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176호]2022-04-29 10:16

​포스트 코로나 해외여행, 마케팅 전략 전면 재검토 필요
해외여행 큰손 여성에서 남성으로, 6개월 내 계획 있다 남성이 1.4배 많아
20대 남성이 10명 중 3명 꼴로 가장 높아, ‘이대남’ 최대 수요층으로 부상
‘이대녀’는 60대 이상 여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마케팅 전략 변수
컨슈머인사이트, 해외여행 계획/지출의향 추이 비교 분석 자료 발표
  
남성이 해외여행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꽉 막혔던 해외여행의 물꼬가 열리면서 대부분 계층에서 여행심리가 상승하는 추세지만 여성보다 남성, 그 중에서도 20대 남성의 기세가 압도적이다. 과거 20대 여성이 이끌던 해외여행 시장에 엄청난 반전이 여물고 있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소비자에게 향후 6개월 내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지, 1년 내 해외여행 경비 지출 의향은 어떤지를 묻고 이를 응답자 특성별로 비교했다.

해당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 플랫폼 마켓C(www.bigdata-culture.kr)에서 공개되고 있다.
 
여행계획률, 여성 우위→남성 우위로 역전

6개월 내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는 응답 비율(여행계획률)은 올해 1분기 평균 19%로 5명 중 1명꼴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의 55.9%에 비하면 1/3 수준이지만 1년 전 같은 기간(12.5%)보다는 1.5배 이상 늘었다. [그림1].
 

성별로는 남성(21.3%)이 여성(15.3%)보다 많아 1.4배에 달했고 연령대별로는 20대(23.7%)가 가장 높았다. 같은 20대라도 남성이 10명 중 3명꼴(28.4%)로 평균을 크게 상회한 반면 여성은 5명 중 1명꼴(18.4%)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20대 남성은 모든 성∙연령층 중 최하위에 해당됐으나, 이제 최상위로 급부상했다.

반면 20대 여성은 모든 남성, 그리고 60대 여성(18.8%)보다도 낮아졌다. 30대 남성(22.2%)의 여행심리는 여전히 뜨거웠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중 20대 남성과 여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대 남성은 학업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지고 생업과 취업의 압박에서도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세대다. 반면20대 여성은 과거 가장 낙관적인 계층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고용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이에 따라 삶의 질 인식도 20대 남성보다 오히려 부정적으로 변했다. 이들은 대면 접촉 기피와 위생 수칙에도 가장 민감한 계층이다. 일자리 부족,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감염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외여행을 망설이며 좀 더 관망하자는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
 
해외여행 경비 지출 의향, 최근 석 달 새 2배로

실제 해외여행 계획률이 아직 제한적인 것과 달리 장기적인 해외여행 심리(여행경비 지출 의향)는 이미 코로나19 전 수준을 회복했다. 앞으로 1년간 쓸 해외여행 경비가 지난 1년에 비해 어떻게 될 것 같냐는 물음에 '늘어날 것(많이+약간)'이라는 응답이 4월 현재 41%에 도달했다(4월 1주차 37.2%, 2주차 41.8%, 3주차 43.4%). 지난 1월의 20%에서 3개월 만에 2배로 급팽창한 셈이다. 이는 위드 코로나 기대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의 35%를 훌쩍 넘어선 것은 물론 코로나19 전인 지난 2019년 평균치를 상회하는 수치다[그림2].
 
 
 
코로나19 이전 수년 동안 해외여행 경비 지출 의향은 40% 초중반대를 유지했으나 경기 침체, 노 재팬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19년 39.2%까지 떨어졌고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에는 10%대로 폭락했었다.
 
자가 격리 의무 면제 등 정부 조치 영향 커

해외여행 경비 지출 의향은 코로나19 종식 전망과 상관 관계가 높았다. 코로나19가 1년 내 끝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은 지난 2020년 6월 처음 조사되기 시작한 이후 거의 10%대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이번 달에는 32%로 최고치를 찍었다. 해외여행 경비 지출 의향과 동반 상승∙하락하는 추이를 보였다.

최근 해외여행 심리는 연초 잇단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확산과 해외여행 시 자가 격리 의무 면제(3월 21일), 거리두기 해제(4월 18일) 등의 정부 조치와 맞물리며 어느 때보다 상승 동력이 강하다. 2년 넘게 금지된 욕망을 향한 갈증과 화풀이 소비 심리도 폭발 대기 상황이다.

여행심리의 폭발은 과거와는 크게 다른 모습이 될 수 있음을 조사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여성보다는 남성, 남성 중에서도 30~40대보다는 20대가 큰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해외여행산업의 기본 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