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90호]2008-12-12 11:13

마카오<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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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느끼는 마카오의 자유

까사 가든에서 세나도 광장까지


마카오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도보여행을 적극 권한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여행 형태도 제각각이지만 여행 좀 한다하는 사람들은 도보여행이야 말로 자유와 현지 문화를 온전히 체험하는 여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해외여행 저변인구가 급속히 증가해 왔고 여행문화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대다수 여행객들이 선뜻 도보여행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나 홀로 타국의 거리를 누빈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서울 종로구와 비슷한 크기의 면적에 여러 볼거리가 산재해 있고 치안 상황도 믿을 만한 곳이라면 어떨까.

도보여행을 어렵게만 느꼈던 예비 도보 여행객들이 마음 편히 도전해 볼만한 목적지 마카오. 두 발로 체험하는 여행, 도보여행 목적지 마카오를 소개한다.

마카오=이창곤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마카오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8-4402 / www.macao.or.kr

도보여행의 천국, 마카오

마카오 도보여행의 매력은 볼거리들이 가까이 자리해 이동거리가 짧다는 것. 운동화 한 켤레와 생수 한 병 그리고 도보여행 가이드북이면 여행 준비는 끝.

정해진 여행 순서는 없지만 마카오관광청은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7가지 도보여행 코스(표 참조)를 개발,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걸어서 둘러보는 25개의 세계문화유산’을 주제로 개발된 코스는 까사 가든에서부터 펜하 성당까지를 아우른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하루정도면 이 코스를 즐기기 적합하다. 세나도광장을 기점으로 코스를 반으로 나누어 이틀 일정으로 여행하면 한 결 편안한 여행을 기대할 수 있다.

여행의 출발점, 까모에스 공원

이 여행의 출발점은 까모에스 공원이다. 이 공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은 아니지만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보리수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수목이 공원을 가득 메워 마카오 시민들의 안식처 같은 곳이다.

공원 곳곳에서 태극권 비슷한 동작을 따라하는 시민들을 마주치는 순간 이곳이 특별행정구역이긴 하지만 중국 영토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공원 뒤편 깊숙한 곳에서 김대건 신부 동상을 볼 수 있는데 김 신부는 사제가 되기 위해 1837년부터 1842년까지 5년간 마카오에서 신학 공부를 했다고 전해진다. 공원 안 한 켠에 자리한 까사 가든은 포르투갈 상인의 저택이었던 곳으로 이후 영국 동인도회사를 거쳐 현재는 오리엔트 재단 본사로 이용되고 있다.

이어 방문할 곳은 신교도 묘지. 까모에스 공원 입구 바로 오른편에 자리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곳은 외국인 신교도들이 묻혀 있는 곳으로 공동묘지이지만 잘 다듬어진 공원 같은 인상을 준다. 신교도 묘지를 나와 큰 길로 약 20미터 내려오면 성 안토니오 성당이 있다. 포르투갈인들이 이 곳에서 결혼식을 자주 올려 매주 주말이면 꽃으로 장식되는 모습에서 ‘꽃의 성당’이라고도 불린다. 성당 내부에서 김대건 신부의 동상을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었다.

여행의 하이라이트, 몬테 요새와 성 바울 성당 유적지

이어서 찾아 갈 곳은 마카오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몬테 요새와 성 바울 성당 유적지이다.

마카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몬테 요새. 성 안토니오 성당에서부터 이동거리는 도보로 10분가량으로 이동 중에 마카오 골목골목의 풍경을 렌즈에 담는 재미도 기대 이상이다. 1617년부터 10년에 걸쳐 건축된 이 요새는 1622년 네덜란드 침략에 대응해 치열한 전투가 펼쳐진 곳으로 당시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아직도 당시에 사용됐던 대포들이 포구를 바다로 향한 채로 전시돼 있다. 현대에는 요새라기보다는 마카오를 조망하는 전망대이자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추세다.

