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41호]2007-12-21 14:20

[문보영] 일본의 문화와 예절 - ④ 목욕문화
특별기고

문보영 을지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한 해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관광객보다 많은 출초현상이 올해 처음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한국인에 대한 노비자정책으로 인해 날로 증가하고 있는 한국관광객들의 일본여행시 보다 유익하고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본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연재물을 게재한다.

문보영 을지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직접 체험하고 교육현장에서 느낀 일본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총 5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고온 다습한 날씨 목욕문화 발전시켜
남탕, 여탕 바꿔 운영할 때도 있어

일본인이 비교적 일찍부터 청결의식을 갖게 된 것은 여름철에 고온다습한 날씨 때문에 목욕습관이 몸에 배었고 오늘날까지 일본의 목욕문화를 다양하게 발전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뿐만 아니라 겨울이면 취약한 난방구조로 인한 추위를 해소하기 위해서, 또는 추위로 인한 어깨 결림에 시달리는 일본 사람이 많은데 따뜻한 물에 통증부위를 담그고 나면 결리는 증상이 다소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목욕을 치료의 목적으로도 이용했다.

일본은 화산 지역의 지리적 특징을 이용해 온천을 이용한 독특한 목욕문화를 일궈냈다. 일본정부에 등록된 온천의 수는 2,300여 개 이지만 실제로는 14,000개의 작은 온천을 포함하는 150여 개의 대규모 온천지가 있다. 지역별 특성을 살려 포도산지에는 포도온천이 있거나 특이한 온천이 많이 있고, 치료효과를 위한 다양한 물리적 시설을 겸비하는 등 온천문화가 발달하였다. 이러한 온천은 단지 의학적 치료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쉼터의 기능을 했으며, 오늘날에는 일본인의 가족여행이나 국내여행의 주 목적지가 되었다.

일본인의 기호에 따라 중세시대부터 대중탕인 센토가 번성했는데 센토란 이름은 그 옛날에 일전(一錢) 화폐가 사용되었을 때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진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일본의 주택가에는 센토를 표시하는 천으로 된 ‘노렌’이 현관이나 입구에 드리워져 있다. 노렌에는 히라가나로 ‘유(ゆ)’자가 쓰여 있고 ‘후로야(風呂屋)’라고도 하지만 나이가 든 사람들은 센토란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또한 일본의 목욕탕은 남탕과 여탕을 동시에 관리하는 목욕탕 주인이 있는데, 남자탈의실과 여자탈의실의 한 가운데에 ‘반다이(番台)’라고 하는 요금 내는 곳에서 목욕탕 주인이 이곳에 앉아서 돈을 받는다. 개장시간은 오후 3시에서 4시경에 열어 밤 12시경에 문을 닫아 우리나라에 비해 비교적 영업시간이 짧은 편이다. 목욕시간도 한국인보다 훨씬 짧은데, 이것은 일본인들이 목욕탕에 ‘더러운 몸을 씻으러 간다’는 개념보다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러 간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목욕탕은 본인이 수건을 준비해 가져가거나, 자판기를 통해 렌탈타올 쿠폰을 사거나 직접 돈을 지불하고 수건을 빌려야 하는 점이 우리나라와 다르다.

특히, 전통온천 중에는 주간과 야간시간에 남탕과 여탕을 바꾸어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