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854호]2014-07-25 08:48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호(下) ‘그린 라이트’, 다이아몬드를 탐한 여자

 

 

글 싣는 순서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호 <上> 크루즈 방정식 A~H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호 <中> 크루즈 방정식 I~P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호 <下> 크루즈 방정식 Q~Z

 

혹자는 말한다. 지금 당장 휴가가 필요한 사람은 이제 막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사람이라고. 이 말을 인용한다면 즐거운 크루즈 여행을 보낸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휴식법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세 그대로 고스란히 배 안에 오르는 것이다.

바다 위 부표처럼 몸은 한 없이 가벼워 둥둥 떠다녔지만 마음만은 묵직하게 꽤 먼 미래까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7일간의 바다 여행은 다시 한 번 크루즈를 경험하고 선택해야 할 명확한 이유가 됐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인 법, 유쾌했던 다이아몬드 호의 마지막 이야기보따리를 푼다

.취재 협조 및 문의=프린세스 크루즈(http://www.princesscruises.co.kr)/일본항공(www.kr.jal.com

)프린세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일본 위주 기항지 관광 실속 있고 편리해

여행객 취향 따라 선택 가능한 객실 다양

 

“마지막까지 다짐한 것은 단 하나, 다시 올게”

미스 다이아몬드 양을 만나 썸을 타고 이내 사랑에 빠지고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는 유사연애(?)의 끝이 다가오면서 한 없이 우울해졌다. 배에 탑승한 동안 총 세 번의 기항지 관광을 거쳤는데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이별이 오는구나 싶어 코끝이 간지러웠다는 얘기.

선상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배에 탑승한 지 이틀 만에 처음 만난 땅은 사과로 유명한 아오모리 지역이었다. 기항지 관광 예약은 당연히 일찌감치 마감이 됐고 개별적으로 경험해보자는 생각아래 직접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일행이 함께 움직였는데 쉽지 않았다.
 


우선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았고 택시와 전철을 번갈아 탑승하며 관광 스팟까지 움직이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았기 때문. 이동 시간이 워나 길어 정작 관광지에서는 사진 한 장만을 남기고 스치듯 떠나야 했다.

두 번째 기항지 관광지였던 도야마에서는 아예 밖으로 나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마이즈루에 내렸을 때는 방법을 달리했는데 오히려 만족도가 높았던 관계로 공유할까 한다. 개별이라면 우선 함께 하는 인원은 4인 이하의 소규모가 좋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의견 일치가 어려운 탓이다.

또한 관광지 전체를 둘러보겠다는 욕심은 버려라. 꼭 보고 싶은 장소 위주로 일정을 간소화 하고 지역 특산물을 먹거나 쇼핑을 하는 등 즐길거리 한두 개에 집중한다면 양질의 관광을 즐길 수 있다.많이 걷고 보고 난 뒤에는 뜨거운 물에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것이 최고다. 밀당에 능한 다이아몬드 호는 최근 리노베이션 작업을 통해 이즈미(IZUMI) 라는 이름의 일본 전통 사우나를 오픈하고 한국 고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스파 숍과 헬스장 등이 모여 있는 15층에 위치해 있는데 건식 사우나, 습식 사우나, 스톤 베스 등 한국 찜찔방과 비슷한 목욕탕이 통째로 들어가 있다. 안에 들어가면 후끈하고 축축한 열기가 코를 찌르는데 묘하게 노곤해 진달까? 이즈미 사우나는 다른 모든 시설이 그렇듯 예약이 필요하다.

가격은 90분에 20달러. 음양의 조화를 통한 신체 회복을 돕고자 매일 남녀 탕을 바꾸고 사람들이 몰려 여유로운 시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인원을 제한하는 세심함이 돋보인다. 16층 밖으로 나가면 흡사 일본 료칸에서 볼 수 있는 노천탕 스타일의 욕탕과 수영장이 있으니 함께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모든 것이 포함된 다이아몬드인 만큼 하선을 위한 출국 절차 역시 배에서 밟는다. 여권과 룸 키를 들고 지정된 장소로 가서 출국 절차를 밟는데 사람이 몰려도 소란스럽지 않고 일사천리다. 간혹 모든 절차가 끝났음에도 여권을 바로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하선 전 대부분 객실로 배달해준다고. 그래도 여권 유무는 항시 챙겨야 한다.
 

