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55호]2014-08-01 07:48

독일(下) 당신이 꿈꾸는 유럽, 독일에서 누려라!

글 싣는 순서
독일<上> 신비롭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독일<下> 아름답다. ‘독일 Old City’

 
 
지난 호에서 기자는 독일의 유적지를 따라 고대에서 중세시대로 넘어가는 여행루트를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유적지를 통해 시간과 시간을 넘나들며 그 와중에 마주친 독일의 아름다운 올드 시티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주인공은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州)에 위치한 콘스탄츠(Konstanz)와 페리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도시 메어스부르크(Meersburg), 우리에게도 익숙한 대도시 바이에른주의 뮌헨(Munich)이다.

이른 낮의 해가 쨍쨍한 콘스탄츠부터 해 저무는 메어스부르크, 늦은 밤에도 사람들의 소음으로 가득했던 뮌헨까지. 평범한 동양여자의 유럽여행 로망을 100% 채워줬던 매력적인 독일의 올드 시티를 소개한다.
취재협조 및 문의=독일관광청(www.germany.travel/02-773-6430)

독일=강다영 기자 titnews@chol.com
 
 
 

동화 속 아름다운 유럽마을을 마주하다
 
콘스탄츠·메어스부르크·뮌헨 올드시티



 
스위스를 닮은 독일 마을, 콘스탄츠(Konstanz)”

유적지를 통해 신비로운 중세시대 교회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몇 만 년 전 원시시대 흔적들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도 행복하다. 하지만 각종 매체를 통해 늘 동경해마지 않던 유럽의 풍경을 보는 것 또한 끝내주게 행복한 일이다. 이십대 중반에 만난 독일의 풍경은 상상만큼 행복했고 상상이상 아름다웠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중세 시대 풍 건물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한동안은 유럽을 테마로 한 테마파크에 온 냥 실감이 나지 않았다.

기자가 방문한 콘스탄츠(Konstanz)는 독일 남쪽 보덴 호에 위치한 도시로 스위스 국경과 인접해 있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함께 방문한 기자일행들은 스위스의 마을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에는 보덴호 건너편의 알프스 산맥이 보이기도 한다니 스위스와는 강줄기 하나를 두고 거의 붙어있는 셈이다. 콘스탄츠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현지에서는 관광지로 매우 유명하다. 이를 증명하듯 콘스탄츠는 아기자기한 관광기념품점이 흔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중년 부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콘스탄츠의 중심은 시청사가 위치한 마르크트 슈태테 거리(Marktstatte)다. 콘스탄츠 구시가지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유럽 특유의 돌바닥 위로 아름답게 솟은 중세풍 건물이 양 옆으로 늘어서 길을 만들고 있다. 거리 중앙에는 카이저 분수(Kaiserbrunnen)가 관광객들의 쉼터가 돼주고 있다. 카이저분수는 ‘황제의 분수’라는 뜻으로 오벨리스크의 4면을 4명의 황제가 장식하고 있다. 황제가 든든히 지키고 있는 분수 아래로는 엉덩이가 무거운 관광객이나 현지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지 여유로운 유럽의 문화가 그대로 느껴졌다.

슈테태 거리에서는 다양한 거리공연도 즐길 수 있다. 각종 상점가가 들어선 이 넓은 거리는 첼로와 바이올린을 든 거리 음악가들의 무대이자 우아한 성대를 맘껏 뽐낼 수 있는 오디션 현장이다. 어떤 골목을 들어가던 아름다운 선율과 매혹적인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콘스탄츠. 동전 몇 개를 슬그머니 밀어 넣고 관람객이 돼 보는 것도 좋다.
 

슈테태 거리 중앙의 카이저분수에서 일직선으로 걸어 나가면 보덴호가 펼쳐진 항구가 나온다. 콘스탄츠를 상징하는 이 항구(Konstanzer Hafen) 끝에는 풍만한 가슴을 드러낸 채 한 손에는 교황의 관을 한 손에는 왕의 왕관을 쓴 남자를 쥐고 있는 창녀, ‘임페리아(Imperia)’ 상을 볼 수 있다. 임페리아 상은 조각가 페터 렝크(Peter Lenk)의 작품으로 그는 성적(性的)인 풍자를 작품에 담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상은 거의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360도 회전한다. 시간이 많다면 항구 근처에 앉아 샌드위치를 뜯으며 임페리아상의 360도 몸매를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보덴 호로 이어진 이 항구에는 주변 관광지로 이동하는 유람선도 많다. 유람선으로는 가까이 위치한 마이나우 섬(Insel Mainau), 라이헤나우 수도원 섬(Monastic Island of Reichenau]), 프리드리히스하펜(Friedrichshafen), 메어스부르크(Meersburg) 등 다른 도시 또는 섬으로 이동할 수 있다. 유람선은 가져온 차와 함께 탑승할 수 있으며 2층에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 붙어 있는 실내 좌석과 복도 실외 좌석이 마련돼 있다.
*BSB 이동편 정보: http://stadtwerke.konstanz.de
 
 
“해지는 동화마을 메어스부르크(Meersburg)”

콘스탄츠 항구에서 출발하는 보덴호 유람선(Bodensee-Schiffsbetriebe, BSB)으로 이동하기 가장 가까운 도시는 메어스부르크다. 콘스탄츠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고 해질녘의 메어스부르크로 출발한다. 배를 타고 이동한 시간은 30분 남짓. 출발한지 머잖아 빨간 지붕과 너른 포도밭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마침내 당도한 메어스부르크는 도시 초입부터 거리 콘서트에서 흘러나온 경쾌한 음악소리로 기자와 일행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눈을 돌리면 일직선으로 곧게 펼쳐진 거리 양 옆으로 노란색과 주황색, 초록색 등 알록달록한 동화 속 마을이 현실에 재현돼 있다.
 

