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24호]2007-08-24 10:23

중국 주자이거우(구채구)
하늘과 맞닿은 신비로운 물빛

황산, 장자제, 구이린 등 중국의 이렇다할 풍경은 다 둘러본 중국인들이 마지막 여행지로 삼는다는 주자이거우. 우리에겐 ‘구채구(九寨溝)’라는 한자어로 익숙한 이곳은 중국인들조차도 아껴 찾는다는 귀한 풍경 명승구다.
신비롭기 그지없는 주자이거우 호수의 물빛을 보면 “왜 이제야 찾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 1970년대 중반에 벌목꾼이 발견

해발 3,000m 고원에 자리한 주자이황룽공항. 하얀 구름과 벗한 고봉들이 사방을 둘러싼 자리에 활주로가 나 있다.

어떤 이들은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메스꺼운 증상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몸은 극한이 아니라면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어서 건강한 이라면 이내 회복된다. 그래도 염려된다면 현지에
서 파는 고산병 예방약을 먹도록 하자.

주자이황룽공항에서 버스로 약 1시간 30분을 달리면 주자이거우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9개 장족 마을이 있다고 해서 ‘주자이거우’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1970년대 중반 벌목꾼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 한 소수민족의 터전일 따름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주자이거우는 보기 드문 빼어난 풍경지로 알려졌고 정부의 엄격한 보호를 받으면서 세계적 관광명소로 발돋움했다. 1992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1997년에는 세계 생물권보호구로 지정되었다.

주자이거우가 ‘동화세계’, ‘인간 선경’ 등으로 불리는 이유는 당연히 빼어난 산수에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신비로운 물빛은 이곳 비경의 핵심이다. 산을 계단처럼 덮고 있는 114개 호수와 17개 폭포는 주자이거우만의 자랑거리다.

파란색, 에메랄드빛, 비취색, 코발트블루 등 푸른색을 뜻하는 단어를 총동원한다 해도 주자이거우 물빛을 나타내기에는 충분치 않다.

# 114개 호수와 17개 폭포

주자이거우 풍경구는 ‘Y’자형 길을 따라 펼쳐져 있다. 입구에서 출발하는 투어버스를 타면 한결 편하게 둘러 볼 수 있는데, 주요 풍경구마다 정차하므로 무척 편리하다.

주자이거우 여행은 수정거우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자이거우 비경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이곳에서는 청초한 빛을 머금은 호수부터 힘찬 물줄기를 뽐내는 폭포, 그리고 소박한 장족 마을까지 만날 수 있다. 짙푸른 수면이 인상적인 화화해, 산중의 호랑이가 물을 마시러 온다는 노호해 등 크고 작은 호수가 이어져 있다.

모두 호수임에도 불구하고 바다 해(海)자가 붙은 이유는 바다를 한번도 본 적 없는 이곳 사람들이 호수를 보고 바다라 여겼기 때문.

‘Y’자 통행로에서 왼쪽 갈림길이 르저거우 풍경구다. 18km에 이르는 길을 따라 원시 자연이 펼쳐져 있다. 물속에 푸른 하늘과 울창한 수림이 그림처럼 박혀 있는 경해, 자잘한 보석을 흩뿌려 놓은 듯한 오화해는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통행로에서 오른쪽 갈림길이 저자와거우 풍경구다. 이곳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장해. 주자이거우 호수 중 가장 넓고 기다란 호수다. 오채지는 규모로는 보잘 것 없는 작은 호수지만 깊고 강렬한 푸른색을 띠고 있어 하나의 커다란 비취석을 보는 듯하다. 이곳을 찾으면 “주자이거우 물빛을 보지 않고 물의 아름다움을 논하지 말라”는 중국인들의 말이 허풍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 하늘빛을 그대로 담은 황룽 물빛

주자이거우를 찾은 이들이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황룽풍경명승구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주자이거우 여행의 곁가지로 생각하지만 사실 황룽에는 독자적 볼거리가 많다. 1340㎡ 면적에는 황룽구, 단운협, 홍심암, 모니구 등의 풍경구가 자리해 있다.

모두 빼어난 풍광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린 지 오래며, 중국 내에서도 국가급 풍경구로 인정을 받았다.

보통 황룽 여행이라 함은 황룽구를 돌아 보는 것을 말한다. 꽃잎을 겹겹이 펼쳐 놓은 듯한 오채지의 모습은 황룽구를 대표하는 비경. 계단식 밭처럼 층층이 쌓인 웅덩이마다 가득 고인 물빛은 마치 말간 하늘빛을 그대로 담아 보여주는 듯하다.

황룽의 독특한 지형은 석회암 물질이 빚어낸 걸작이다.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빗물이나 지하수에 용해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카르스트 지형이다.

3.7km에 이르는 계곡은 해발 3,100m부터 3,550m까지 이어져 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는 경사가 완만해서 천천히 걸으면 무리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고도가 높아 고산병을 앓기도 하므로 대비해야 한다.

입구에서 파는 휴대용 산소통을 구입해 수시로 들이키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기압이 낮기 때문에 밀봉된 음식이나 튜브형 화장품을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밀봉된 포장은 터질 수 있고 튜브형 화장품은 한번 열면 내용물이 끝없이 흘러 나올 수 있다.

자료제공=저스트고(www.justgo.kr)

[가는 방법]
△가는 방법=현재 인천에서 주자이거우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청두를 경유해 가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중국국제항공에서 인천~청두간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약 4시간 소요된다. 청두에서 주자이거우까지 비행기를 이용하면 약 45분, 버스를 이용하면 약 10시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