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027호]2018-04-27 07:21

항공사 기내식
 
 
‘하늘 미식회’ 구름 위에서 맛보는 정찬
 
고급 호텔 못지않은 메뉴 선정과 와인 서비스 돋보여

스타 셰프와 협력하고 인기 스타 활용 등 마케팅 치열

 
 
비행기를 단순한 교통시설로만 인식하던 시절은 분명 끝났다. 요사이 여행객들은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비행기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기내식 등의 부가 서비스는 호텔에서 누리는 그것과 비슷하다. 가격 때문에 저비용항공사를 선택하는 여행자조차, 기내식과 음료 등을 별도로 주문하는 세상, 달라진 트렌드를 실감할 수 있다. 나날이 세분화 되는 고객 마음을 붙잡기 위한 항공사들의 기내식 전쟁과 특별한 이슈 등을 정리해 봤다.
취재부 titnews@chol.com
자료 제공 및 사진 출처=제주항공(http://www.jejuair.net), 에어서울(flyairseoul.com), 델타항공(https://ko.delta.com),
대한항공(kr.koreanair.com),영국항공(https://www.britishairways.com), 이스타항공(www.eastarjet.com)
 
 

제주항공 연예인 마케팅, 맞춤형 기내식 개발

기내식 등 2017년 기내판매 매출 전년대비 79% 상승

 
제주항공은 국내 LCC 중에서도 이색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는 항공사로 유명하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것은 자사 모델 ‘동방신기’를 활용한 기내식 마케팅. 제주항공은 지난 3월 5일부터 일본노선에서 ‘동방신기’ 이미지를 활용한 ‘스위트 핑크’ 기내식을 500개 한정으로 판매한 바 있다. 사전주문으로만 판매되는 ‘동방신기 스위트 핑크’는 모둠과일, 미니케이크, 초콜릿, 스트링치즈, 레드와인으로 구성된 기내식과 동방신기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함께 래핑된 모형 비행기와 이미지 카드로 구성된 세트이다. 가격은 7만원 수준. 2017년 처음 출시당시 판매 오픈 후 단 3시간 만에 소진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올해 또한 비슷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기내식 외에도 제주항공은 동방신기 이미지를 활용한 모형비행기, 사전주문 기내식, 핀버튼 세트와 브로마이드 등의 상품을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4월부터는 외래관광객을 겨냥한 비빔밥을 메뉴에 추가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외래관광객을 위해 각 노선별로 특화된 메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2017년 말 기준 제주항공의 외국인 승객 비율은 약 20%이며 일본 나고야 노선과 중국 웨이하이 노선은 외국인 승객 비율이 각각 66%와 57%를 기록하고 있다. 비빔밥은 사전주문 방식으로 가격은 1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제주항공은 비빔밥과 더불어 기내에서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이 먹는 파일럿기내식과 스튜어디스기내식을 비롯해서 어린이를 위한 꾸러기도시락 등 특화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스테이크와 레드와인, 생선요리와 화이트와인, 제주흑돼지 제육덮밥, 불고기덮밥, 치맥세트, 저칼로리 도시락, 구름위의 샌드위치 등 이용자들이 기호에 맞춰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사전주문 기내식과 에어카페 등 2017년 기내판매 매출이 전년대비 79% 성장하는 등 승객들의 이해도 및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각 노선 별로 승객 선호도 조사를 통해 특화메뉴를 개발하고 사전주문 기내식을 여행의 또다른 즐거움으로 카테고리화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델타항공, 권우중 셰프와 기내식 협업

