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68호]2017-01-06 14:28

[2017 신년 심층기획 2] 여행업계 신기술 열전





“공항·여행사 직원·현지 가이드 없는 세상” 
 
AR, VR로 생생한 현지 영상 및 가상현실 미리 체험
 
 


AI(인공지능)로 대변되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은 결국 인간의 노동력을 로봇이 대신하고 그로 인해 수 천, 수 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다소 우울한 모습이다. 1차 혁명에서 2차 혁명 그리고 3차 혁명이 어느 정도의 시간과 준비 단계가 보장됐다면 4차 혁명은 이 모든 절차를 파괴하고 제멋대로라는 특징이 있다.



영화나 소설로만 접했던 최첨단 기술과 인공지능의 등장은 현 인류의 삶을 최대한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회인 동시에 기술을 점령한 소수 집단으로 인한 빈부 차와 세대 간 갈등 그리고 전반적인 사회 구조와 시스템의 개선이라는 위험성도 포함하고 있다.



여행, 항공 업계는 어떨까?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종이항공권이 존재했으며, 그 10년 전에는 회계 장부를 수기로 작성하며 오롯이 발품을 팔았던 사람들 말이다. 전화가 아닌 채팅 로봇이 상담을 받고 고도화된 기술로 공항 체크인이 단 5분 만에 종료되며 모바일 한 대면 가이드 및 통역이 필요 없는 미래 여행시장. 여행사와 업계 종사자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신년을 맞아 이미 상당히 진보한 기술력과 기능으로 한 걸음 먼저 달려가는 업체들을 조사해봤다. 챗봇 서비스를 도입한 카약과는 실제 1대1 대화를 나눴고 증강현실을 통해 고객들을 유도하고 있는 항공 및 관광청의 마케팅 사례도 함께 정리했다.
사진출처=아시아나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루프트한자독일항공, 카약, 인터파크투어, 뉴질랜드관광청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4차 산업 혁명 앞둔 여행업계, 신기술 속속 도입

이용자들과 실시간 소통 가능한 챗봇 서비스 인기
 
 

1. 챗봇(Chat Bot)은 채팅과 로봇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채팅로봇을 뜻한다. 지도, 쇼핑, 금융 등 관련 정보 서비스들이 챗봇 안으로 흡수돼 앱이나 웹에 별도로 접속하지 않고도 이를 통해 쌍방향 소통으로 문제가 해결된다.

 

카약 챗봇과의 1:1 채팅. 일본행 항공을 물었더니 친절하고 구체적인 답을 제시했다.

 

△‘카약 봇 (KAYAK bot)’


여행 검색 엔진 카약(KAYAK)은 지난해 10월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한 챗봇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들은 카약 봇을 통해 여행 검색을 비롯한 일반적인 계획, 예약, 여정 관리 등을 보다 쉽고 간편하게 마칠 수 있다.


카약 봇은 예산에 맞는 여행지 추천, 최적의 여행 시기 제안, 여행 일정 관련 업데이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너지를 높인다. 한 곳에서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도록 예약 절차 또한 메신저를 통해 시작할 수 있다. 카약 봇은 혁신성을 최우선적 가치로 꼽는 카약의 미주 애플리케이션 론칭의 일환으로 도입됐으며 무엇보다 한국어 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개인 및 단체 이용자들의 여행 일정 검색을 돕는 ‘KAYAK for Slack’ 및 KAYAK의 종합적인 검색결과를 바탕으로 여행 관련 모든 질문에 응대하는 ‘Amazon Alexa 봇’ 등이 서비스 된다.


카약 한국시장 담당 이수경 이사는 “메신저 봇은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신기술로써, 카약의 IT 기술자들 또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이용자들이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과정을 보다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카약 봇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https://www.kayak.co.kr/messenge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대화를 나눠봤다. 사용 방법은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새 메시지를 열고 수신자(To)에 KAYAK을 입력하는 것. 처음에는 전체 페이스북 창에서 메신저를 클릭한 탓에 잠시 오류가 났다. (KAYAK 페이지에서 메시지를 눌러야 한다.)


작은 채팅 창에 ‘내일 출발 일본 항공권’을 입력했더니 곧바로 ‘출발지로는 도시명 또는 공항을 입력해주세요.’가 뜬다. 인천이라고 답했더니 ‘어디에 가고 싶으세요?’라고 연달아 묻는다. 다시 도쿄를 입력했다. 이내 ‘감사합니다. 언제 인천에 돌아오길 원하세요?’가 뜨고 1월 10일을 치자 ‘감사합니다. 12/29 출발하여 1/10 돌아오는 인천, 대한민국발 도쿄, 일본행 항공권을 찾는 중이에요’, ‘원하시는 일정에 맞는 총 798개의 항공편을 찾았습니다. 가는 항공편을 한 번 확인해보세요’라고 답했다.


