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68호]2017-01-06 14:04

[2017 신년 심층기획 1] 동영상 플랫폼의 성장, 불붙는 영상 마케팅
대표적 경험재 여행상품 홍보는 영상이 적격?
여행업계를 휩쓰는 동영상 마케팅의 허와 실


 
 
스마트폰의 발달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다양한 변화 속 영상매체에 대한 접근성 확대와 대중화는 돋보이는 특징이다. 이는 단순히 영상을 소비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작, 배포하는 제작자에도 해당된다. 과거 TV에 갇혀있던 영상매체는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게 됐으며 카메라 기능과 영상편집 앱을 갖춘 스마트폰 하나면 촬영부터 편집, 배포까지 누구나 가능한 일이 됐다.

영상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주목을 받은 것은 다름 아닌 동영상 플랫폼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유튜브’. 이미 수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1인 미디어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아프리카TV, 네이버TV캐스트 등 기업형 영상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영상 콘텐츠가 더욱 다양해지고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 또한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제작과 소비, 모든 면에서 장벽이 낮아진 영상매체는 최근 가장 가성비 높은 홍보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경험재인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업계에서 그 열풍이 뚜렷하다. 글과 사진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여행상품을 영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이에 여행업계 대세 마케팅으로 떠오른 영상 마케팅을 소개하고 분석해보고자 한다.
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여행업계를 강타한 영상마케팅?”
여행업계가 영상마케팅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경험재인 여행상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행상품은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 미리 사용해볼 수도 없거니와 내·외부 변수에 의해 만족도가 크게 좌우되는 만큼 상품을 결정하는 기준은 결국 가격이나 브랜드 등에 국한된다. 따라서 인지도가 낮은 여행사나 가격이 비싼 여행상품일수록 홍보와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 글과 사진, 담당자의 상담만으로는 여행상품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영상마케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이용한 홍보 및 판촉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유튜브에 올라간 마케팅 영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주요 SNS채널과도 연동 및 공유할 수 있으면서 일부 여행업체에서는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투어의 ‘스티커’, 노랑풍선의 ‘노랑TV’, 단품전문여행사 투어퍼즐의 ‘퍼즐TV’, 내일투어 등은 자체제작 영상을 통해 자사의 상품 및 여행목적지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다. 잘 만든 여행영상은 생소한 신규목적지나 오해가 있는 특수목적지를 알리고 홍보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낸다. 몇 년 동안 비슷한 이미지로 매력을 잃은 목적지도 기발한 내용의 영상으로 가치를 재평가 받기도 한다.

여행업계에서는 자체영상을 제작하는 방법 외에도 인기 유튜버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영상을 기획하거나 여행영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여행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관광청은 목적지 및 테마홍보를 위해 콜라보레이션 영상 마케팅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스위스정부관광청은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롱보더 고효주 씨와 취리히 배경의 롱보딩 영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홍콩관광청은 페이스북 인기 여행페이지 ‘여행에미치다’와 함께 ‘세 훈남의 다이나믹한 홍콩여행’ 영상을 제작해 젊은 구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관광청 외에도 △로얄캐리비안크루즈는 젊은층에게 크루즈는 무조건 럭셔리하고 비싸기만한 여행이라는 편견을 깨트리고자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인 ‘피키캐스트’와 함께 크루즈 여정을 담은 영상을 제작한 바 있다. △진에어는 여행 콘텐츠 채널 딩고트래블과 라오스 여행영상을 제작해 자사의 라오스 노선과 지역을 홍보했다.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왕홍(인터넷 스타)들이 중국의 여행박람회에서 개인 방송을 통해 부스를 홍보하고 있다.

