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48호]2016-08-08 08:55

기획-여행업계 모임




“여행업계 모임 숨은 1CM를 찾아라!”
내일·모두·하나투어 지원 및 운영 풍성
 

 
본지는 지난 4월, 19주년 창간 기념호에서 <회식의 종말>을 주제로 기획기사를 작성한 바 있다. 회식(會食)은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음식을 먹는 모임이라는 뜻을 가졌지만 직장인들에게는 가장 기피하는 모임이 된지 오래다.

사실 이번 기획기사는 본디 회식과 달리 여행업계 종사자들이 자발적으로 또는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모임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여행업계는 많은 모임이 만들어졌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랜드모임, 연합상품 판매 모임, 관광청 모임, 팸투어 뒤풀이 모임 등등.

그러나 취재결과 대부분의 여행업계 사모임은 그 지속성을 띠지 못하고 어영부영 사라졌거나 알맹이 없이 껍데기만 존재해 있을 뿐이었다.

이에 기자는 기획 선로를 변경했다. 외부에서의 모임 외 사내 모임들은 찾기로 했다. 국내 주요 여행사 11곳 대상 사내 동호회를 비롯한 모임에 대한 취재 협조 요청을 보냈다. 답변의 다수는 동호회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였고 단 3곳만이 사내 동호회 정보를 공개했다. 물론 일부는 운영하고 있지만 노출이 꺼려진다는 답을 보냈다.

취재협조 및 사진제공=내일투어(www.naeiltour.co.kr), 모두투어(www.modetour.com), 하나투어(www.hanatour.com)
글=권초롱 기자 titnews@chol.com

 
 
 

 

“여행업계 사모임은 유령모임?”

기자가 만났던 다수의 취재원들은 “모임은 많지만 해당 모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정기화되는 일은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했다. 취재원들의 공통된 의견은 모임이 잦고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운영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취재결과 단발성으로 끝나는 여행업계 모임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흔한 케이스는 팸투어 참가자들 간의 친목도모. 팸투어 기간 동안 함께 동고동락하며 친분을 다진 이들이 귀국 후 친목을 다지는 모임은 이미 흔하다. 뒤풀이라는 명목 아래 재회 후 같은 지역을 담당하다보니 정보를 공유하고 인맥을 쌓고 노하우를 알려주며 부쩍 모임이 잦아지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모이는 이들 간 회사가 다르고 실제 경쟁업체다 보니 모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엔 장애물이 많다고 했다.

모임의 순기능과는 달리 경쟁업체 직원들과의 만남에 대한 시선들이 곱지 않다. 회사 험담이나 내부 기밀을 유출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업계 사모임에 몇 번 참여한 바 있는 A 씨는 “여행업계가 파이는 작은데 업체는 많다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또 일 좀 한다고 소문난 인재들은 암암리에 이러한 모임에서 스카웃 제의를 하는 일이 빈번하다보니 회사에서는 사내 동호회나 동기 모임이 아닌 업계 종사자들 간의 잦은 만남을 껄끄러워 한다”며 “회사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나 내부 이야기가 바깥에서 들리면 가장 먼저 의심 받는 직원은 외부와의 접촉이 잦은 쪽이다. 굳이 의심 받고 미운 털 박혀가면서까지 사모임에 참석하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무적으로 만난 후 친목모임으로 선회하기 가장 쉬운 케이스가 팸투어라면 업무상 모임으로 성격이 유지되는 것은 지역 연합 상품 판매 모임이다. 항공사, 연합간사와 판매 여행사 실무진들이 주축이 되는 동 모임은 사실상 사모임으로 규정을 짓긴 어렵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연합 상품 판매 모임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사모임을 형성하기도 한다는 것.

같은 지역 판매를 넘어 동일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관심사는 이미 주어진 셈이다. 그러나 동 모임이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점에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B 여행사 실무진은 “호형호제할 만큼 막역한 사이를 자랑하던 지인이 있었다. 나와 그 직원을 포함해 몇 몇이 사모임은 아니었지만 자주 만나 업무 얘기, 사적인 얘기 등을 나눴다. 당시에는 회사 동기나 집사람보다 더 자주 함께 밥을 먹을 만큼 만남이 잦았다”며 “그러나 연합상품을 함께 판매하다보니 업무적으로 부딪히게 되더라. 연합 상품의 독이 판매 부진을 다른 여행사에 전가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 결국에는 회사 대 회사, 실무진 대 실무진으로 관계가 끝나게 되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얘기했다.

