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942호]2016-06-20 09:01

2016한국국제관광전
 

 
인-아웃바운드 결합한 한국국제관광전 절반의 성공 거둬
 
 
6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린 ‘제31회 한국국제관광전(Korea World Travel Fair 2016, 이하 코트파 KOTFA)’이 폐막했다. 관광전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박람회에는 약 60개국, 500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박람회 현장을 찾은 관람객은 10만 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2016코트파는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는 물론 국내여행까지 주요 관광 부문을 모두 아우른 종합 여행박람회로서 자부심을 강조했다. 전시 행사와 상품 소개 및 판매는 물론 여행 강연, B2B 트래블마트, 무대 공연, 이벤트, 다양한 포럼 및 세미나 등을 동시 개최해 박람회의 위상을 높였다. 여기에 종전보다 낮아진 부스 임대료와 특전 등으로 출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즐길거리 및 콘텐츠 부족, 타깃 설정 실패, 효율적이지 못한 프로그램 운영 등에서는 여전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판 ‘ITB(독일)’를 꿈꾸는 코트파는 결론적으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 속에 앞으로 풀어야 할 수 많은 과제들을 떠안게 됐다.

취재협조 및 문의=한국국제관광전조직위원회 전시팀(02-757-6161/http://www.kotfa.co.kr )
코엑스=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B2B/B2C 동시 진행 장점, 뚜렷한 즐길거리는 부족해”

 
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올해 코트파는 유례없는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여행사 단일 박람회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2016하나투어여행박람회’와 동일한 시기에 행사를 치른 탓이다.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하나투어의 손쉬운 승리를 점쳤고 실제 일본관광청 등 여러 개의 부스를 이용하는 관광청들이 속속 참여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코트파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들이 제기됐다.

그러나 30년이라는 관록을 자랑하는 코트파는 예상 외로 담담하게 행사를 이끌었다. 관광청 이탈 등 성적은 신통치 않았지만 약 60개국, 500여 개 업체를 유치했고 무엇보다 지자체들을 대거 초청해 인-아웃바운드 양대 산맥을 공략했다.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선보이려는 노력도 병행했다. 특별관광상품전과 트래블마트, 관광설명회, 중국미디어 초청 국내 지자체 홍보, 국제 세미나 등의 부대 행사 등이 그것이다. 이는 상품 전시와 판매를 통한 이익 창출에 집중하는 타 박람회와 코트파가 차별화되는 점이자 앞으로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신중목 조직위원장은 “한국국제관광전이 31년 동안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관람객 및 참가기관들의 성원 덕분”이라며 “조직위는 한국국제관광전을 독일의 ITB, 영국의 WTM 등과 같은 세계적인 여행박람회 수준으로 만들고자 ‘코트파 2020비전’을 수립,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31년간 다져온 정통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국국제관광전이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성과와 선전에도 불구하고 코트파의 기능과 한계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일례로 취재차 현장을 찾은 지난 10일 전시홀은 썰렁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대부분 경품을 노리는 노년층이나 개인 의사와 상관없이 단체로 찾은 학생들이 주를 이뤘다. 그나마 간간히 가족단위 참관객이 보였지만 수가 많지는 않았다. 오롯이 참가 업체 관계자들이 박람회 장을 채우고 있다는 의견들이 들렸다.

지역별 전통공연이 진행되는 중앙 무대에는 빈자리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사람들이 쉽게 몰리지 않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이끌기 위한 이벤트와 공연이 동시에 이뤄져 박람회 장은 소란스러웠다. 그럼에도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 것은 참여 업체들이 많지 않아 전시장이 전반적으로 넓고 한산하게 느껴진 탓이다. 물론 코트파는 상품 판매나 수익 확대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구매층이나 잠재 여행 수요를 유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홍보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은 필요할 듯 싶다.

즐길거리의 부재도 단점으로 노출됐다. 각 부스마다 럭키드로우 이벤트와 퀴즈, 게임 등을 진행했지만 참관객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적었다. 입구 쪽 특별 부스들과 중앙의 대형 부스 몇 곳을 제외하면 다수가 작은 규모 혹은 기본부스로 참여한 탓에 시선을 끌지 못했다.



 



코트파는 향후 공공성·실용성을 갖추고 관광 관련 국가적·사회적 아젠다를 박람회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미래를 그리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코트파가 꿈꾸는 가까운 미래는 오는 2020년 100개 국 1,000개 부스가 박람회에 참가하고 관람객 수 20만 명을 달성하는 것. 다루는 콘텐츠 또한 레저 및 관광에 국한되지 않고 문화, 환경, 사회, 나눔 등 광범위하게 늘어날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첫 번째 실험은 당장 내년부터 시작된다.

2017한국국제관광전은 6월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삼성동 코엑스 A홀과 B홀에서 종전보다 규모를 키워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폐막식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태국관광청과 그리스관광청, 경상북도 등이 최우수 마케팅상을 수상했다. 또한 캄보디아 관광부와 한국방문위원회 등이 최우수 부스 운영상을, 타이완관광청과 강진군 등이 최우수 홍보상을 수상했다.
 


