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55호]2016-09-30 09:49

[칼럼]박종필 PAA그룹 회장



“서비스는 어머니의 사랑이다”
 
 
‘서비스’라는 단어의 의미는 ‘보수를 바라지 않고 남에게 봉사(奉仕)한다’는 것이다.

보수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남에게 봉사를 한다니. 듣기만 해도 마음 푸근해지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보수도 바라지 않고 이해도 구하지 않으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하는 사람, ‘서비스’와 ‘봉사’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사람, 과연 누굴까?

그렇다. 바로 어머니다. 어머니의 사랑처럼 한없이 너그럽고 자상하고 끊임없는, 서비스의 근원적 본질은 바로 어머니처럼 그렇게 따뜻하고 포근하며 무조건적이어야 한다.

과거 내 친구의 아내가 싱가포르에 있는 어느 병원에서 출산을 했을 때 일이다. 그의 아내는 밤새도록 극심한 산고를 치르고 새벽녘에야 분만을 했는데 그것을 지켜보던 내 친구는 너무 긴장한 탓에 두통 증세가 생기고 말았다.

그래서 간호사 한 명에게 진통제를 부탁했는데 간호사가 방긋 웃더니 진통제는 함부로 처방할 수 없는 것이니 대신 목을 안마해드리겠다고 하더란다. 과장인지 정말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그 간호사의 안마를 받고나서 내 친구는 씻은 듯이 두통이 나아졌다.

엄밀히 따져보면 내 친구는 그 병원의 환자도 아니고 서비스를 받을 권리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간호사는 기꺼이 자신의 고객이 아닌 고객의 가족에게까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사랑을 보여준 것이다.

어머니와 같은 사랑으로 훌륭한 고객서비스를 해준 그 간호사는 알고 보니 병원에서 수여하는 서비스상을 수상했던 간호사였다고 한다. 훌륭한 고객서비스는 ‘넓은 아량으로, 진실하게, 고객의 관점이 돼서 바라보기’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 사례다.

필자가 이 세상에 태어나 서비스라는 개념도 모르면서 맨 처음 서비스의 크나큰 혜택을 입은 건 바로 우리 어머니에게서 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내가 기쁜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었지만 슬픈 일을 당했을 때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가까이 계시지 않아도 항상 내 울타리와 지지대가 돼 주시는 분이며 세상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한다해도 유일하게 나를 감싸고 보듬어 주실 분이고 반대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칭찬을 한 대도 나의 부족하고 미비한 점을 들어 따끔하고 정확하게 지적해주실 단 한 분이시다.

그런 까닭에 사업을 하면서 어렵고 힘들었을 때나 가끔 까다로운 고객을 대할 때마다 나는 서비스의 모델로 어머님을 떠올린다. 어머님이 자식을 바라보는 눈빛과 마음이라면 이런 때 어떻게 행동하고 말씀하셨을까?

고객은 서비스 제공자를 믿기 때문에 일련의 ‘기대치’를 머릿속에 정해놓고 그에 합당하는 신뢰의 대가를 기대한다. 이에 서비스 제공자는 더 크고 만족스러운 서비스로 보답해야 된다.
 
*본 칼럼은 2008년 발간된 박종필 대표이사의 저서, “서비스 세상을 바꾼다”의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
 
 
who?
충남 보령의 한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는 동안 항해사가 돼 원양어선을 타고 망망대해를 누비고 다니는 것이 꿈이었다. 우연히 미국 노스웨스트항공사 공채모집에 응시하고 합격한 것이 계기가 돼 하늘의 사나이로 살고 있다. PAA의 대표이사로 현재 전 세계 유명 외국항공사의 한국 마케팅, 판매, 영업 등을 총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