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자의 본분을 지키자’

현장 감동 있는 여행정보 제공돼야
보도자료 의존 정보는 지양돼야
기자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 필요
내가 하는 일이 국내외 여행지를 다니며 보고, 듣고, 느낀 일들을 기사화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여행 전문 기자 생활이다 보니 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질문 내용은 대체로 비슷했다. 어느 지역이 좋은가, 먹어 봐야 할 별미는? 어떤 것을 쇼핑하면 싸고 좋은가 등이 주된요지다. 그럴 때마다 내 대답도 비슷하다. 우선 마음에 두고 있는 여행지가 있는가, 여행 목적, 경비 한도, 개인 또는 단체 여행인가 등을 되물어 보고는 거기에 걸 맞는 여행지 두서너 곳을 추천해 주곤 한다. 또 목적지가 정해졌으면 사전에 여행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그것이 그 나라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그 영향이 인간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이며, 여행자 본인의 삶에 어떤 연관이 있는가, 등을 느껴 보며 여행을 즐기라고 말한다.
근대 세계 여러 나라의 여행 발전사를 보면 첫 시작은 단순 여행이었다. 그 다음이 체험 여행으로, 체험에서 느낌으로(낭만), 느낌에서 문화(역사)로, 문화에서 개인의 삶과 연결(철학)로 시대에 따라 직접적인 현상에서 문화적인 감성으로 여행자의 니즈 패턴이 변화해 가고 있다.
이런 여행객의 니즈를 이용해 각국은 관광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관광객 3명이 쓰고 가는 돈이 자동차 1대를 수출해 얻어지는 이익과 맞먹는다는 경제적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관광산업은 국제간의 경쟁과 함께 교류를 위한 협력이 동시에 필요한 시기이다. 그러기 위해서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 특히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자국의 시장만 외국에 홍보할 것이 아니라 외국 시장도 자국에 홍보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홍보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여기서는 여행 관련 신문기사에 대해 짚고 넘어가려 한다.
현재 국내외 관광지를 소개하는 신문 기사에는 여행지에 가고 오는 방법, 무엇이 볼 만하고, 어떤 음식이 좋고, 특산물 쇼핑 등 단순 정보 전달 수준에 지나지 않는 기사들이 허다하다. 때로는 이런 단순 정보 기사마저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변화하는 관광 패턴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정보로는 다소 무성의한 면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정보는 인터넷을 서핑하면 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들이 수없이 많다.
신문 잡지에 실린 여행 기사가 무성의 하게 된 것은 크게 두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다. 우선 한정된 지면으로 인해 깊고 풍부한 자료를 모아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을 모두 전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하나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의 여행지에 대한 공부 부족과 안일한 기사 쓰기다. 여행지의 명암을 공부하지 않은 기사는 보이는 것만의 단어 열거가 된다.
또 여행객을 위한 정보가 아닌 여행지를 위한 정보로 변질된다. 지금의 독자들은 물리적인 정보 외에도 여행에서 얻어지는 낭만과 문화의 경험, 그리고 인간의 삶과 연결하는 철학까지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철학을 논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여러 이유를 들어 해당 기관이나 지역에서 보낸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경우가 종종 있다. 소위 말하는 이런 자료기사들이 급기야는 기사의 품격과 질을 떨어뜨리고 신뢰도까지 의심받는 사태로 발전한다.
이젠 독자들이 생각하는 정보의 눈높이도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현장의 명암과, 감동이 없는 기사는 외면 받는다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기사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들의 현장 취재의 본분을 지켜야 하며 보도 자료에 의존하는 기사는 지양해야 된다.
<본지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