처음에는 도도한 척 다이아몬드 양을 무시했다. 많은 이들이 크루즈를 선택할 때 나처럼 행여나 실수라도 할까 겁먹고 두려워한다는 것을 그녀가 알까? 마음을 여니 배 안의 여러 장점들이 보였다.

중간 쯤 지난 야심한 밤, 까지 거치자 더는 자존심 따위 세우지 못하고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 나이, 성별, 직업, 가족관계 등 모든 기준을 떠나 어쩌면 크루즈에 탑승한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동일한 절차를 밟고 동일한 사랑에 빠질 것이다. 부산항에 내린 직후 헤어짐이 아쉬워 몇 번을 돌아보면서 속으로 다짐한 것은 역시나 좋은 것들이 그러하듯 유치하고 부끄러웠다. ‘다시 올게. 또 만나자. 다시 올게.’


 

Queen-가장 화려한 그녀들의 이야기

 

다이애나 왕세자비, 오드리 헵번 그리고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캐서린 미들턴)까지…….

이름만 들어도 자연스레 기품이 느껴지는 세계 최고의 퀸들은 모두 프린세스와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프린세스 크루즈 산하 모든 배는 대모(God Mother)를 두고 있다. 대모는 승무원과 배를 이용하는 모든 탑승자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19세기 중반부터 도입됐으며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 한 명을 세우는 전통을 아직까지 계승하고 있다고. 마가렛 대처 수상, 오드리 헵번, 다이애나 황태자비 등 세계사에 이름을 올린 많은 여인들이 그간 프린세스의 안전과 번영을 지켜왔다.

Room-바다 위에서 고스란히 잠드는 환상

 

일정 내내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지 않는 이상 배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잘 감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숙면을 취했다. 다이아몬드 호는 총 1,337개 (외측 960개/내측 377개)에 달하는 방 즉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데 타입 또한 무척 다양하다. ▲발코니 스위트 28개 ▲객실이 서로 연결되는 패밀리 스위트 2개 ▲미니 스위트 발코니 선실 186 ▲외측 발코니 선실 522개 ▲디럭스 오션뷰 선실 10개 ▲오션뷰 선실 212개 ▲내측 선실 377개 등이 그 예다. 가격은 방에 따라서 예약 시점에 따라서 천차만별. 당연하지만 이른 아침 눈을 떴을 때 바다가 보이는 편이 훨씬 즐겁다.

 

Safe-보디가드를 뛰어 넘는 든든함

 

팸투어 즈음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일행 중 대부분이 크루즈 여행에 대한 두려움과 기사 게재 날짜를 함께 고민했었다. 11만톤에 달하는 대형 선사라는 설명을 듣고 어마한 실체를 마주하고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던 두려움은 탑승 당일 진행된 안전 교육 후에나 잠잠해졌다.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호는 고객 안전을 위해 늘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고객들이 단체로 승선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안전교육과 선상대피훈련을 실시하는데 비상경보음이 울리면 객실에 비치된 구명조끼를 챙겨서 각자 미리 지정된 장소를 찾아가면 끝이다. 위기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처법과 확고한 매뉴얼이 몹시도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Tour service-두 마리 토끼 잡기, 기항지 관광

 

크루즈 여행의 장점 중 하나인 기항지 관광(Shore Excursions)이 궁금하다면 주목하자.기항지관광에 대한 정보는 선상신문 <패티>를 통해 확인하는 편이 가장 빠르다. 특히 기항지관광이 진행되는 날에는 아예 별도로 투어상품 및 가이드 서비스, 차량 유무 등 실속 정보가 담긴 홍보물이 추가로 배포된다. 투어데스크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신청 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지 않고 예약이 빨리 마감되는 특성 상 예약을 성공하지 못했다면 개별적으로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다. 온라인을 통한 신청도 물론 가능하다. 단, 국제미아가 되고 싶지 않다면 투어 종료 후 배에 탑승하는 마감 시간은 꼭 엄수하자.

