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262호]2024-11-28 10:12

모로코 문화의 심장, 페즈

알 카라위인 모스크와 전통 염색공장에서 만나는 역사의 숨결
 
모로코의 문화적 심장인 페즈(Fez)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학문적 중심지이자 이슬람 건축의 상징인 알 카라위인 모스크(Mosquee Al Qaraouiyine)와 천년 역사를 간직한 전통 염색공장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이 두 장소는 각각의 방식으로 페즈가 가진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먼저, 알 카라위인 모스크는 859년 파티마 알 피히리야(Fatima Al-Fihriya)라는 경건한 여성이 설립한 이래, 단순한 예배 장소를 넘어 이슬람 세계의 학문적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속 운영 대학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도 등재된 이곳은 수백 년 동안 철학, 과학, 종교 연구의 본거지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븐 할둔(Ibn Khaldoun)과 같은 세계적인 학자들이 이곳에서 가르치며 지적 유산을 풍부하게 했으며, 흰색 미나렛(첨탑)은 페즈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정교한 설계와 전통적 장식은 모로코 건축의 정수를 보여준다. 오늘날에도 알 카라위인 모스크는 종교적, 학문적,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며, 모로코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유산으로 남아 있다.
 
알 카라위인 모스크와 함께 페즈의 전통을 대표하는 또 다른 상징적 장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염색공장이다. 이 곳은 천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전통 염색 기술과 장인정신의 산실로 현대적인 산업화 시대에도 여전히 고유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페즈 염색공장은 비둘기 똥과 천연 암모니아를 활용해 가죽을 부드럽게 처리하는 고유의 방식을 유지하며 이러한 전통 기술은 환경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고품질 가죽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염색 공정에서 사용하는 천연 염료 또한 독특하다. 사프란에서 추출한 노란색, 인디고로 만든 파란색, 양파 껍질과 같은 식물성 염료는 가죽에 깊고 풍부한 색감을 더한다. 이러한 자연적인 염색 방식은 가죽 제품에 독특한 질감과 품질을 제공하며, 장인들이 세대를 거쳐 전수해온 기술을 통해 현대에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염색공장은 단순히 공예품 제작을 넘어, 페즈의 경제와 문화적 전통을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수백 개의 염료 통이 늘어서 있는 광경과 장인들이 가죽을 염색하고 가공하는 모습은 이곳만의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천연 염료에서 나오는 향과 다채로운 색감은 페즈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모로코의 전통 공예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알 카라위인 모스크와 전통 염색공장은 서로 다른 기능과 목적을 가진 공간이지만, 페즈라는 도시가 가진 역사적, 문화적 깊이를 함께 보여준다. 알 카라위인 모스크는 종교와 학문의 성취를 상징하며, 이슬람 세계의 정신적 유산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반면, 염색공장은 장인정신과 전통 기술을 통해 모로코의 경제와 문화를 상징한다. 이 두 장소는 역사와 현대, 종교와 세속의 조화를 이루며, 페즈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페즈를 방문하면 모로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특별한 매력을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