두르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시크교도들이다.
 

금색 돔 지붕이 인상적인 시크교 사원, 구르드와라 방글라 사힙.

 
△구르드와라 방글라 사힙(Gurudwara Bangla Sahib)은 델리에 위치한 시크교 사원으로 인도의 다양한 종교에 관심이 있다면 방문을 추천한다. 시크교도들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으므로 사원 입장 시 술은 물론 담배와 라이터 등의 소지를 금한다. 시크교도들이 터번으로 머리를 가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관광객들도 두건으로 머리를 가리고 입장해야 한다. 두건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비지터 센터에서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구르드와라 방글라 사힙 사원 내부 모습.

또 신발을 벗고 입장해야 하는데 사원 입구에 발을 씻는 곳이 마련돼 있다. 관광객 신분으로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인도의 종교를 간접 체험해보는 것도 인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인디아 게이트를 찾은 현지 관광객들. 



인도에 도착해 가장 처음 보는 광경. 뉴델리의 인디라간디국제공항.

 
<인도여행 Tip>
 
■꼭 필요한 비자 : 인도 비자는 방문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보편적인 관광비자는 복수입국이 가능한 6개월짜리 비자다. 한번 입국 시 90일까지 체류 가능하며 현지에서의 연장 및 타입 변경은 불가능하다. 또한 비자는 신청서상 기입한 입국일이 아닌 주한 인도대사관으로부터 비자가 발급되는 날부터 유효하다. 필요 서류로는 온라인 신청서와 최근 6개월 이내에 촬영된 5cm×5cm 사이즈의 사진 2장, 여권 및 여권 사본 1장이 요구된다. 비자 수수료는 72,600원이다. (www.vfsglobal.com/india/southkorea)
 


■알아야 할 현지문화 : 인도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사법은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합장한 채로 “나마스떼”라고 말하는 것. ‘나마스떼’는 힌디어로 ‘당신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뜻이다.

인도인들은 긍정을 뜻할 때 고개를 앞뒤로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흔든다는 사실. 거절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행동은 “알았다” 혹은 “그렇다”는 뜻이다. 또한 힌두교도들은 왼손을 부정한 손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남에게 물건을 건넬 때는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사도 오른손으로 한다. 사원에서는 신발을 벗어야 하는 것이 예의다.

시차는 한국보다 3시간 30분 느리다. 그래서일까? 인도의 시간관념도 느린 편이다. 대체로 인도인들은 느긋하게 행동한다. 하지만 운전 할 때는 매우 성급하다. 대표적인 예로 인도의 도로에서는 경적소리가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