새로운 ‘한식’으로 고객 마음 사로잡을 것

 
인지도가 높은 유명 셰프와의 메뉴 개발 또한 계속된다. 델타항공은 권숙수의 권우중 셰프와 손을 잡았다. 권우중 셰프는 요리사 집안 출신이며 직접 운영하는 한식당인 권숙수가 미슐랭 2스타에 2년 연속 선정된 것으로 유명하다. 권우중 셰프는 다양한 제철 재료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한식의 풍미를 한껏 살린 기내식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델타항공은 여름부터 인천 발 모든 델타 항공편의 델타원 비즈니스 클래스, 델타 프리미엄 셀렉트(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그리고 일반석에서 새로운 한식 기내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앨리슨 오스밴드 델타항공 기내 서비스 수석 부사장은 “다이닝이란 어디에 있건 간에 즐겁고 기억할 만 한 경험이 돼야 한다”며 “기내식은 한국의 정서를 멋지게 표현하는 동시에 맛 또한 보장돼야 한다. 이러한 점이 델타항공이 인지도 높은 권우중 셰프와 같은 스타 셰프와 협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권우중 셰프는 “델타항공과 협력하게 돼서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다양한 제철 재료와 조리법으로 미주노선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이 한국음식을 가끔 시도해 보는 음식이 아닌 다음에도 또 찾고 싶은 특별한 음식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델타항공은 최근 몇 년 간 한국 고객의 경험 향상과 기내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지속해 왔다. 투자 세부 내역으로는 객실 현대화 작업 및 새로운 좌석 도입, 기내 무료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넓은 수하물 수납공간, 무드 조명,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서 무선 인터넷 제공, 무료 문자 서비스 등이 있다. 인천 출도착 항공편의 메인캐빈(일반석) 탑승객에게 기내 슬리퍼와 하겐다즈 등과 같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또한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델타항공은 권우중 셰프 외에도 중국의 스타 셰프 제레미 룽과 일본의 유명 셰프 노리오 우에노와도 협력해 취항 국가별 기내식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에어서울 여행객 유혹하는 하늘 별미 강화

단거리는 샐러드, 중거리는 불고기 인기

 
에어서울은 동남아 등 중거리 노선 취항이 확대됨에 따라 기내식 종류와 기내 유료 판매 서비스 품목을 다양화하고 일본 노선에서도 컵라면 판매를 시작하는 등 서비스 품질 향상과 부가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전 주문 기내식을 판매하고 있는 에어서울은 지난 해 기내식 메뉴를 기존 8가지에서 14가지까지 확대한 바 있다. 가까운 일본 노선에서는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의 간단한 식사를 주문할 수 있으며 동남아 및 괌 구간에서는 불갈비, 불고기, 비빔밥 등의 핫밀(Hot meal)을 주문할 수 있다. 특히 호스래디시 소스의 안심 스테이크와 피시앤칩스 등의 메뉴는 다른 항공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에어서울만의 핵심 서비스다.


이 밖에 에어서울은 기내에서 간단한 음료와 식사를 주문할 수 있는 ‘Cafe Mint’를 운영하고 있으며,맥주와 컵와인, 컵사케 등의 음료를 비롯해 간단한 스낵류와 컵라면과 컵밥 등의 식사류를 판매하고 있다.

참고로 Cafe Mint 34개 품목 중 2017년 한 해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제품은 컵라면과 맥주로, 맥주가 전체 판매량의 27%를, 컵라면이 20%를 차지했다. 에어서울은 컵라면, 컵밥 등의 품목을 확대하고 본래 동남아 등 중거리 노선에서만 판매하던 컵라면을 지난 2월 2일부터는 도쿄, 시즈오카 노선에서도 판매를 시작해 고객의 메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에어서울 측은 “사전에 기내식을 주문하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식사류를 중심으로 종류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컵라면이 인기가 좋아 단거리이지만 비교적 운항시간이 긴 일본 도쿄와 시즈오카 노선에서 판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내식 역시 메뉴 종류뿐만 아니라 품질과 맛에서도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거리에서는 샐러드가 중거리에서는 불고기가 가장 많이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기내 레드와인, 세계 Top Class 인정받아

출품 와인 12종 중 2종 부문별 금·동메달 입상

좋은 식사에 곁들이는 와인 한 잔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기내식이 도시락에 담긴 차가운 밥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식사와 와인리스트가 마련돼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19일 오후(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항공사 와인 경연 대회인 ‘천상의 와인 2017’(2017 Cellars in the Sky Award) 시상식에서 비즈니스 클래스 레드와인 부문 1위와 퍼스트 클래스 레드와인 부분 3위를 차지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수상했다.