 
 
 
△트래블쿱 여행상담관

 
20년 노하우의 테마전문여행사 연합, ‘트래블쿱(Travel Coop)’의 참여는 올해 코트파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홍주민 코트파 사장은 코트파 개막을 앞두고 “여행 및 문화 트렌드가 FIT로 변화함에 따라 전문/자유여행을 취급하는 중소형 여행사들을 엄선해 박람회와 협력하기로 했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트래블쿱 관은 테마여행상품 소개와 여행고수들의 맞춤상담을 통해 4일 동안 1,200건 이상의 여행상품 상담과 상품 판매를 진행했다. 아울러 소비자 이벤트를 통해 미국 일주권 등 푸짐한 경품을 제공했다. ‘4일간의 똑똑한 세계여행’이란 주제에 걸맞는 여행 강연과 상담, 소비자 질의응답 등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조직위에 따르면 미국 캠핑카투어는 가족 및 연인/친구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킬리만자로 트레킹, 남미와 캐나다 오로라 체험 등은 젊은 매니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 밖에 차마고도 옥룡설산 트레킹은 중장년 관람객들의 문의가 많았다.

박람회에 참여한 트래블쿱 관계자들도 행사 개막일과 주말에 적지 않은 사람이 몰렸다며 기획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오프라인 박람회가 그렇듯 가예약을 실제 수요로 전환하기가 어렵고 같은 시기에 온라인 여행 박람회와 특가 이벤트가 즐비해 큰 성과나 수익은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주요 방문 고객은 여전히 노년층과 학생

오프라인 박람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박람회 현장을 찾는 참관객 수와 이들의 구매 여부다. 대부분 여행박람회에 참가하는 입점사들은 행사 기간 동안 매출 및 이익 증대를 위해 특별한 가격의 상품과 할인 혜택을 준비하고 경품 및 고객 상담 등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상품(혹은 목적지)을 적극 홍보하고 판매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는 것. 그러나 코트파는 올해도 어김없이 입점 업체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관람객 수는 10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중복 수요와 관계자를 제외하면 순수 참관객 규모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관람객들은 늘 그렇듯 나이가 있는 노년층이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간혹 젊은 여행자들도 찾아볼 수 있지만 코트파를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 아니라 코엑스 주변이나 다른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우연히 들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시회장에서 양 손에 경품 꾸러미를 들고 천천히 움직이는 노인 관람객들을 보고 있자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박람회 이미지를 조금씩 개선하고 젊은 여행자들이 찾는 역동적인 현장으로 변하기를 기대해본다.



 
 


△남미/아프리카 등 신생 지역 적극 개척

 
코트파는 그 명성답게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국가들의 참여가 활발한 편이다. 해외관광지나 업자들이 한국 시장의 진출 여부를 타진할 때 코트파는 종종 좋은 무대가 된다. 올해 코트파에는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페루, 자메이카 등이 처음으로 참여해 한국여행업 관계자들을 만나고 일반관람객들을 맞아 목적지를 홍보했다.

이 중에서도 아프리카 지역이 돋보였는데 올해 코트파는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 남미/아프리카 지역의 13개 국가가 참여한 <공정여행 커피투어관>을 운영하고 색다른 테마여행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색 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다만 공정여행에 대한 설명이나 별도의 가이드 프로그램이 없었고 커피투어관이 박람회 중앙이 아닌 한 쪽에 치우쳐 있어 사람들의 유입이 많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예년과 다른 부대 행사도 추가됐다. 코트파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는 최근 가장 핫 한 VR(가상현실)체험과 함께 하와이, 멕시코, 볼리비아, 중국 (산시성 한족, 귀주성 묘족) 등 세계 각국의 전통공연 관람 기회가 주어졌다. 추가로 대한항공과 이스타항공, 트래블쿱에서 제공하는 ‘1억 원 상당’의 경품추첨도 진행됐다.


 
 
 

△네트워킹 및 상담회 등 B2B 프로그램 강화

 
인아웃바운드를 총괄하겠다는 코트파의 약속대로 B2B 대상 설명회나 비즈니스 미팅 등이 추가됐다. 특히 요미우리 여행사 등 일본 주요 아웃바운드 9개 여행사와 청도·대련·심양 등 중국 12개 여행사 그리고 혜초·세상에 없는 여행사 등 40여 개 국내 테마전문 여행사가 참여한 <인/아웃바운드 B2B 트래블마트>는 시도 면에서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트파 조직위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이번 B2B 트래블마트를 통해 이뤄진 총 상담 건수는 약 900건(아웃바운드 550건, 인바운드 350건)에 달한다. 단 트래블마트가 열렸던 전시관이 지나치게 협소하고 상담 테이블이나 통역 지원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은 개선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파는 향후 B2B 세션을 포함한 토론, 포럼, 워크숍 등을 좀 더 확대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행사 때 사회적 이슈인 환경을 박람회 전반에 테마로 활용한 것처럼 앞으로도 이 같은 공적인 영역을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코트파는 올해 ‘탄소제로를 추구하는 에코박람회’로 만들기 위해 ‘에코부스 시범운영’, ‘에코백 지참 시 친환경 보틀 증정’ 등의 캠페인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