물론 편리한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마케팅에 대한 가성비가 높아지긴 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한 여행사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 영상 및 콘텐츠 플랫폼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지만 비싼 광고료에 비해 효과는 확실치 않아서 투자하는 것이 망설여진다. 주요 구독층이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10~20대인 탓에 해당 콘텐츠에 투자를 하더라도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사 티켓 판매 전문여행사 담당자는 “사실 영상을 만들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배포할만한 채널이 없다. 자사도 자체 제작한 영상을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올리고는 있지만 페이지 자체가 인기가 없어서 큰 효과가 없다. 차라리 구독자 수가 많은 젊은 유투버들을 협찬해주고 로고를 노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노출되는 것이 판매전환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구독자가 10대 혹은 20대 초반이기 때문”이라고 현 시점에서 영상마케팅의 한계를 언급했다.
 
 
 
 
“떠나게 만드는 여행영상의 비밀”
여행영상이 소비자로부터 여행상품을 구매하게 만들거나 동기를 심어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여행과 영상의 궁합이 탁월하다는 측면에서는 부정할 수 없다. 서로 아이템과 홍보수단으로서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기 때문. 따라서 여행업계의 영상마케팅은 물론 여행에 관한 영상콘텐츠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머러스한 여행 영상으로 인기를 끄는 '여행에미치다'의 유튜브 채널.


세친구들의 개성 넘치는 여행을 훔쳐볼 수 있는 '세친구여행'.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여행 영상 채널 중에서도 ‘딩고트래블(Dingo Travel)’, ‘여행에미치다’, ‘세친구여행’은 탄탄한 구독자 층과 톡톡 튀는 콘텐츠 기획력, 뚜렷한 캐릭터로 항공사, 관광청 등과 협업하며 영향력 있는 여행채널로 성장한 곳들이다.

△딩고트래블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소 딩고의 여행전문 채널로 2016년 12월 28일 기준 총 361개의 동영상과 38,163명의 구독자 수를 보유했다. ‘10가지 추천 콘텐츠’, ‘여행 팁 콘텐츠’ 등 주로 실질적인 여행정보들을 영상으로 상세히 안내하고 현지 쇼핑리스트, 꼭 맛봐야 하는 음식리스트 등 개별여행객들을 위한 필수 정보들을 공유한다.

특히 ‘여행지 사진 찍는 법’, ‘일본 편의점에서 사와야 할 신상 아이템’ 같은 일반적인 정보 외에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말도 안 되는 캐리어’, ‘인천공항에서 시간 단축하는 법’, ‘친구랑 요즘 핫한 여행영상 찍는 법’처럼 여행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및 정보들을 영상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는 소근커플의 홍콩여행 영상.

△여행에 미치다는 최근 10대와 20대가 가장 열광하는 페이스북 여행 채널로 페이스북 구독자 수만 1,392,943명에 달한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현재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포스트도 운영 중이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아직 1,971명에 불과하지만 여행에미치다의 영상은 페이스북에서도 공유된다는 점에서 큰 문제는 아니다.

여행에 미치다의 콘텐츠는 10대와 20대를 타깃한다는 점에서 보다 가볍고 유머러스한 내용의 영상이 많다. ‘훈남 체대생들의 여행’, ‘여고생끼리 떠난 일본여행’ 등 주요 구독자 층과 비슷한 또래의 잘생기고 예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영상이 주로 인기가 높다.

△세친구여행은 유투버들이 직접 하나의 캐릭터가 돼 인기를 끌게 된 경우다. 함께 여행을 다니는 세 친구들의 끈끈한 우정과 남자 셋의 다이내믹한 여행기가 어우러져 남·녀 모두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미 다른 콘텐츠들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 유튜버들의 여행영상이나 짧고 빠른 호흡의 여행 하이라이트 영상 등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다. 데이트영상으로 인기가 많은 ‘소근커플(소영, 근명 커플)’은 자신들의 홍콩여행을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 442,345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홍콩을 커플여행지로 알리는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로 잘 알려진 유튜버 조쉬 또한 여행 전문 유튜버가 아님에도 ‘영국남자의 유럽 여행 팁’, ‘미국 로드트립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여행정보를 전한 것은 물론 매우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로드트립 시리즈는 52만에서 67만 사이의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유럽여행 팁에 대한 영상은 약 44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