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55호]2008-04-04 13:13

‘2008 China Story 시리즈 Ⅰ- 다채로운 귀주’(下)

귀주만의 색(色)에 빠지다
전통을 고수하는 소수민족 삶의 터전, 귀주

지난 2007년 중국을 방문한 한국관광객 수가 4백78만명을 넘어선 지금 중국 대부분의 지역은 한국관광객들에게 낯설 리 없다.

특히나 유명한 관광지라면 한번쯤은 가봤을 테고 가보지는 못해도 들어보기는 했을 터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여행목적지로써 한국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국 대부분의 지역은 관광객들의 유치를 위해 보다 현대적이고 편리하게 변화되고 있다.

여행지에서 대부분의 상인들이 한국어로 “싸요 싸요"를 외치는 것은 기본이고 물건을 팔기 위한 간단한 의사소통까지 한국어로 가능하다면 더 이상 설명할 것도 없다.

그러나 가끔은 이런 광경이 한국관광객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드는 것도 사실.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체험을 위해 떠난 여행지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다지 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국내 여행이 아닌 중국으로의 여행이 아닌가.

보다 중국다운 중국을 볼 수 있고 중국다운 중국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을 갈망한다면 그 첫 번째 여행지로 ‘귀주(貴州)’를 선택하라.




전통 결혼식을 치르고 있는
부이족의 주례(왼쪽)와
새신랑(오른쪽).
귀주(貴州).

 

그 낯설지만 신비로운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름 만큼이나 귀한 그 곳에는 바쁜 일상 속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숨겨져있다.

보다 빠르고 정확한 변화를 추구하는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귀주는 숨을 고르며 한 템포 쉬어 갈 수 있는 ‘쉼표'와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중국 내 대부분의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귀주성이 중국 내에서도 가장 뒤떨어진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귀주 내 소수민족들은 조금 더 편하고 윤택한 삶을 살아 가길 원하는 대신 그들만의 전통을 고수하며 그 안에서의 작은 행복과 함께 살아 가고 있다. 그런 그들이 조금은 불편해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띄고 있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직접 손으로 한땀한땀 떠 내려가는 그들만의 색색이 고운 전통의상이 눈이 부시며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관광객들을 반기는 그들에게서 시골 고향집에서나 느낄 수 있는 푸근함 마저 느껴진다.

귀주의 대표적인 소수민족으로는 묘족, 부이족, 토가족, 먀오족 등이 있으며 각자 뚜렷한 개성을 지닌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가운데 민족의 절반이 귀주에 거주하고 있는 먀오족은 화려한 의상을 입기로 유명하며 손님이 왔을시 흥겨운 음악과 춤으로 반기는 유쾌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

또한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즐기는 부이족은 자수와 날염 기술이 뛰어나 그 마을에 들어가 보면 대부분의 여인들이 베를 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결혼 후 아이를 낳을 수 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3년간 떨어져 살아야 하는 전통을 지닌 묘족의 풍습이다. 여자는 결혼 후 3년간 친정에서 거주하면서 시댁에 일손이 필요할 시에만 시댁에 있는 남편을 볼 수 있으며 동침이 허락된다.

그 때 아이를 가져서 3년 안에 아이를 낳아야 가임 가능을 증명해 시댁에서 남편과 함께 살 수 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첫째 아들에게는 재산 상속을 하지 않고 둘째 아들에게만 재산 상속이 된다는 것. 이유는 3년간 떨어져 산 동안 아내가 불륜으로 인해 첫째 아들이 친 자식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은 고집스러워 보이는 그들의 전통마저 값지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렇듯 그들만의 색갈을 간직하며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아직까지 귀주가 타 지역에 비해 개방되지 않고 현대화 되지 않은 탓일 터.

그러기에 더욱 소중한 귀주가 앞으로도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지금처럼 그들만의 색을 발산하길 바랄 뿐이다.

민은혜 기자 tit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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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주의 볼거리 *

[만봉림]
귀주에서 가장 서쪽의 흥의(興義)시에 위치한 만봉림은 운추형산이 만개가 있어 지어진 이름이다. 총 면적이 2백만평방키로미터인 만봉림은 흥의시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넓은 대지를 이루고 있으며 현재 소수민족인 먀오족과 부이족이 그들만의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 가고 있다.

워낙 많은 봉우리가 위치해 있다보니 뜻하지 않게 봉우리의 모양이 달팽이를 닮기도 하고 여인의 옆모습을 닮기도 한 것이 이 것을 알아 맞히는 것도 하나의 재미. 또한 만봉림의 중심에 위치한 팔괘전(八卦田)은 인위적이 아닌 자연적으로 ‘팔괘’의 모양을 띄게 됐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쌍유봉]
여자의 가슴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 쌍유봉. 평지 위에 덩그란히 솟아있는 두 개의 봉우리가 조금은 쓸쓸히 느껴지기도 하며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소수민족들에게 '대지의 어머니', '생명의 원천'으로 불리우는 쌍유봉은 카르스트 지형이기에 생성된 특이한 봉우리다. 더욱 신기한 것은 보는 각도에 따라 처녀의 가슴으로 보이기도 하고 할머니의 가슴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것.


[마령하협곡]
골짜기와 산봉우리와 호수의 아름다움이 펼치지는 곳. 국가급풍경명승구로 지정된 마령하협곡은 이 곳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황용폭포'와 함께 60여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래프팅이 시작된 곳이기도 한 이 곳에는 협곡을 연결해 주는 흔들다리가 놓여 있어 아찔한 스릴까지도 선사한다.  예전에는 마령하협곡까지 수백개의 계단을 이용해 내려가야했으나 지난 2007년10월부터 장가계에 설치된 것 다음으로 높은 엘리베이터가 생기면서 보다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황과수폭포]
높이 77.8m, 넓이 1백1m인 황과수 폭포는 이과수폭포, 나이아가라 폭포,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4대 폭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위, 아래, 앞, 뒤, 좌, 우 등 6개 방향에서 볼 수 있어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황과수폭포를 감상할 수 있으며 비가 많이 내려 물이 양이 많아지는 7~8월, 유난히 웅장한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황과수폭포를 중심으로 웅장하고 수려한 크고 작은 18개의 폭포가 있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특히 황과수폭포 뒤로 수렴동이라 불리는 동굴로 길이 나있어 동굴 속에서 바라보는 황과수폭포는 물로 만든 커텐을 친 것 같은 환상에 젖게 만든다. 그러나 현재는 자연보호 차원에서 수렴동을 폐쇄해 그 장관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게 한다.

[용궁]
용의 궁전인 이 곳은 귀주 안순시에서 27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60평방키로미터이다. 지난 1982년 수력 발전의 목적으로 처음 개방된 이 곳은 총 길이 50m 중 현재까지 8백40m만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돼 있으며 중국의 국가급 명승지로 지정된 만큼 빼어난 절경이 관광객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종유동과 동굴폭포가 조화를 이뤄 수려한 전원경치를 뽐내며 뱃사공이 노를 젓는 배를 타고 가며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운치가 느껴진다.



[청암고진]
명나라 때 군사 요충지이자 상업 중심지로 큰 역할을 했던 이 곳은 현재 당시의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난 1992년 역사문화마을로 지정되기도 한 이 곳에는 당시의 가정집, 식당, 사원 등을 볼 수 있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든다.

더불어 현재는 그 건물에서 민속품, 악세사리, 그림 등을 팔고 있어 쇼핑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으며 다양한 먹거리 또한 즐길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