어릴 적 헨젤과 그레텔이나 브레멘의 동물음악대 등 그림형제의 동화를 읽고 자랐던 기자는 메어스부르크에서 알 수 없는 향수에 젖어 한동안 감탄을 금치 못했다. 듣기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해질녘의 동화마을은 어린 시절 기자가 동경하던 동화 책 속 그 마을임이 분명했다.

메어스부르크는 경사가 있는 동네로 구경을 하려면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건물들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걷다보면 오르막이 오르막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건물도 건물이지만 상점마다 자신들이 판매하는 물건을 쇼 윈도우에 보기 좋게 전시해 굳이 상점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아이쇼핑을 신나게 즐길 수 있다.
 

메어스부르크의 가장 낮은 곳인 보덴 호 주변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빼곡하다. 보덴 호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이곳은 늘 붐빈다. 마침 해가 반 쯤 떨어져 호수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식당가가 몰린 호수 주변에는 메어스부르크를 둘러싼 포도밭과 보덴 호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언덕 하나를 타야하는데 계단 몇 개를 오를 때마다 달라지는 전망에 힘든 줄도 모르고 숨을 씩씩 대며 올랐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찰랑이는 호수와 그 노을에 붉게 물든 포도밭, 완만하게 이어진 도로.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이었다.
 
 

“뮌헨(Munich)의 밤은 길고 아름답다”

뮌헨은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도시로 ‘독일에서 가장 유쾌한 곳’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곳이다.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이 많다는 풍문은 직접 도착하자마자 깨닫을 수 있어 금새 고개를 끄덕였다.

난생처음 보는 독일인이 기자의 카메라에 얼굴을 쑥 들이밀고 호프집에서 만난 연인은 카메라를 보자 기분 좋게 웃으며 손으로 ’브이’를 그렸다.

현대적인 뮌헨의 신시가지를 벗어나 독일 구 시가지로 들어가는 관문인 카를 광장(Karlsplatz)에 도착하면 수많은 관광객들을 마주할 수 있다. 뮌헨 구 시가지는 모두가 알다시피 바로크 양식의 교회 성 미하엘 교회(St. Michaelskirche)나 뭔가 음침한 듯 웅장한 신시청사(Neues Rathaus), 디즈니 만화에 나올 법한 모습의 구시청사(Altes Rathaus)가 대표적인 볼거리다.
 

특히 신시청사 전망대에 올라가면 뮌헨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낮게 깔린 건물들 위로 뾰족이 솟아오른 성 페트리 교회(St.Petri Kirche)가 특히 아름답다.

월드컵 기간에 방문한 기자 일행은 축구경기가 펼쳐지는 날이면 독일 사람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는 행운을 얻게 됐는데 뮌헨에 도착한 날도 브라질과 칠레의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 게다가 엊그제 진행된 경기에서 독일이 시원하게 우승을 차지해 월드컵 열기가 한창 고조됐을 때였다. 뮌헨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어둠이 푸르스름하게 깔린 8시 쯤 뮌헨은 파티 분위기에 휩싸였다. 뮌헨의 중심이 되는 마리엔 광장(Mary’s Square)에서는 월드컵 열기에 푹 빠진 젊은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었다.

뮌헨은 세계 3대 맥주축제인 ‘옥토버 페스트’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마리엔 광장을 헤집고 다니다보면 엄청난 소음을 발산해내는 맥주 집, ‘호프브로이하우스(Hofbrauhaus)’를 만날 수 있다. 바이에른 왕실의 지정 양조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홀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호프브로이하우스는 도대체 몇 천 명이 들어 갈 수 있는지 가늠도 되지 않을 만큼 넓은 홀에 한 치의 틈도 없이 자리를 빽빽이 메운 사람들로 내부는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맥주잔을 양손에 세 개씩 쥐고 나르는 웨이터들과 좁은 복도에서 폴카 춤을 추며 흥을 돋우는 스텝들은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진정한 호프브로이하우스만의 진풍경을 만들어 낸다. 호프브로이하우스를 빠져나오면 거리 위로 쏟아져 나온 관광객들이 관광용 탈 것(사방이 뚫린 3륜 차나 조금 세련된 인력거)들을 타고 거리 곳곳을 구경한다.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뮌헨의 밤을 뒤로하고 기자는 숙소로 발걸음을 돌렸지만 아마 기자가 떠난 뮌헨의 밤거리는 여전히 시끌벅적 했을 것이다. 돌아선 등 뒤로 여전히 뮌헨의 활기가 느껴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