Unique-독특한 여행의 대표주자

 

프린세스는 독특하고 획기적인 이벤트와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이러한 남다른 전략과 리더십이 크루즈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과 긍정적인 효과를 끼쳤다고.실제 프린세스는 크루즈 업계 최초로 연중무휴 레스토랑을 열어 24시간 언제든 고객의 식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착한 바 있다. 또한 2001년에는 메인 다이닝 룸에서 전통적인 자리배치식 만찬 외에도 레스토랑 스타일의 <애니타임 다이닝>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누구와 언제든 호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Visual-둘러보니 모두가 연예인

 

명품 크루즈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선사에서 일하고 있는 스텝들의 미모가 최상을 달리고 있다는 재미난 소식. 꽃중년 선장님의 미모는 옆에서 분석하기로 하고 배 안에 탑승한 직원 대부분의 비주얼과 느낌이 실로 대단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호텔 서비스를 책임지는 고위 관계자 말에 따르면 스텝을 채용할 때 특별히 외모를 강조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활동적이고 일에 대해 열정적이며 고객을 가족처럼 대할 수 있는 오픈 마인드에 더 무게를 싣는다고. 직원 뿐만 아니라 선사 내부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주변시설 장식 역시 5성급 호텔 못지않은 수준을 자랑한다.

Wish for happiness-특별한 날이면 고민 말고 크루즈로

 

프린세스 크루즈에서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 만들기가 가능하다. 바로 생일, 허니문, 결혼기념일 등 고객의 기념일에 맞춰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미리 예약한 배의 출항일 45일 전에 필요 사항을 미리 전달하면 선상 파티 플래너가 맞춤형 파티를 준비해 준다.아름다운 생화부터 고품질의 와인 또는 샴페인 서비스까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고 이벤트 목록을 확인해 신청해야 한다. 참고로 일행 중 한 사람이 크루즈 탑승 중 실제 생일을 맞았는데 그의 방문 앞에 생일 축하 문구와 풍선이 달려 있어 모두가 축하 인사를 통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

 

X-File-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알래스카

 

상당한 비난과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프린세스의 알래스카 상품을 꼭 소개하고 싶었다는 고백을 우선으로 시작한다. 엑스파일이 TV로 방송됐던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많은 시청자들이 신비하고 미스터리한 초자연적 스토리에 열광했다. 프린세스 역시 고객들이 가장 열광하는 상품이 알래스카 일정. 알래스카만큼 신비한 공간이 지구상 어디에 존재할까? 곳곳마다 펼쳐진 빙하, 고풍스러운 항구, 해양생물 및 야생 동물, 광야에서의 모험 그리고 맥킨리 산맥까지 알래스카의 참 모습을 발견하려면 35년 이상의 운항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프린세스 크루즈를 꼭 선택해야 한다.

 

Youth-청소년, 어린이 고객 오케이

 

한국의 경우 크루즈 이용객의 연령을 지나치게 높게 잡는 경우가 있다. 사실 18세 미만의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도 크루즈는 꼭 들어맞는 안성맞춤 여행이다.다이아몬드 호는 청소년이나 어린이 전용 요금은 특별히 론칭하지 않은 상태. 그러나 한국사무소가 수시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탓에 미리 계획만 한다면 가족 할인 혹은 동반자 할인 등 적절한 혜택을 입을 수 있다. 다이아몬드 호에는 키즈센터와 틴에이저 전용 공간이 있다. 틴에이저 전용 공간은 컴퓨터 게임 및 다양한 놀이 시설이 구비돼 있고 키즈 센터는 엄마아빠가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동안 아이들을 돌봐주는 서비스다.

 

Zeus-다이아몬드의 신을 만나다

 

하늘의 신이 제우스라면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호의 신은 ‘캡틴’ 우리말로 선장이다. 운 좋게 본 팸투어에 참가한 기자 일행은 다이아몬드 호를 이끄는 Fabrizio Maresca 선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Fabrizio Maresca 선장은 두 명의 부항해사와 함께 지난 2006년부터 다이아몬드 호를 이끌고 있다.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역시 캡틴 출신일 정도로 정통성을 자랑하는 인물인 듯 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처럼 승객과 승무원 포함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날카롭고 까칠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오히려 온화하고 부드러웠다.