유럽과 아시아의 종교 문화가 어우러진 성 바울 성당 유적지는 바로크 건축 양식의 성당으로 고풍스러움을 자랑한다. 하지만 몇 차례 화재로 인해 현재는 파사드(성당 앞면)와 성당 터만 남아 있다. 파사드에는 갖가지 조각들이 새겨져 있는데 조각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 있다. 사전에 이 의미를 숙지해 현장에서 의미를 되 새겨 본다면 성 바울 성당이 한 층 뜻 깊게 다가올 것이다.

마카오를 찾은 관광객들로 붐벼 성당을 배경으로 한적한 사진을 찍기를 원한다면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성당과 왼편에 나차 사원이 눈에 들어온다. 1888년 전염병이 창궐하자 이를 막기 위해 세운 것으로 크기는 작지만 성당과 나란히 세워져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나차 사원 옆으로 20미터 가량 황토 벽 같은 것이 세워져 있는데 이것이 구시가지 성벽이다. 점토, 흙, 모래, 볏짚, 굴 껍질 등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대포 공격을 대비해 탄성을 가진 벽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여행의 마무리, 세나도 광장

성 바울 성당 유적지부터 세나도 광장까지를 잇는 거리는 관광객, 상인, 마카오 시민 등 사람들로 넘쳐난다. 상점들마다 마카오 대표 먹거리인 에그타르트, 육포, 아몬드과자 등을 내놓고 파는데 도보여행자들에게는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좋은 기회. 이 거리에는 식료품점을 비롯해 의류매장도 많아 우리의 명동 거리와 유사한 풍경이다.

거리 곳곳, 행인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마카오인들의 삶을 잠시나마 느껴볼 것을 권한다. 이것이 도보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진짜 매력일 것이다.

세나도 광장에 들어서기 바로 직전에 성 도미니크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노란 외벽이 인상적인 이 성당 한 편에는 포르투갈 예술품 3백여점이 전시된 작은 박물관도 마련돼 있다. 성당을 나와 큰 길로 들어서면 물결 모양의 모자이크 바닥이 매력적인 세나도 광장에 도착한다.

지난 수세기 동안 마카오 정치, 문화, 사회, 경제 등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세나도 광장. 광장 중앙의 분수와 파스텔톤의 유럽 풍 건물들이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광장 바닥을 장식하고 있는 돌 조각들은 포르투갈에서 직접 가져온 것으로 하나하나 사람의 손으로 놓인 것으로 알려져 그 아름다움이 더 하다.

까모에스 공원에서 세나도 광장까지 다소 여유 있게 둘러보는데 반나절 정도가 걸린다. 세나도 광장 인근에는 상점과 레스토랑이 많아 점심식사와 함께 휴식을 즐기기에 좋다. 마카오와 포르투갈은 무관세 무역이 이뤄져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포르투갈 와인을 맛 볼 수 있다.

마카오는 낮과 밤이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낸다고 한다. 낮에는 동양의 색이 강하다면 밤에는 서양의 향이 더 강하다. 저녁 무렵 세나도 광장에 한 편에 앉아 마카오의 유럽을 만나보는 기회도 잊지 말자.





[마카오 여행정보]
▲면 적 : 28.6㎢(서울시 종로구 정도 크기)
▲시 차 : 한국보다 1시간 느림
▲통 화 : 1MOP(파타카)=120원(홍콩달러 사용 가능)
▲언 어 : 광동어, 포르투갈어
▲날 씨 : 기온-16~25°C, 습도-75~95%
▲전 기 : 220V(멀티플러그 필요)
▲비 자 : 90일 노비자 체류 가능

 

[마카오관광청 추천 도보여행 코스 7]
▲걸어서 둘러보는 25개의 세계문화유산
▲성 바울 성당의 유적에서 세나도 광장까지
▲호텔가와 비즈니스의 거리
▲모두가 즐거운 테마파크
▲명소로 거듭난 타이파 빌리지
▲바닷가 마을 콜로안 빌리지
▲깜짝 놀랄 미래로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