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199호]2023-01-09 10:15

​이스타항공 주인 VIG파트너스로 바뀌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100억 원 자금 투입
조중석 전 아시아나항공 전무 신임 대표이사 부임해 관심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지난 6일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VIG파트너스는 오는 1월 말까지 이스타항공에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1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07년 설립돼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국제선에 진출했다. 이스타항공은 운항 4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항공시장에 안착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경영에 위기가 닥쳤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
 
사실상 파산 위기에 몰린 이스타항공은 지난 2021년 1월 기업회생절차를 밟았고, ㈜성정이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가까스로 기업회생에 성공했다. 이후 1년여 만인 지난 2022년 3월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그러나 항공 운항을 위해 꼭 필요한 AOC(항공운항증명) 발급이 미뤄지면서, 이스타항공의 재무 구조는 계속 악화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이스타항공이 변경 면허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자본 잠식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회계자료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스타항공이 자본 잠식을 의도적으로 숨기려고 했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가 났지만, 국토부는 자본 잠식 상태에는 변함이 없다며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렸다.
 
특히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의 횡령·배임 문제와 취업 비리 의혹, 타이이스타젯 설립 및 전 대통령 사위 취업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AOC 발급은 난항에 빠졌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던 (주)성정은 지난해 하반기 자금 사정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고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한 끝에, VIG파트너스에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넘기는 결단을 내렸다. VIG파트너스는 “이번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자본 잠식을 해소하게 됐고, 이스타항공 창사 이래 가장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VIG파트너스는 성정의 지분 100%를 얼마에 인수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VIG파트너스가 약 400억 원에 성정의 지분을 인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수대금 및 추가 경영 자금 등을 포함해 이스타항공 살리기에 1,500억 원 이상을 쓴 (주)성정은 1,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본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주)성정은 비행기 한번 못 띄워보고 엄청난 손실을 보았지만, 회사와 직원들을 끝까지 살려냈다”라며 “코로나에 정치적인 이슈까지 겹치다 보니, 이러다가 회사가 또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큰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이후 이스타항공이 신임 대표 자리에 조중석 전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한다. 조 신임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에서 한국지역본부장을 역임했고, 에어부산 경영본부장 등을 거쳤다. VIG파트너스는 거래 종결 이후 B737-8(옛 B737 맥스8) 신규 기체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중석 신임 대표이사는 “매력적인 가격에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항공 여행 대중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이스타항공의 대표로 부임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거시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코로나19 위기 등으로 올 한 해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이스타항공의 재도약이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