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86호]2017-06-02 10:20

2017 연간 캠페인 “K스마일”로 관광대국을!-5

 

“세계인을 연결해주는 열쇠는 진심어린 친절이 아닐까요”
 
(주)여행정보신문과 (재)한국방문위원회는 외래 관광객 2,000만 조기 달성 및 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목표로 2017년 한 해 동안 ‘다시 찾고 싶은 한국’ 공동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한국방문위의 다양한 사업 소개는 물론 앞으로의 도약을 위한 전략을 업계와 함께 고민하고 해외 선진 사례 등을 공유합니다. 이와 함께 교통, 식당, 쇼핑몰, 관광안내소 등 현장에서 일하는 우수 종사자 및 미소국가대표들을 직접 만나 가장 실질적인 목소리도 담겠습니다.

6월에는 서울시 움직이는 관광안내소의 고빛나 관광통역안내원과 코레일 관광열차 김수정 승무원의 현장에서 외국관광객에게 친절 서비스를 베풀어 친구가 되게 하는 등 한국관광 이미지를 크게 부각시키는데 앞장 선 사례를 소개합니다.

연간 캠페인 관련 기사는 월 1회 연재합니다.
취재 협조 및 문의=한국방문위원회(http://vkc.or.kr)
 
 


동남아, 대만 개별관광객들 대다수가 비슷한 연령

‘친절’이 ‘친구’가 되어 돌아오는 순간 많아
 
 
고빛나
서울시 움직이는 관광안내소
관광통역안내원
 
움직이는 관광안내소에 근무하는 관광통역안내원은 관광지에서 외국관광객에게 길 안내나 관광정보를 통역해주는 일을 한다. 늘 외부 근무인 업무의 특성상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고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지만, 외국관광객들의 환한 미소 하나면 피곤함 대신 뿌듯함이 밀려오는 것이 내 직업의 매력이다.

여러 관광객들의 문의를 듣고 도움을 주다보면 비슷한 연배의 외국관광객일수록 친구처럼 다가가기도 쉽고 공감대가 쉽게 형성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요즘은 중국관광객 대신 히잡을 쓴 젊은 무슬림 여성들이나 일본관광객들이 많은데, 개별적으로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의 경우 내 또래의 여성들이 특히 많은 편인 것 같다. 그래서 때론 나도 그들과 친구처럼 대하며 고충을 더 귀담아들으려고 노력한다. 지난 해 나에게 급하게 도움을 요청한 대만인 관광객 2명의 사례도 그러했다.

지난 해 10월의 어느 가을 밤, 연장 근무에 돌입하여 야간 근무를 하던 중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외국인 여성 관광객 두 명이 우리에게 다가와 휴대폰을 택시 안에서 잃어버렸는데 찾아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택시비를 현금으로 결제해 그 택시를 추적하기란 어려워 보였지만 혹시 하는 마음에 인근 경찰서와 관광경찰대,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분실물 센터 등 여러 곳에 수소문해보았다. 예상대로 분실 접수된 휴대폰은 없었다. 그 대만관광객들은 한국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찾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반 포기 상태였다. 그 모습을 보자 괜히 미안하고 창피한 기분이 들어 더욱 찾아주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
 

그러던 중 그 휴대폰이 해외 유명회사에서 만든 기종으로, 자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분실 신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문득 생각났다. PC로 해당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해 휴대폰과 동일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분실 신고가 되고, 습득자에게 특정 번호로 연락을 해달라는 요청을 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휴대폰 분실 등록을 하고 나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택시기사 분이 우리가 보낸 번호로 연락이 왔다. 택시 기사님은 지금 업무 중이니 내일 관광객들이 있는 곳 근처로 와서 휴대폰을 가져다주겠다고 했다. 다음 날 그 대만관광객들에게 문자가 왔다. 휴대폰을 무사히 찾았으며 자신들을 위해 이런 노력을 해주어 너무 감사하다고.

나는 관광객들이 처한 모든 어려움을 모두 해결해주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작은 관심과 친절로 그들을 돕고자하면 그것은 내 생각보다 큰 영향으로 상대방에게 작용한다는 걸 이 일을 하면서 매일 같이 깨닫고 있다. 대만관광객들의 경우도 스마트기기에 관심이 많은 비슷한 세대였기에 발 빠르게 찾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나와 대만관광객 모두 운이 좋은 경우였다.

2016년부터 2018년은 ‘한국 방문의 해’다. 그리고 내년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관광객들이 집중되는 시즌에는 나와 같은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역량이 더욱 많이 요구되어진다. 앞으로 한국의 미소와 친절을 실천하는 관광도우미로서 한국을 찾은 외국관광객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그들에게 우리나라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
 
 
한류를 매개로 가까워진 싱가포르 손님

헤어질 때 재방문 약속, 노래방 데려가달라 말해
 
김수정
관광열차 승무원
 
약 2년 전, 2박 3일 동안 열차 인솔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을 때 싱가포르에서 혼자 여행 온 조 총(Jo Chong)이라는 해맑은 친구를 만났다. 객실 단위로 판매되는 크루즈열차 특성상 고객 대부분이 가족 단위이거나 2인 이상이 많은데 이 싱가포르 손님은 한국 아이돌 가수를 좋아해서 늘 한국여행을 꿈꾸어오다 혼자 여행을 왔다고 했다. 여행 내내 밝은 모습의 그녀였지만 낯선 땅,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는 2박3일의 여행에서 혼자 외롭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어 그녀에게 나는 특히 마음이 갔기에, 2박3일 동안 살뜰히 챙겨주면서 우리는 친한 친구처럼 가까워졌다.

순천에서 꼬막정식을 먹을 때 굳게 입을 다문 꼬막을 보고 당황하던 그녀에게 수저를 이용해 여는 법을 알려주었더니 박수까지 치며 신기해했다.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 나도 덩달아 웃기도 하고, 우리는 사춘기 소녀처럼 여행 내내 참 많이도 웃었다.
 

여행 마지막 날, 우리는 한국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추전역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헤어지기 전에 이 싱가포르 친구는 나로 인해 한국이 더 좋아졌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다음 번 한국에 또 오게 되면 꼭 같이 노래방에 가자며 서툰 한국어로 적은 온라인 엽서를 보내주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조심해요.”

시제와 표현이 상황에 맞지 않았지만 만나서 반가웠고 잘 지내고 있으라는 그 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엽서였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내 마음을 헤아려주고 나의 작은 배려에 큰 감사로 보답해준 나의 싱가포르 친구. 그녀는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며 고국으로 돌아갔고, 나는 여전히 미소국가대표로서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을 새로운 친구들에게 선물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