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55호]2008-04-04 19:23

[Focus] 팸투어가 변하고 있다

보상, 접대 사라지고 건전 스터디투어로 변화

팸투어 본래의 목적 찾아가
주최측, 참가자 함께 변해야

주최측과 참가자 ‘동상이몽'
`팸투어' 정확하게 정의내리긴 어렵지만 항공사, 관광청, 여행사 등에서 관광지 및 관광상품을 알리기 위해 여행사 직원 또는 기자들을 초청해 관광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의미가 통용되고 있다.

최근 여러 기관 및 여행사에서 팸투어를 진행했고 새로운 팸투어 소식도 속속 들린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주최 측과 참가자 측의 입장이 서로 달라 `동상이몽' 꼴이다.

최근 팸투어를 주최한 여행사 한 관계자는 “모집 안내를 통해 다소 힘든 일정을 감안한 참가자들만 모집했음에도 일부 참가자들이 일정에 불만을 제기하고 접대를 바라는 등의 행동으로 전체 분위기를 흐렸다"고 전했다.

접대로 대표되던 과거의 팸투어가 답사 위주의 스터디투어로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 업계는 지금 이런저런 진통을 겪고 있다.

“구태의연한 팸투어는 이제 그만”
팸투어를 주최하는 기관이나 여행사들은 비용·시간 대비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여러 장치들을 마련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일정을 `알차게' 계획하는 것.

하루 동안 호텔만 30개 이상을 둘러보는 팸투어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팸투어는 새로운 목적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돼 왔고 그간 톡톡히 재미를 봐 왔다.

하지만 관광청이나 여행사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여행객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대에 심도 깊은 사전답사를 펼치지 못하면 팸투어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또한 만만치 않은 예산을 지출하는 주최 측 입장에서는 가능한 많은 것을 오랜 시간 보여주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입장과 바람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일정만 빡빡하게 잡는다고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돈 쓰고 볼멘소리 듣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 팸투어를 주최한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많은 예산을 들여 스터디투어를 진행했지만 일정조차 숙지 않은 참가자들의 무성의로 기대에 못 미쳤다”며 “사전에 일정과 투어의 성격을 충분히 알렸음에도 아직도 과거의 팸투어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참여자들의 입장과 욕구를 전혀 무시하고 일정만 강요하는 주최 측의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주최 측에서는 10개를 전달하려고 시도하지만 그렇게 ‘주마간산’ 식으로 답사하면 하나도 제대로 얻어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매년 보여 주기 위주의 팸투어를 기획하는 일부 기관들도 문제”라며 “여행객과 업계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데 팸투어 내용은 예전과 별 다를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폰서에 의지한 현재의 팸투어 제도가 계속된다면 몰입·체험형 스터디투어가 정착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근무의 연장? 보상적 외유?
“심신이 피곤한데 무슨 답사를 할 수 있겠냐"는 팸투어 참가자의 말처럼 팸투어는 이제 여행사 실무자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이다.

‘박봉'과 ‘과중한 업무'에 힘겨운 하루하루를 지내는 업계 상황을 고려할 때 그 동안 팸투어가 일종의 포상차원의 위로휴가를 제공했던 것이 사실. 회사 측에서도 팸투어를 일종의 보상과 특별휴가 등의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하지만 대다수의 팸투어가 주말을 포함해 구성되고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빡빡한 답사일정 요구하는 터라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보상적 외유' 역할을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팸투어 성격과 함께 참가자들의 의식도 함께 변하고 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팸투어를 이용해 생생한 현지 정보를 얻고 스페셜리스트로서 전문성을 갖추어 가는 기회로 삼는다.

사진도 직접 찍고 음식 맛도 일일이 기록해 가며 담당자로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는 참가자들이 점점 늘어 이제는 일반적인 모습으로 굳혀지고 있다. 이런 변화가 계속되고 확대되기 위해서는 회사 측에서 팸투어를 직원재교육과 여행상품 개발 차원에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목적과 대상을 분명히, '보기'에서 '체험'으로
이제는 팸투어도 맞춤시대다. 각 지역별로 업무가 세분화·전문화 되면서 주최 측도 해당지역의 상세한 설명과 세세한 특성까지 전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때문에 팸투어 주최 목적과 참가 의도가 서로 맞지 않으면 알찬여행이 되기는 힘들다.

잘 기획된 팸투어를 통해 주최 측은 막대한 홍보효과를, 참가자들은 현장 체험과 전문성 확보를, 여행사는 신상품 개발과 직원 소질 개발 등 각각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팸투어 기획 단계부터 목적과 대상을 분명히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무조건 많이 보여 주기 보다는 참가자들이 여행객에 입장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일정이 마련돼야 한다.

여행사 및 참가 직원 등도 팸투어 참여 목적을 분명히 하고 팸투어의 의미를 단순한 `보상'이 아닌 근무의 연장으로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회사는 팸투어 성격에 적합한 직원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직원들은 팸투어를 통해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열의를 보인다면 팸투어 주최기관, 여행사, 참가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바람직한 팸투어'가 자리 잡을 것이다.

이창곤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