이후에는 보딩패스 모양의 항공사별 가격이 제시됐다. 클릭하면서 조건에 맞는 항공권을 선택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그러니까 목적지 선정부터 조건에 맞는 항공권 검색과 가격 노출이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마무리 된 셈이다. 여행사 혹은 플랫폼 홈페이지에 들어가 출발일, 출발장소, 도착장소, 직항, 경유 등 갖은 조건을 입력(혹은 클릭) 한 뒤 한 화면에 제시되는 항공 정보를 기다리는 수고로움에 비하면 너무나 간편했다. 더욱이 한국말로 소통이 가능하고 사람보다 친절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카약 계정이 있는 회원들은 카약의 무료 여행 도우미, ‘Trips’ 설정 페이지에서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해 더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다. 탑승구 변경, 항공편 지연, 체크인 알리미 등 여행 관련 변동사항을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다. 우선 채팅 창에 정보가 한 번 제시되면 다시 새로운 정보를 요청할 때 로딩 시간이 길어졌다. 한 개 목적지가 아닌 두 개 이상의 목적지를 연달아 검색해도 묵묵부답이었다. 일례로 홍콩-발리를 함께 입력하자 대답을 못했다. 다시 홍콩을 치자 이내 같은 프로세스의 답이 나왔다.
 
 

루프트한자의 마일드레드는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의 서비스이다.


△루프트한자 ‘마일드레드(Mildred)’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은 챗봇 서비스 ‘마일드레드’의 베타 파일럿 버전을 지난 연말 공개했다. 마일드레드는 서비스 명칭이자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아바타의 이름으로 동그란 안경과 분홍색 머리색을 한 친근한 모습을 하고 있다.


마일드레드 또한 카약 봇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 서비스이다. 최저 항공료 정보를 대화식 인터페이스로 제공해 사용자 편의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간단한 구문으로 행선지를 설정하면 가장 근접한 공항을 확인한 뒤 루프트한자 최저가 항공편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프로세스다. 공항 정보와 구글 지오로케이션(Geolocation)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공항 코드명, 공항 소재 도시명, 주요 관광지 등을 인식해 정보를 처리한다. 초기 검색 내용은 24시간 동안 저장돼 추후 더욱 편리하게 마일드레드와 대화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9개월 이내의 가격 정보와 예약 사이트 바로 가기 링크가 제공되나 좌석 클래스 혹은 여행 일정이 확정된 사용자의 경우 더욱 자세한 검색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마일드레드의 베타 서비스는 안드로이드와 iOS 버전을 모두 지원하며 현재는 아쉽게도 영어와 독일어로만 서비스 된다. 페이스북 검색창에 (Lufthansa Best Price), PC에서는 홈페이지(mildred.lh.com)를 검색하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실제 루프트한자는 마일드레드 외에도 혁신적인 항공사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여행지 기내 서비스 등을 360 VR콘텐츠로 제공한 초기 항공사 중 하나로 현재 가장 많은 VR 비디오 조회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항공사 최초로 비행 중 라이브 컨퍼런스인 ‘플라잉랩’을 성공시켰으며 전자태그 실시간 수하물 위치 추적 서비스, 개인 휴대 기기에서 기내지, 잡지, 신문을 이용할 수 있는 e-저널 서비스, 온라인/모바일 탑승권을 활용한 퀵 보딩 기기 등 항공 업계의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인터파크투어는 최근 여행톡집사를 출시하고 고객채팅 컨시어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생생한 정보 및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특징이다.


△ 인터파크투어 ‘여행톡집사’


국내 여행사 가운데는 인터파크투어가 성과를 내고 있다. 인터파크투어는 지난 해 12월 해외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신개념 여행 컨시어지 서비스, ‘여행톡집사’를 출시했다. 여행톡집사는 실시간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출국부터 귀국까지 여행 중 생생한 관광정보는 물론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한다.


여행톡집사는 현지전문가와 인터파크투어 관리자, 같은 곳을 여행하는 자유여행자들과 365일 24시간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다. 현지전문가는 현지 날씨, 교통, 관광, 쇼핑, 음식점 추천 등 여행객의 질문에 적절한 정보를 찾아 현지에 있는 친구가 소개하듯 친근하게 알려준다. 또한 여행객의 상황에 알맞은 정보를 즉시 제공해 돌발상황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가령 “지금 세일하는 아울렛은 어디인가요?”내지는 “현지 음식이 입에 안 맞아요, 한국인을 위한 음식점을 알고싶어요” 등을 문의하면 현지 전문가 및 인터파크투어 관리자가 적시에 가이드를 제시한다. 길을 잃어버렸을 때 도시 여행톡방에 내 위치 전송을 하면 바로 최적의 길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


특히 여행톡집사는 같은 곳을 여행하는 자유여행자들간의 커뮤니티 공간도 제공한다. 이 곳에서는 실제 여행을 하고 있는 여행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전하는 현실적인 정보가 공유된다. 실시간으로 의견 교류가 가능해 최신 정보를 얻기에도 용이하며 인터파크투어 예약정보가 있는 회원만 참여가능 하기 때문에 신뢰성 또한 확보했다.


