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95호]2015-06-19 10:08

2015 한국국제관광전



국내·외 여행정보를 한눈에 ‘제30회 한국국제관광전’
B2B2C 프로그램 풍성 | 실수요 방문자↓ 아쉬워
 
 

제30회 한국국제관광전(The 30th Korea World Travel Fair, KOTFA)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나흘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전국적으로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년보다 박람회장은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으나 부스 참가업체들의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행사로 관람객들의 흥을 돋웠다. 행사장 출입구에는 각각 열 감지 시스템과 손 소독제가 구비돼 있었고 행사장 내부 또한 사이사이 손 소독제를 비치해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기 위한 노력들이 엿보였다.

국내 여행박람회의 시초 격인 한국국제관광전은 올해 30년간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제2의 전성기를 위한 새로운 시도와 활동들을 전개해 박람회를 예년보다 탄탄하게 만들었다. 여전히 개선되고 보완해야 할 부분과 아쉬움이 남는 박람회 현장이었지만 조금씩 변화를 맞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취재협조 및 문의=(주)코트파 (02-757-6161 / www.kotfa.co.kr)
코엑스=권초롱·이예슬 기자 titnews@chol.com
 

 
“30주년 맞아 새로운 시도 돋보여”

올해 30주년을 맞는 한국국제관광전은 외형보단 내실을 갖추는데 주력했다. 특히 여행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제기돼 왔던 B2B관광전에 대한 갈증해소의 교두보가 미미하나마 마련됐단 점이 의미 깊다.

조직위가 주력했던 올해 첫 행사인 B2B 트래블 마트는 메르스라는 악재 속에서도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지난 12일 코엑스 3층에서는 각국 82개 기관의 셀러와 국내 38곳의 바이어가 만나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메인 박람회장이 아닌 관광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창구가 마련된 것. 오전 10시 첫 미팅을 시작으로 오후 5시까지 이어진 B2B 트래블 마트는 1회 미팅 당 20분씩 소요됐다.

가장 많은 셀러 참여 국가는 인도네시아로 호텔&리조트, 현지 여행사 등 총 21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러시아, 스리랑카, 필리핀에서 각각 9곳의 셀러가 참여해 그 뒤를 이었다.

B2B 트래블 마트에 참가한 국내 바이어 관계자는 “메르스 때문에 박람회 자체를 참여하지 않은 셀러나 바이어가 있어 B2B 스케줄이 취소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첫 회 치고는 무난하게 진행됐다. 특히 각국의 셀러들이 각 바이어들의 업체 성향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왔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관광청들이 트래블마트를 진행하지만 전 세계 업체들과 한 자리에서 미팅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한국국제관광전의 B2B 트래블마트가 앞으로 더 튼튼하고 알차게 꾸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허울뿐인 행사로 치부됐던 B2C 관광설명회는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B2B 트래블마트가 열렸던 맞은편에서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 B2C 관광설명회 현장에는 2030세대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B2C 관광설명회 또한 20분씩 총 6개 업체가 지역 및 사업을 소개했다. 러시아의 ‘모스크바 전시& 컨벤션 에이전시’가 첫 스타트를 끊었으며 뒤 이어 멕시코관광청과 조지아정부관광청,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스리랑카관광청의 지역 설명이 이어졌다. 마지막 순서는 이안재트래블앤컬쳐 주식회사로 마무리 됐다.

설명회 방문자가 젊은 층이 주를 이뤘다는 점에서 향후 실수요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무리할 정도로 타이트하게 잡힌 스케줄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모스크바 설명회가 2시부터 2시 20분까지 이어지고 나면 바로 이어 2시 20분부터 2시 40분까지 멕시코 설명회가 진행되는 스케줄이었다. 한 장소에서 설명회가 연이어 진행되는 만큼 각 설명회 별 시작과 종료 시간 사이에 휴식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B2C 관광설명회에 참석한 대학생은 “러시아와 멕시코 여행에 대한 관심이 있어 설명회에 참석했다. 단순히 지역 설명으로 끝나지 않고 그곳에서 즐길 수 있는 활동들과 항공, 호텔 등의 정보를 알려줘서 좋았다. 그러나 쉬는 시간 없이 줄곧 이어지다 보니 한 업체 설명회만 참석하는 게 아닌 사람들은 집중력도 떨어지고 화장실도 가지 못해 불편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인-아웃-인트라바운드를 지향하며 주력했던 행사 중 하나인 KITM(Korea Inboun Travel Mart)는 메르스로 인해 전면 취소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전 세계 문화·공연·체험 등 콘텐츠 풍성”

B2B2C 모두 만족하는 관광·여행 종합박람회가 목표라는 한국국제관광전의 올해 박람회는 메르스라는 공포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도록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과거 부스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부스로 관람객을 유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남발했던 이벤트 보다는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공연이나 여행정보 퀴즈 등의 이벤트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

메인 무대에서는 시간대별로 국내외 지역의 춤과 노래, 악기 연주 등이 펼쳐졌으며 부스 사이사이에서도 볼거리, 즐길거리와 먹거리까지 풍성하게 꾸며졌다.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곳은 △일본관이었다. 일본관은 가장 많은 부스 참가국가 중 하나였는데 ‘우정의 문’을 설치해 관람객과 일본 현지인들이 영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 또한 행사 중간에는 일본 탈춤 공연도 펼쳐져 관람객들이 빙 둘러 공연을 감상하기도 했다.