자사 비즈니스에서 서비스 중인 ‘하셀그로브 켓킨 시라즈(Haselgrove Catkin Shiraz 2014)가 비즈니스 클래스 레드와인 부문 금메달을 수상했으며 퍼스트 클래스의 ‘샤토 드 테르트르(Chateau Du Tertre 2007)’가 동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이 경연대회는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인 비즈니스 트래블러가 주최하는 세계 최고의 항공사 와인 경연대회로 1985년에 처음 열렸다. 매년 10월 와인 서비스로 정평이 나있는 항공사들이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서비스 중인 각종 와인을 출품해 경합을 펼친다. 와인 전문가들에 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이듬해 2월 수상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대회에는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패시픽항공, 영국항공 등 총 30여 항공사가 400여 종의 와인을 출품했다.

대한항공은 퍼스트 클래스의 15종을 포함 전체 클래스에 49종의 와인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노선별로 특화된 총 11개국의 와인을 소비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구매하는 등 품질 유지와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최상의 상태인 와인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사전 구매방식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취항 노선에 따라 현지산 와인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고객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항공 확 달라진 이코노미 기내식 선보여

다채로운 구성, 장거리 여행에서 오는 지루함 사라져

 
영국항공은 품질 향상과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올 초부터 새로운 기내식을 선보였다.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월드 트래블러(이코노미석) 고객들에게 맛과 영양 그리고 기분까지 고려한 완벽한 메뉴를 구성해 선보이는 것. 과거 월드 트래블러 고객의 기내식은 비행시간과 노선에 따라 3코스 요리, 가벼운 식사와 스낵, 무료 드링크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달라진 메뉴는 웰컴 드링크와 프레첼을 시작으로 전채요리, 메인, 디저트, 치즈와 비스킷, 롤빵과 생수를 동반한 4가지 코스 요리, 비행시간에 다른 충분한 간식과 2차 식사, 목적지에 따라 제공하는 현지식, 매그넘 아이스크림(영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 초콜릿과 크리스피가 들어간 스낵 상자까지 다채롭게 확장됐다.

영국항공 브랜드 및 고객 담당 이사 캐롤리나 마티놀리(Carolina Martinoli)는 “장거리 비행 고객에게 있어 좋은 음식과 음료 서비스는 매우 중요하다. 즉 고객만족을 이끌어 내는데 있어 이 부분은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영국항공은 이번 케이터링 서비스에 제공하는 메뉴의 다양성과 품질 향상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4가지 코스(쿠스쿠스 샐러드, 콜케논 메쉬와 계절 야채를 곁들인 치킨 캐서롤 등)로 제공하는 메인 요리는 3만 5천 피트에서도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비행 노선과 시간에 따라 다양한 메뉴 선택권을 두었다. 디저트로는 포츠앤코(Pots & Co)의 솔티드 캐러멜, 초콜릿 무스가 비스킷, 치즈와 함께 제공된다. 2차 식사로는 샌드위치, 피자, 스낵 등 여러 가지 음식을 즐길 수 있다”며 “편의를 위해 매번 일회용 컵에 제공해야 했던 물 대신 하이랜드스프링워터 물병과 기본적인 스낵박스를 제공한다. 매그넘 아이스크림은 런던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에서 맛 볼 수 있으며, 심야 비행에도 스낵박스가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다 특별한 기내식을 원하는 고객은 이륙 24시간 전에 예약을 통해 건강식 또는 채식 요리가 포함된 영국식 아침식사 등을 주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