이용방법은 먼저 인터파크투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후 여행톡집사 도시별 여행톡방으로 접속하면 된다. 항공을 비롯해 해외호텔, 항공+호텔, 자유여행 상품을 예약한 고객에 한해 출국일부터 귀국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방콕, 싱가포르, 파리 등 자유여행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11개 도시에서 먼저 오픈했으며 점차 전 세계 주요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 증강현실(AR : Augmented Reality)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보급과 함께 증강현실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활용되며 소비 성향을 비롯해 생활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현실세계에 실시간으로 부가정보를 갖는 가상세계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탓에 혼합현실(Mixed Reality, MR)이라고도 한다.
 

지난해 포켓몬 출몰지역으로 인기를 끈 뉴질랜드.

 


△뉴질랜드 AR게임 ‘포켓몬’ 출몰지 소개


지난해 여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증강현실 기반 게임인 ‘포켓몬 GO’다. 당시 포켓몬 열풍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마니아 층이 생겨날 정도로 전 세계가 특수를 누렸다. 한국 또한 이러한 고객들을 유치하려는 마케팅 전략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당시 뉴질랜드관광청은 포켓몬 마스터를 꿈꾸는 여행자들에게 바캉스 시즌과 여름 방학을 맞아 대자연의 나라 뉴질랜드로 떠나볼 것을 추천했다. 뉴질랜드 곳곳에서 포켓몬이 자주 출몰했기 때문. 피카츄가 숨어있는 ‘호비튼(Hobbiton)’, 바다 포켓몬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커시드럴 코브(Cathedral Cove)’ 수 없이 많은 포켓몬의 은신처로 거론된 남섬의 아벨태즈먼 국립공원(Abel Tasman National Park) 등이 사냥 최적지로 인기를 끌며 한동안 SNS를 뜨겁게 달궜다.
 


△에미레이트, 증강현실 어메니티 키트 론칭


에미레이트항공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한 최첨단 인터랙티브(interactive) 어메니티 키트를 선보였다. 탑승객들은 에미레이트항공의 어메니티 키트를 모바일 앱에 스캔한 뒤 개인 모바일 기기를 통해 증강현실 및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실감나는 오디오 및 비주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본 콘텐츠에는 승객들의 편안하고 즐거운 비행을 위한 건강 팁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새롭게 출시된 이코노미 클래스 어메니티 키트는 6개 대륙의 취항지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극동 아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 각 지역 고유의 색깔과 문양을 형상화 한 디자인으로 제작돼 각 노선마다 다른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본 키트는 방수 재질로 구성돼 비행 이후에도 다양한 용도로 지속 사용할 수 있다. 안대와 귀마개, 칫솔, 치약 및 양말 등 기본적인 내용도 충실하다.


 
3. VR(Virtual Reality)은 AR과 달리 완전한 가상 세계를 뜻한다. 특히 VR영상은 기존 평면 영상과 달리 재생 도중 시청자가 영상을 상하좌우, 360° 돌려볼 수 있어 현장감을 극대화 한다. 게임, 여행지, 액티비티 등의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LG전자와 제휴를 맺고 360도 로마 VR영상을 선보였다.

 


△아시아나 로마360 VR 영상 선봬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여름 LG전자와 제휴를 맺고 360° VR 영상 ‘오즈, 로마를 보여줘’를 LG전자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제공했다. 일반인들이 보고 싶은 로마 모습에 대한 사연을 받아 아시아나가 제작한 ‘오즈, 로마를 보여줘’는 360° VR 영상 콘텐츠로 실제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어 생동감이 극대화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시아나에 따르면 ‘오즈, 로마를 보여줘’는 로마 현장에 직접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총 조회수 833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라스베이거스, 디지털 마케팅 강화



미 라스베이거스관광청은 지난해 상당히 독특한 마케팅으로 여행지 매력을 뽐낸 바 있다. 일례로 관광청은 지난 2016년 3월 베를린국제관광박람회에서 ‘베이거스 VR’ 캠페인을 론칭했다. 동 캠페인은 가상으로 라스베이거스를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체험 모바일 앱이다. 가상 속 헬리콥터를 타고 화려한 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립과 웅장한 그랜드 캐니언 및 레드록 캐니언 등의 인근 주변 관광지를 체험할 수 있다.


‘베이거스 VR’은 24개의 콘텐츠가 제작돼 있으며 관광청은 더 많은 영상 콘텐츠를 확보해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VR 기기가 없더라도 PC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동 콘텐츠를 360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영상은 첫 방문, 음식, 체험 등 주제별로 세분화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