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64호]2008-06-06 15:01

[focus] 6월, 이유 있는 비수기

3월 보다 험난한 ‘보릿고개’, 여행업계 대책 마련 골몰

치솟는 유가, 천재지변 등 업계 여파 커

IMF때와 같은 심란한 불황에 여행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올 여름철 성수기를 잘 보내지 않으면 당장 올 가을부터 업체의 존립 기반이 무너지는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환율 급등과 유가 상승, 경기 침체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영향들이 고스란히 여행업계에 미쳐 각 업종마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6월 비수기를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과 입장, 앞으로의 상황 등을 살펴 봤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유가 상승 여파, 여름 내내 지속될 듯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 때문에 항공사 자체에서도 감편과 기종 변경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이미 일부 노선에 한 해 한정된 감편 운항과 기종 변경을 발표했으며 심천항공(인천-심천 구간 주 4회에서 주 3회 운항)이나 중국동방항공 같은 중국 항공사들 역시 각각 감편과 노선 운휴를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 당 1백5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 될 경우 그동안 다소 무리한 감이 있었던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행보에도 빨간 불이 커질 것이라도 경고했다. 특히 국제선뿐만 아니라 국내 노선의 경우 비행기가 뜨는 것 자체가 적자라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을 정도다. 여행사들은 저마다 상승된 유가 비용을 상품가에 반영하고 유류할증료와 텍스에 대한 공지를 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빠른 이해를 돕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고유가시대, 물가 상승 등

소비자 여행심리 위축

고유가와 물가 상승 이라는 사회적 영향 외에도 광우병 파동으로인한 쇠고기 수입 반대와 올 초부터 불거져 나온 여행업계에 대한 부정적 방송, 중국 대지진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의 여행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의 경우 매년 고정된 수요로 인식되던 공무원 단체 연수나 인센티브 단체가 전무한 상태여서 더욱 곤란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는 유럽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신규 노선을 개설하는 현실과는 반대되는 상황이어서 관계자들이 더욱 곤궁에 처하고 있다.

유럽전문여행사 한 관계자는 “원래 6월에는 인센티브 단체 문의와 가을 허니문, 성수기 휴가 계획 등으로 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늘어나야 하는데 올해는 너무도 한가해서 일손을 놓고 있다”며 “몇 몇 랜드사의 경우 아예 무급으로 직원들에게 휴가를 주거나 인원을 감축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은 분명 기뻐할만한 일이지만 취항을 기념하며 출시한 무분별한 특가들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문제”라며 “국적사들조차 요금을 안전하게 출시하는 탓에 외항사들이 가격을 출시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의 피해는 판매를 담당해야 하는 여행사에게 돌아 온다”고 개탄했다.

▲여행사마다 기획전ㆍ이벤트, 효과는 미지수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국 대부분의 여행사가 각종 기획전과 이벤트로 무장한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조기예약이벤트, 상품권 제공, 경품 증정 등 여행사의 허리가 휘청할 정도로 무분별한 이벤트가 범람하고 있는 것. 여행사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이벤트들이 수익을 보장하는 주요 전략이 아니라 오히려 입소문 효과를 노리는 구태의연한 방법일 뿐이지만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필요악’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성수기를 위한 상품 세팅을 이미 마친 패키지여행사들은 타 여행사와 비교할 때 좀 더 나은 특전과 돋보이는 상품 구성을 내세우고 있으며 중소형 여행사들은 온라인을 적극 활용한 홍보와 단체 고객 모객에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고객들의 문의가 많은 단거리 지역과 배낭팩 판매를 위해 한정적으로나마 여름 시즌에는 유럽과 동남아 지역만을 전담 판매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