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1189호]2022-09-20 10:21

​거리두기 풀리자 핫해진 여가활동?
코로나 방역조치 완화된 4~5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
문화예술 관람, 관광/여행, 사회 교류 상승 탄력 돋보여
물가 폭등, 경제 불안이 모처럼의 활성화에 ‘찬물’ 우려
  
국민 여가생활 경험이 방역조치 변화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여가활동인 '오락·휴식' 경험은 큰 변화가 없으나 ‘문화예술 관람’, ‘관광·여행’, ‘사회 교류’ 등 코로나19 이후 극히 제한됐던 대면활동 분야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여가활동의 종류에 따라 이를 향유하는 계층별 격차도 컸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2021년 11월부터 수행하고 있는 ‘여가·문화·체육 주례조사(매주 500명)’에서 지난 8월까지 19세 이상 성인 2만2,658명에게 '3개월 내 여가활동 경험(여가활동 경험률)'을 묻고 분야별, 세분활동별로 추이를 비교했다.
 
여가활동은 크게 ‘여가∙사회’와 ‘문화∙체육’의 2개 활동으로 구분했다. 이 중 ‘여가∙사회’는 △오락·휴식 △관광·여행 △자기 계발·자기 관리 △사회 교류의 4개 분야로, ‘문화∙체육’은 △운동·스포츠 직접 하기 △운동·스포츠 관람하기 △문화예술 직접 하기 △문화예술 관람하기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해당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플랫폼 마켓C www.bigdata-culture.kr에서 공개되고 있다.
 
 
 
■ 분야별 경험률 : ‘오락∙휴식’이 가장 대중적인 여가활동

조사기간 평균 여가활동 경험률은 △오락∙휴식이 5명 중 4명(80%) 꼴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관광∙여행(58%)으로 5명 중 3명꼴이었으며, △운동∙스포츠 직접 하기(54%) △자기 계발∙자기 관리(49%) △사회 교류(47%)는 대략 2명 중 1명 정도였다. △문화예술 관람하기(38%) △운동∙스포츠 관람하기(26%)는 비교적 낮았고 △문화예술 직접 하기(11%)가 10명 중 1명꼴로 가장 저조했다.[그림1]
 
여가활동 경험률은 분야와 시기에 따라 비슷하면서도 각각 다른 추이를 보였다. 사적 모임이 확대된 3월부터 운동∙스포츠 직접하기, 관광∙여행, 사회 교류 경험이 증가하고 오락∙휴식은 감소했다.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4, 5월 이후에는 문화예술 관람하기와 관광∙여행을 필두로 여가활동 전반의 경험률이 증가 추세다.
 
오락∙휴식 분야는 조사기간 내내 경험률이 가장 높았다. 산책∙걷기, 쇼핑, 영상콘텐츠 시청 등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이라는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조사 시기별 경험률 변화가 거의 없는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관광∙여행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극도로 제한된 활동임에도 비교적 높은 경험률을 보여왔으며 올 들어 상승세가 뚜렷하다. 특히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4, 5월 이후 상승세가 가팔랐다.
 
문화예술 관람하기는 모든 분야 중 상승세가 가장 돋보였다. 영화관, 전시관, 박물관 등 접근이 쉬우면서도 코로나 기간 극히 제한됐던 대면 활동이다.
 
반면 자기 계발∙자기 관리, 운동∙스포츠 관람하기, 문화예술 직접 하기 등 대면 필요성과 장소의 제약이 크지 않은 분야는 오락∙휴식처럼 시기에 따른 변동이 크지 않았다.
 
■ 성별∙연령대별 비교 : 운동∙스포츠 활동 외에는 20대 여성 경험률 최고

여성의 여가활동 참여가 남성보다 활발했다. 여성은 자기 계발∙자기 관리(54%)와 사회 교류(52%) 분야에서 남성보다 10%포인트(p) 가까이 앞섰고 문화예술 관련 2개 분야(관람하기와 직접 하기)에서도 남성을 앞질렀다. 남성의 경험률이 더 높은 것은 운동∙스포츠 2개 분야(관람하기와 직접 하기) 뿐이었다.
그 중 20대 여성은 문화예술 관람하기(51%), 자기 계발∙자기 관리(64%), 오락∙휴식(88%) 부문에서 모든 성∙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 시니어 계층은 남녀 공히 비교적 활발한 여가활동을 하고 있다. 8개 분야 중 운동∙스포츠 직접 하기, 사회 교류, 운동∙스포츠 관람하기, 문화예술 직접 하기에서 청장년층을 능가했다 [그림2]
 
 
20대는 오락∙휴식, 자기계발∙자기관리, 문화예술 관람하기와 직접 하기가 매우 활발했던 반면 관광∙여행, 운동∙스포츠 경험률은 매우 낮아 분야별 편차가 두드러졌다.

운동∙스포츠 직접 하기의 경우 50대 이상 남성이 가장 높고 그 뒤로 60대 여성, 40대 남성, 50대 여성 순이었다. 남녀에 관계없이 건강에 민감한 시니어층일수록 운동∙스포츠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반면, 20대와 30대의 경험률은 상당히 낮았다.
 
30, 40대는 남녀 모두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사회활동과 육아에 많은 노력을 쏟는 세대로 여가생활 분야에서는 전반적으로 취약했다.
■ 코로나19 족쇄 많이 풀렸지만 경제 상황이 걸림돌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과 경험은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방역정책, 특히 거리두기 수준에 따라 등락이 엇갈렸다. 분야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최근 모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거리두기 전면 해제 영향이다. 특히 ‘문화예술 관람하기’, ‘관광∙여행’, ’사회 교류‘ 등 대면 접촉이 필수적인 분야의 상승 탄력이 큰데 이는 불가피하게 제한됐던 활동의 본격 재개라는 의미가 있다.
 
문제는 경제 상황이다. 여가활동의 질(종류)과 양(경험률)을 좌우하는 큰 요소는 소득 수준, 즉 가계경제 상황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물가 폭등에 따른 경제 위축이 모처럼 활기를 찾은 국민 여가생활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