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57호]2016-10-17 09:24

[칼럼] 김종덕 (주)여행발전소 대표
“아직도 한글95로 작업하십니까?”
달라진 시장 환경, 여행사와 직원 정의 변해야

 
 
요사이 필자는 줄곧 많은 생각을 한다. 문득문득 짧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고 한 번 생각에 빠지면 여러 가지의 질문이 꼬리를 물고 계속돼 답답하다. 도무지 답 없고 멈출 수 없는 생각의 중심은 늘 한 문장으로부터 출발한다.
“여행업을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혹은 “여행사 직원의 기준을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이다.

이 질문들은 어쩌면 여행업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 같으면서도 떡 하니 답을 내놓자니 쉽게 설명할 자신이 없는 요상한 질문이기도 하다. 몇 번이나 원고를 고쳐도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질문의 답이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시장이 너무도 변했기 때문이다.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여행업은 무형의 여행원가 정보에 마진 그리고 경험을 접목해 판매가라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업종이다. 그간의 개념을 활용한다면 여행업은 ‘가진 자원이 없고’ ‘대신하는’ 업이라는 답을 유추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여행에 대해, 원가와 적절한 업체를 매칭한 뒤 수익이 발생할까를 연구하는 업종으로 끊임없는 원가관리 및 원가업체의 관리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무형의 정보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유형화 시키는 작업이 동반하기에 문서편집 및 다양한 프로그램의 활용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할까?

필자가 여행업에 입문한 때가 1992년이다. 돌이켜보면 벌써 24년 전의 일이다. 여행사 업무의 기초였던 항공과 수배를 시작으로 한 동안은 상품 기획, 출장, 영업 관리, 경영 등 여행업 실무를 하나씩 익히며 앞만 보고 달렸다. 하루하루 신명나게 일하고 그만큼 치열하게 경쟁했으며 중후반에는 인터넷(바꿔 말하면 온라인의 강세) 이전과 이후의 여행시장을 고스란히 몸으로 체득하며 오늘에 이르게 됐다.

채널 보다는 사람 위주의 영업과 마케팅이 전부였던 과거에 비해 온라인과 모바일의 발달로 사람보다는 시스템 중심의 전략이 필요한 현 여행시장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본연의 업무는 변하지 않겠지만 앞으로도 여행사는 소비자 그리고 시대적 흐름과 함께 크고 작은 변화와 개편을 맞을 것이다.

당연히 외부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여러 위기요인 속에서 여행업의 정의와 여행사 직원의 업무 영역 또한 고정돼 있지 않고 다른 개념으로 진화할 것이다. 랜드사가 기획한 상품을 판매하고 본인도 경험하지 못한 목적지를 고객에게 전화로 상담하는 일은 계속될 수 없다.

이제 사람들은 여행사의 수준을 한 장의 여행 일정표로 평가하고 있다. 일정표 혹은 메일 한 통으로 여행사의 경력과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한글95버전’으로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이길 수 없다. 물론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who?
김종덕(jdkim100@naver.com )
여행발전소(주) 대표이사로 경기대학교에서 관광경영 석사를 마쳤다. 현재는 여행사 직원용, 여행실무/원가정보 공유 랜드피닷컴(www.landfee.com)과 단체블럭좌석/지역별 지상비 공유 GV10(www.GV10.com) 사이트를 운영하며 여행업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전 을지대학교, 청강문화산업대 겸임교수 또한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