부스가 맞닿았던 △필리핀과 △태국 부스는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모였다. 필리핀관광청은 전통 대나무 악기 공연단인 ‘반다 카와얀 필리파나스’를 초청, 오프닝 공연 외에도 관광청 부스 내에서 상시 공연을 펼쳐 관람객들의 흥을 돋웠다. 태국관광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태국 마사지를 느낄 수 있도록 마사지 체험관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줄이 끊이질 않았고 양 옆으로는 전통 공예품을 만들 수 있도록 했으며 간편하게 현장에서 먹을 수 있는 전통 음식들도 선봬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을 정도.

올해 첫 참가로 의미가 있는 △그리스 역시 먹거리로 관람객 유혹에 나섰다. 그리스 전통주인 우조와 핑거푸드를 맛보며 그리스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지자체 부스들 역시 해외 업체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알찬 프로그램들로 무장했다.

박람회장을 누비다가도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도록 7080세대의 감성을 불러일으킨 △대구 부스에는 故 김광석의 음악과 포토존이 마련됐다. 대구광역시는 이밖에도 ‘대구의 맛있대, 멋있대, 재밌대’를 메인 그래픽으로 한 대구 근대골목과 특색들로 부스를 디자인 해 최우수 홍보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국내 지자체 부스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곳은 △강원도였다. 강원도 부스는 참가 업체도 타 지자체보다 월등히 많았으며 2018년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관련 부스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평창올림픽 사무국 부스에서는 아이스하키를 체험할 수 있는 미니 경기장이 갖춰졌으며 강원도 부스 뒤편에는 춘천 카누, 원주 레일바이크 등을 간접체험하고 한지공예나 강원도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 체험 등 관람객들에게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오락가락 부스 배치&실 수요층 부재 아쉬워”

나흘간 코트파를 다녀간 관람객 총 인원은 6만 6천여 명으로 메르스 확산 영향으로 관람객 수는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코트파 측은 B2B 트래블마트 및 관광설명회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고객은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람회를 찾은 대다수는 여전히 경품만을 찾아다니는 노년층이 주를 이뤘다. 메르스 확산으로 예년보다 학생 단체가 줄어들었던 것은 사실이나 실수요로 이어질 수 있는 중년층과 가족방문객의 급감은 아쉬운 대목이다. 메르스의 공포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관람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노년층은 여행 정보 수집을 목표로 두기 보다는 단순한 이벤트 참여와 경품을 목적으로 박람회를 찾은 것으로 보였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이들이 이벤트 참여를 위해 연이어 줄을 선 모습과 캐리어 또는 핸드카트를 끌며 경품을 수집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들이 심심찮게 연출됐다. 특히 부스 참가자들이 경품 이벤트를 하거나 각국의 음식들을 제공하는 순간에만 사람이 확 몰려 낯 뜨겁기까지 했다.

부스 참가 업체 관계자는 “부스를 찾는 노인들이 기념품이나 경품을 요청한다. 브로슈어나 가이드북 같은 정보는 필요 없다며 다시 내려놓고 가는 이들도 있다. 현지인들을 보기 부끄러울 정도”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국내외 여행정보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박람회라는 코트파의 말과는 달리 얽히고설킨 동선 탓에 관람객들의 혼란이 가중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천장에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등 지역 구분을 해놨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전년대비 부스와 부스 사이 간격이 넓어 이벤트를 하더라도 관람객들 간에 마찰이 빚을 일은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지역별, 대륙별 구분 없이 들쑥날쑥 부스들이 배치돼 길을 잃고 두리번거리는 관람객들도 종종 마주쳤다.

박람회 사무국은 본 박람회를 인-아웃-인트라바운드 모두를 아우르는 박람회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박람회 역시 인바운드를 위한 서비스 부재는 눈에 띄었다. 우선 부스 참가자나 B2B 트래블마트 셀러를 제외하고 박람회를 방문한 외국인은 극히 드물었다. 실상 외국인이 국내 여행정보에 대해 묻더라도 그를 맞아줄 전문 인력은 부재했다. 때문에 몇몇 외국인들은 한국인 친구와 방문하며 그들을 통해 언어적 불편함을 해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