이밖에 업계 종사자들의 빈번한 이직도 사모임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직 후 소위 잠수를 탄다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내 동호회 운영&지원 손에 꼽아”

사내 동호회 운영은 건강한 회사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는 정부 및 관련 유관기관, 산업 연구기관 등의 다양한 보고서는 이미 차고도 넘친다. 그러나 여행업계는 사내 동호회 지원 및 운영에 무관심하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함께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을 뜻하는 동호회의 사내 운영은 기업의 직원 복지 중 하나지만 이를 운영하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국내 주요 여행사 11곳의 사내 동호회 운영 및 지원과 관련한 취재를 요청한 결과 단 3곳(△내일투어 △모두투어 △하나투어·여행사명 순)만이 취재에 응했다.

△내일투어의 봉사동아리 <내일봉사단>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운영해 현재 40명의 내일투어 봉사단이 활동하고 있다. 내일투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매년 최소 4회 이상의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내일봉사단은 다문화 가족 후원, 청년 여행 후원, 소외계층 후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외계층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노는 소풍 콘셉트의 봉사활동을 지향하자는 것이 내일봉사단의 취지다.

내일봉사단 단원은 “봉사활동으로 인한 힐링과 봉사단원끼리의 유대관계 강화로 건강한 직장 생활을 도모함은 물론 동료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 더욱 즐겁고 보람된다. 매달 소외계층의 아이들을 만나 행복한 나들이를 이어가고 있다.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고 시작했지만 도리어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배우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두투어는 1991년에 창설된 모두투어 축구 동아리 FC. MODE를 시작으로 동아리 모임이 활성화됐다. 사내 건전한 여가문화 조성 및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 향상으로 직원 개개인은 물론 회사 차원의 화합과 발전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사측은 동아리 활동을 지원 및 관리하고 있다.

동호회 지원은 공식동호회로 등록된 동호회에 한해 전년도 활동실적과 활동계획에 따라 회사차원에서 지원한다. 2016년 현재 모두투어 사내 동호회는 취미동호회 10개, 학습동호회 3개가 공식 동호회로 등록돼 활동 중이다. 비공식 동호회와 공채 기수에 따른 공채 동기 모임 등 정규 모임의 성격이 아닌 사모임 또한 활발히 운영 중이다.

모두투어의 사내 동호회 시초인 ‘FC. MODE’는 현재 류상우 과장을 대표로 두고 55명의 모두투어 직원들이 속해있는 체육 동호회다. 이들은 직장인 축구대회에 참석하거나 대외 친선 경기에 나가 두각을 뽐내고 있다.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사내 동호회는 ‘와인여행’. 무려 65명의 모두투어 직원들이 회원으로 등록된 ‘와인여행’은 와인에 대한 기초 상식을 공유하고 직원 간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 문화 교류 및 일본 상품을 답사하는 ‘나떠일’, 사이클 동호회 ‘모두라이더스’, 야구 동호회 ‘모두투어스’와 ‘모두투어히어로즈(부산)’ 등 체육 및 취미 동호회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 스터디 모임인 ‘M모비스’와 모두웨어 시스템 개발 도구인 SQL 작성 기술을 교류하는 ‘SQLCLUB’ 등의 학습동호회도 2개 운영 중이다.

가장 많은 사내 동호회를 운영 중인 △하나투어는 현재 공식 소모임만 20개 정도다. 하나투어는 소모임들에 기본 월 단위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연간 6개월 이상 지속 활동한 소모임엔 연 1회 연간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며 소모임이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각 소모임은 공통적으로 해당 테마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하나투어 직원이라면 전문 지식 또는 실력과 무관하게 가입이 가능하다.

‘디카프리오’는 사진 동호회로 월 평균 1회 국내 출사, 연 1회 해외출사를 진행한다. 지난 2014년 재기에 성공한 소모임으로 회사 창립기념일에 기념 사진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나투어밴드’는 연 1회 정기공연을 갖는 밴드 동호회로 ‘2016 하나티켓 뮤직 페스티벌’ 공연과 홍대 클럽 게스트 공연 등에서 실력을 뽐낸 바 있다. 주 1회 연습실을 대여해 합주를 진행하기도 하며 다양한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하나 FC’는 2012년 ‘제17회 청주대회’ 3위 입상경력이 있는 하나투어 축구 소모임이다. 월 1~2회 풋살 또는 축구 게임을 진행하며 전국여행인 축구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하나독’은 월 1회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애견 동호회 겸 봉사 동호회 성격을 띤다. 사내 게시판 공지를 통해 비회원도 참가신청이 가능하며 봉사 외에도 후원, 입양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하나투어 야구 동호회 ‘하나나인스’, ‘하나마린스(영남지역)’와 농구 동호회 ‘하나웨이버스’, 등산 소모임 ‘산들바람’, ‘여정(호남지역)’ 등 다수의 체육 동호회와 종교 동호회 ‘신우회’, 독서&문학 동호회 ‘스토리바다’ 등의 소모임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